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리는 즐거움, 잠시 담아 두고 보는 행복

무인양품 원형 쓰레기통

by Tedo
muji round dust bin.jpg 무인양품 원형 쓰레기통

예전엔 길을 걷다 보면 입구가 좁고 네모난 우체통 크기의 회색 쓰레기통이 자주 보였다. 주먹 두 개가 겨우 들어갈 것 같이 좁은 입구는 보기에 흉하고 냄새도 나서 최대한 떨어져서 지나쳤다. 이 쓰레기통을 기획한 공무원은 선택의 기로에서 많은 쓰레기를 빨리 처리해서 거리를 깨끗하게 한다는 것보다 냄새를 최대한으로 줄이고 더러운 쓰레기가 보이지 않게 하는 그런 부수적인 요소를 해결하는 길을 선택했다. 좁은 입구는 언제나 막혀 있는 듯했고, 그래서인지 그 위에 쓰레기가 가득 올려져 있다 못해 주변에 흩어져 있었다. 점점 그 쓰레기통 주변으로 가까이 다가설 수 없는 지경에 이르곤 했다. 쓰레기통 주면으로 쓰레기를 던지고 난 뒤에 ‘난 쓰레기통에 쓰레기를 넣으려는 시도를 했다’는 안도감과 함께 쓰레기통 안에 쓰레기가 제대로 들어갔는지는 더 이상 중요하지 않았다. 더러워진 거리에 사람들의 불만은 쌓여갔고 민원도 늘어났다. 누군가 술김에 기획을 했는지, 아니면 지체 높은 공무원이 명령했는지 지자체에서는 쓰레기통을 치우면 쓰레기를 버리지 않을 거라는 이상한 가정으로 길가에 있는 쓰레기통을 모두 치워버렸다. 정말 거리가 깨끗해졌을까?


사람이 있다면 쓰레기는 언제나 발생한다. 그것을 들고 다니고 싶은 마음은 버겁고, 버리고 싶은 욕구는 무거워 빨리 내려놓고 싶어 진다. 버리는 행위는 가볍다. 거리는 잠시 깨끗해진 듯 보였지만, 선반 위에 팔 물건을 올려놓듯이 쓰레기를 올려놓을 수 있는 곳이면 어디든 쓰레기가 올려져 있었다. 화재용 적재함 위에도 가득 쌓여였고, 지하철 환기구에 한 가득 그 아래에도 한 가득이었다. 다시 민원이 늘어났고, 사고의 위험도 커져서 다시 거리 곳곳에 쓰레기통이 놓였다. 특히 지하철 입구나 버스정거장에. 너무도 많은 쓰레기가 나온다면, 쓰레기통의 생김새는 버리기 쉽고 가득 찬 정도를 쉽게 확인할 수 있게 통이 크고 입구도 커야 한다. R2-D2를 보는 듯 도톰하게 큰 원통에 뚜껑을 없앴다. 어느 방향에서도 쓰레기를 버릴 수 있다. 재활용과 일반쓰레기용을 나란히 둬서 냄새나는 것과 그렇지 않은 것이 구분된다. 물론 다른 문제들이 남아있다. 재활용 쓰레기통에는 마시다만 플라스틱 음료수 컵이 대부분이라 재활용의 의미가 퇴색되지만, 좀 더 나아진 시도들이 거리를 깨끗하게 해주고 있다. 작은 변화가 거리를 조금이나마 깨끗하게 변화시키고 있다. 거리가 그렇다면 집은 어떨까?


도시가 온통 정육면체로 가득 차 있으니 포물선을 그리고 있는 사물이나 건물을 보면 반가워진다. 집안도 마찬가지라 모두 네모난 것들과 날카로운 직선으로 가득 차 있다. 동그란 원통은 집안을 부드럽게 만들어 준다. 직선은 빠르고 효율적이라 쓸데없는 공간을 두지 않는 차가운 느낌이다. 편안하고 따뜻해야 할 집이 깔끔하고 차가운 사무실과 별반 다르지 않게 된다.


