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결함은 즐거움을, 의도된 불편함은 건강을 준다

엥겔브레츠 케비2533 체어

by Tedo
엥겔브레츠 케비2533 체어.jpg 엥겔브레츠 케비2533 체어

어릴 때 추석이나 설날에 외할머니댁에 놀러 가면 항상 듣는 말이 있었다. 똑바로 앉아라. 밥을 먹기 위해 밥상 앞에 앉아서 기다리고 있으면, 지루하기도 하고 불편하기도 해서 허리가 굽고 어깨는 안으로 말리고 목이 거북이처럼 튀어나왔다. 자주 찾아오는 그 순간을 놓치지 않고 외할머니께서는 허리를 똑바로 세우고 앉아 먹으라는 말씀 하셨다. 밥을 먹는 중에도 그런 지적을 계속 듣곤 했다. 지금도 그렇지만 허리를 똑바로 하는 것은 앉을 때나 서 있을 때나 잘 안된다. 지금도 그 목소리가 생생하고, 외할머니의 꼿꼿한 자세가 기억에 남아있다. 의자에 앉을 때도 그렇고 바닥에 앉아계실 때도 허리를 꼿꼿하게 세우고 계셨고, 걸어 다닐 때도 똑바로 몸을 세우고 걸으셨다. 잔소리가 듣기 싫었지만, 바른 자세는 볼 때마다 멋지고 다른 누구보다 튀어 보였다. 군계일학이라는 사자성어를 말할 때는 닭과 학이 아니라 대가족이 모인 자리에서 꼿꼿하게 앉아 계시는 외할머니가 먼저 떠올랐다. 언제나 바로 서있는 사람 같았다.


사회초년생에게는 모든 게 서툴고 모르는 것뿐이다. 매번 모른다는 말을 하는 것도 고역이었다. 모두 퇴근하면 남아서 다음 날 업무를 준비하고, 이번 주의 일정에 필요한 자료들을 찾았다. 몇 달을 그렇게 보내니 한 명의 일원으로 일을 할 수가 있었다. 그때부터 일은 밀려들었다. 소기업에 다니는 나에게 주 40시간은 남들 이야기였다. 그러다 보면 싸구려 사무용 회전의자는 망가지기 일쑤였다. 한쪽으로 기울거나 메쉬 소재가 떨어져 나가거나 어떻게 되든 망가졌다. 문제는 싸구려 의자에 있었지만, 계속 바꿔달라고 말하기도 민망했다. 허리디스크까지 생겨서 병원 치레를 했다. 싸구려 사무용 회전의자는 바퀴가 달려있고, 높이 조절이 되고, 거의 뒤로 누울 수도 있다. 장시간 일하면 어느새 반쯤 뒤로 누워서 모니터를 내리깔고 모니터를 쳐다보며 일하고 있는 나를 발견할 수 있었다. 허리디스크가 생길 수밖에 없는 자세다. 그날부터 다리 네 개가 단단하게 받치고 있는 h형태의 일반의자에 앉아서 일을 했다. 허리 힘이 좋은 학창 시절에나 나무의자에 엉덩이만 걸치고 몸을 쭉 편 자세를 취할 수 있다. 딱딱한 의자는 자주 몸을 일으키게 했고, 어쩔 수 없이 똑바로 앉아서 일을 하니 목과 허리 디스크의 고통이 줄어들었다. 그 뒤로 재택근무를 해서도 좋은 원목의자를 사서 일을 했다. 허리가 건강해졌다. 1시간이 안돼서 엉덩이가 아프니 1시간도 안돼서 일어난다. 허리를 꼿꼿하게 세우지 않으면 의자에 앉아있기 힘들다. 일어날 때마다 의자를 끄는 소리와 내려놓는 소리가 나서 소음방지패드를 붙였지만, 습한 날이면 다시 끄는 소리가 났다. 바퀴 달린 의자가 그리워졌다.


바퀴 다린 의자가 그리워졌지만, 메쉬나 쿠션으로 된 사무용 의자로 돌아가고 싶지는 않았다. 다시 병원 치레를 하고 싶지 않았다. 미드 센추리 디자인이 유행하기 전에 어떤 빈티지 가게에서 70년대에 생산된 이 의자를 발견했다. 예전에는 수요가 거의 없어서 30만 원 정도에 팔기도 했다고 하는데, 직원용으로 사용하고 있다고 했다. 지금은 거의 60만 원이 넘는 가격에 판다고 했다. 찾아보니 그 의자는 엥겔브레츠라는 덴마크 회사에서 그 의자를 만든 디자이너와 협업해서 다시 현대적으로 디자인해서 판매하고 있다고 했다. 같은 가격이라면 누가 쓴 것보다 내가 처음부터 쓰는 제품이 낫다.


