25화 _ 도망(逃亡)

by 빈자루

"아저씨들 머하냐구요. 노이즈 캔슬링도 소용 없네. 밥 좀 먹자구요."

나주임이었다.

나주임이 귀에서 이어폰을 빼고 있었다.






"어? 너 안 나갔어?"

공력이 밥솥에 김 빠지듯 빠져버렸다.

"나가긴 어딜 나가요. 아까부터 계속 있었구만."

"아니 왜 소리를 안 내? 있으면 있다고 말을 해야지."

"말 하기는 뭔 말을 해요. 옷은 왜 벗고 있어요. 사물함에다 칼은 잘도 숨겨놨네."

나주임이 늑태도의 날을 건드리며 말했다. 칼이. 징징 울었다.

"아니 그리고 사무실에서 왜 싸움박질이에요. 싸우려면 나가서 싸우던가."

나는 칼을 달랬다.

"옷 좀 입어요. 살을 빼던."

옷은 찢어지고 넥타이만 걸려있었다. 손을 들어 몸을 가렸다.

"아니 도대체 싸움은 왜 하는 거에요? 내 도시락이랑 점심 시간 어떻게 보상할 거에요? 신고 들어가요?"

나주임이 허공에 젓가락을 휘두르며 말했다. 도시락통이. 박살난 복사기 옆에 떨어져 있었다.

붉은 얼굴이 일어섰다.

"우선."

그가 말했다.

"이곳부터 벗어나지."

그가 망가진 복사기와 우리를 두고 튀었다.

"주과장님. 주과장님."

빠르게 뛰어가는 그의 뒤를 내가 내처 달렸다.

"내 도시락 어떡 할 거냐구요."

뒤에서. 나주임이. 악다구니 따라붙었다.

주과장은 돌아보지 않았다. 아귀에서. 늑태도가 징징 울고 있었다.






https://youtu.be/TkA7MXz_sLk


25화도 짧네요. 간신히 출근했다가 간신히 퇴근했어요. 출근도 안했는데 왜 퇴근하고 싶죠. 하. 퇴근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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