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화 _ 늑태도(狼太刀)

by 빈자루

카직 카직 카지지직.

기와 혈이 엉키며 나의 몸이 불타기 시작했다.


무사 이장수.

무림촌 12대 당주.

스승 오온의 마지막 수계.


천개의 바늘이 뒤틀린 세포 하나하나를 찌르는 듯 했다.


나는.


무사 이장수올씨다!






쾅.

나를 옭죄고 있던 와이셔츠의 실밥들이 터지며 굉음과 함께 주과장이 날라갔다.

터벅. 터벅.

나는 주과장을 향해 걸어갔다.

피 냄새가 났다.

나는 피를 원했다.

주과장이 말했다.

"애송이. 여전히 남을 대신할 뿐이군."

캉.

나의 오른손이 복사기를 후려쳤다. 복사기가 미끄러 나가 구석에 박혔다.

"대륭의 개가 되어 죽어라."

주과장이 말했다.

나는 사물함에서 늑태도(狼太刀)를 꺼냈다. 승냥이의 이빨 같은 긴 칼날이 도신을 따라 휘어있었다.

"대륭의 개는 너야. 왜 후진사업부 3팀으로 온거지?"

내가 물었다.

"큭. 직장인이 자유인의 뜻을 알리가 있나. 애송이. 칼을 베어라."

주과장이 말했다.

내가 베어야 할 것은 나와 베어야 할 것 사이에 있다. 베는 것은 그 틈 사이에 나를 밀어 넣는 것. 나는 늑태도(狼太刀)를 크게 들었다. 칼이 울었다.

몸이.

주과장과 나 사이의 공간으로.

"무의 신 마저. 나를 버리는가."

주과장이 말했다.

"아 진짜. 못해먹겠네."

사무실에서.

작은 소녀의 새된 소리가 새어나왔다.

"아저씨들 머하냐구요. 노이즈 캔슬링도 소용이 없네. 밥 좀 먹자구요."

나주임이었다.

나주임이 귀에서 이어폰을 빼며 다가왔다.





https://youtu.be/vfVqcOvjc0E


점심시간은 방해하면 안돼요. 점심시간이 한 두시간 정도 됐으면 좋겠어요. 어떻게 안될까요. 정말 행복할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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