빈티지 말고 현대적으로 복고한 의자를 전시하는 매장을 찾았다. 허리와 엉덩이에 각각 2개의 나무판이 있고, 스틸 하나는 허리를 나머지 하나는 의자를 지지하고 있다. 우선 손으로 굴려봤다. 싸구려 회전의자의 바퀴가 아니었다. 바퀴는 부드럽게 굴러갔다. 가볍게 굴러가며 내는 플라스틱 소리도 없었다. 의자에 앉으니 유압식 기둥이 내려가며 살짝 내려갔다. 엉덩이 뒤쪽에 있는 한 개의 레버를 돌려서 허리의 스틸 기둥의 높이와 위치를 조정할 수 있었다. 허벅지의 길이에 맞게 길이를 조정하니 일반 나무의자에서는 느껴볼 수 없을 것 같은 내 몸에 딱 들어맞는 단단함을 느낄 수 있었다.


84만 원이라는 가격은 너무도 큰 부담이었다. 조금이라도 가격을 낮춰야 했다. 며칠간 온/오프라인을 다 뒤져서 CSLV의 신규가입 10%가 가장 저렴하다는 것을 발견했다. CSLV는 까사리빙의 줄임말로 온라인 스토어를 만든지는 아직 1년이 안됐다. 왠지 블랙프라이데이나 1주년에 할인을 할 것 같았다. 몇 주를 더 기다리니 1주년 행사로 13% 할인을 했다. 중복할인은 안되지만 어디에서도 이런 할인은 없을 것 같았다. 다른 곳에서는 주문하면 몇 주에서 몇 달을 기다려야 하는데, 까사리빙은 재고를 많이 갖고 있어서 며칠이 안 지나서 받을 수 있었다. 조립이 너무도 간단해서 잘못 산 줄 알았다. 그냥 위에서 차곡차곡 쌓는 방식이다. 며칠간 허리의 높이와 위치를 바꿔가며 나에게 가장 맞게 조정했다. 등받이는 허리 척추를 알맞게 받칠 수 있는 높이에 두고 꼿꼿한 자세가 될 수 있도록 등받이의 위치도 당겨놨다. 지난 한 달간 나는 외할머니께서 항상 앉아계시던 모습처럼 꼿꼿하게 앉아서 글을 쓰고 있다.


엥겔브레츠는 1958년에 케비체어를 디자인한 요르겐 라스무센과 협업해서 다시 이 의자를 생산하고 있다. ‘더 잘 앉을수록 더 많은 일을 할 수 있다.’는 그의 철학을 구현한 의자다. 1965년에는 이를 위해 요르겐 라스무센이 기능적이고 방향 조절이 쉬운 더블 휠 캐스터를 디자인해서 이 의자에 적용했고, 기존의 모든 가구에 이 휠이 적용됐다. 캐리어 바퀴나 사무용 회전의자에서 볼 수 있는 바퀴 형태다. 케비2533은 보다 간결해진 디자인이 적용된 클래식한 사무용 의자다. 기능적이고 방향 조절이 쉬운 더블 휠 캐스터가 부드러운 이동을 돕고, 핸들 하나로 등받이 높낮이, 각도 조절이 가능해서 누구에게나 맞출 수 있는 의자다. 총 7가지 색상을 선택할 수 있고, 가장 인기 있는 색상은 검은색이다. 나는 밝은 나무색을 좋아해 나무 본연의 색을 그대로 둔 색상을 선택했다. 아직까지는 CSLV에서 신규가입 10% 쿠폰으로 구입하는 것이 가장 저렴하면서 빨리 받아볼 수 있는 방법이다. 구매 전에는 꼭 재고 확인을 하고 사는 것을 추천한다. 미드 센추리 디자인의 상징과도 같은 의자의 간결한 디자인은 보는 즐거움을 준다. 내 몸에 맞게 높이와 등받이를 조정하면 나무의자에서 느껴보지 못한 편안함을 느낄 수 있다. 이 편안함은 불편함에서 오는 건강함이다. 폭신한 편안함이 아닌 몸에 적당히 힘이 들어가서 바른 자세를 취했을 때의 그 건강한 기분이다. 간결함은 즐거움을 주고, 불편함은 건강을 준다.




엥겔브레츠 케비2533 체어

가격: ₩840,000 (CSLV 신규가입 10% 적용 시 ₩756,000)

색상: 총 7가지 색상(오크 베니어, 화이트, 소프트 로즈, 딥 피치, 보틀 그린, 미드나잇 블루, 블랙 애쉬)

크기: SH(38-51) x D (56) x W (56) cm

* CSLV에서는 재고 여부에 따라 일주일 안에 받아볼 수 있다는 것은 엄청난 장점이 있다.




엥겔브레츠 (Engelbrechts)

일명 덴마크 국민 의자로 불리는 엥겔브레츠는 1989년에 설립된 가구 브랜드로 의자와 테이블을 주로 만든다. 예르겐 라스무센, 에릭 매그너슨, 아네르스 헤르만센, 룬드고르&트랜베르 등 수많은 디자이너, 건축가와 협업을 해오고 있다.


엥겔브레츠 홈페이지 https://engelbrechts.com/en/

엥겔브레츠 케비2533 체어 https://www.casa.co.kr/product/search.aspx?q=%EC%BC%80%EB%B9%842533

엥겔브레츠 인스타그램 https://www.instagram.com/engelbrechtsfurnitu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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