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4화 _ 자객

by 빈자루

"무엇이 다른가. 여기 묶여 피를 뱉고 있는 자네나. 저기 위에서. 환동을 기다리는 회장이나. 무엇이 다른가."

팟. 피를 뱉었다.

"같지 않습니다."

"같지 않다?"

피를 뱉었다.

"무엇이?"

"나를 베십시오."

"목숨을 하찮게 여기는군."


부장이 뚜벅. 걸음을 디뎌 단에 올려진 긴 검을 들었다. 칼의 날이 고요했다.


"잘 가게."


칼의 날이

고요했다.






*

_ 저벅.

'이이가 왔나.'

명월이 소소의 팔배게를 풀었다.

_ 저벅.

기척이.

낯설다.



*

사락.

줄이 풀렸다.

사락.

머리의 끝이 떨어졌다.


_쨍강.


부장이 늑태도를 던졌다.


"들게."

나는 부장을 보았다. 부장의 눈이 칼의 끝. 아님 그 겨눈 곳의 끝을 보고 있었다.

"들지 않으면 다음은 살갗일세."

나는 바닥에 구른 늑태도를 보았다.

"초식을 보이게."

늑태도가 쇠붙이의 울음을 하고 있었다.

나는 쇠붙이를 집었다.

"싫습니다."


사락.

셔츠의 앞단이 잘렸다.

핏방울이 몽글 피어올랐다.


"다음은 뼈일세."

"싫습니다."


삭.

칼이 멈췄다.


나는 손으로 칼을 밀어냈다.


"이유가 뭔가. 이렇게까지 반항하는 이유가."

"저는 이유없는 싸움은 하지 않습니다."

"고작 명분 따위인가."

나는 대답하지 않았다.

부장이 말했다.

"좋아. 명분을 만들어주지. 감사실장과 감찰관들이 자네 집으로 향했네. 반 시진 전이었지. 아이 이름이 아마 소소였지?"

"안됩니다!"

내가 외쳤다.

"이제 명분이 생긴건가?"

"안됩니다!"

내가 외쳤다.

그가 웃었다.

"내가 칼을 내릴 명분을 주게."

그의 입꼬리가 비릿 올랐다.

"안됩니다! 어서 지시를 멈추세요!"

나는 들고있던 쇠붙이에 힘을 주었다.

"오게. 그리고 초식을 보이게. 그러면 모든게 끝이네."

"안됩니다! 당장 멈추세요!"

그가 돌진하였다.

나는 칼을 접어 그의 공격을 받았다.

몸이 뒤로 날았다.


"일어나게."

그가 나직 말했다.

"공격을 멈추세요! 위험합니다!"

내가 이어 말했다.

"감사실장과 감찰관들이 위험합니다!"






https://youtu.be/S5nlXXdM5ZE


배경화면은 다케히코 이노우에님의 배가본드에서 가져왔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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