글을 쓰는 공간도 네모난 벽과 네모난 책상, 네모난 서랍장, 네모난 바닥으로 차가운 사무실 같다. 책상 옆에 무인양품의 원통 떡갈나무 휴지통을 두면, 주위의 모든 직선과 네모들에 생기가 돌기 시작한다. 밝은 톤의 떡갈나무가 갖고 있는 따스하고 부드러운 느낌은 햇살과 조명에 더 따스함과 부드러움을 갖는다. 위로 구멍이 뚫려있으니 물건을 버리기 쉽다. 그래서 냄새가 밖으로 쉽게 빠져나갈 수 있어 냄새가 날 만한 쓰레기는 버리지 않게 된다. 이런 형태를 갖고 있으니, 종이, 지우개 가루, 머리카락, 휴지 정도를 버리게 된다. 핸드드립 커피를 내렸다면, 커피 찌꺼기는 냄새 제거용으로 다른 곳에 모아 두고 여기에는 종이필터를 버려주면 된다. 쓰레기 냄새가 나야 할 쓰레기통에서 고소한 커피 향이 새어 나온다. 이제 쓰레기통은 쓰레기를 마구 버리는 것이 아니라 잠시 담아두었다가 가득차면 모아서 버려주는 용기가 된다. 큰 구멍이 위로 뚫려 있지만 주먹 하나 들어갈 정도의 작은 구멍이 뚫린 뚜껑을 씌워주면, 안의 내용물이 잘 보이지 않는다. 밝은 톤의 떡갈나무 원통 휴지통의 부드러운 형태만이 보인다.


이 휴지통은 휴지통과 뚜껑을 별도로 구매해야 한다. 휴지통에 스틸 와이어는 포함되어 있다. 안에 포함되어 있는 스틸 와이어에 편의점이나 마트에서 가져온 비닐봉지를 씌워준다. 너무 작지만 않다면 대부분의 비닐봉지가 씌워진다. 비닐봉지까지 씌워줬다면, 가운데 동그란 구멍이 뚫린 떡갈나무 뚜껑을 덮어 준다. 구멍이 뚫려있으니 냄새가 올라올만한 쓰레기는 버리지 않는다. 종이만을 버리니 비닐봉지는 필요 없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습관은 무섭다. 이 휴지통을 책상 옆에 두게 되면 모든 쓰레기는 여기에 버리고 싶은 애착이 생긴다. 휴지통을 비울 때마다 금세 더러워진 휴지통 안을 보고 싶지 않다면, 스틸 와이어에 어차피 버릴 비닐봉지를 재활용하자.




무인양품 휴지통 (와이어부착 네추럴)

가격: ₩39,900

크기: 원형직경 약 23.5 x 30cm(높이), 바닥지름 약 19cm

소재: (겉면)떡갈나무, (심재)MDF, (클립) 크롬 도금 스틸


무인양품 휴지통 뚜껑 (네추럴)

가격: ₩12,900

크기: 원형직경 약 23.5 x 1cm(높이)

소재: (겉면)떡깔나무, (심재)MDF




[무인양품 Muji]

‘도장이 찍혀있지 않은(무인) 좋은 품질(양품)’을 의미하는 무인양품은 1980년에 설립된 일본회사로 생활에 필요한 잡화를 판매하는 브랜드다. ‘이것으로 충분하다’라는 카피를 통해 알 수 있듯이, 철저한 생산과정의 간소화, 소재의 선택, 포장의 간략화라는 3가지 기준을 중심으로 심플하고 합리적인 가격의 상품을 제공한다.

무인양품 휴지통 (와이어부착 네추럴) http://www.mujikorea.net/display/showDisplay.lecs?goodsNo=MJ31110945&storeNo=1&siteNo=13013&goodsCompositionCode=50

무인양품 휴지통 뚜껑 (네추럴) http://www.mujikorea.net/display/showDisplay.lecs?goodsNo=MJ31110947&storeNo=1&siteNo=13013&goodsCompositionCode=50

매거진B No.53 Muji(잡지) 알라딘 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100373799

Muji(서적) 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73551188 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1019237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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