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춰야 할 곳만 비추면서 눈에 건강한 조명

발뮤다 더 라이트

by Tedo
발뮤다 더 라이트.jpg 발뮤다 더 라이트

대학을 가야 하는 이유도 알지 못하면서 대학을 가기 위해 독서실을 끊었다. 집에는 내 책상이 없기도 하고 쉽게 켤 수 있는 TV나 컴퓨터가 있어서 아담과 이브가 선악과를 바라보듯 유혹을 뿌리치기 어려웠다. 스마트폰이 나오기 전이니 유혹이 상대적으로 적었다고 할 수도 있지만, 유혹은 언제나 달콤해서 상대적인 유혹은 없다. 매혹적인 유혹만 있을 뿐. 어두컴컴한 독서실 안에 들어가면 30개가 넘는 책상들이 한 방에 가득 들어 차 있었다. 오락실의 오락기만 한 크기의 책상은 좌우로 칸막이, 머리 위로는 여닫이 서랍이 있어서 한쪽만 뚫린 상자 같았다. 상자의 위에는 일자형 형광등이 달려있었고, 오른쪽에 아이디카드라고 준 하드보드 종이를 꽂고 스위치를 켜면 불이 들어왔다. 머리 앞 쪽에서 밝은 빛이 들어오니 책상 위에는 그림자가 드리워지지 않고 모든 것이 아주 선명하게 보였다. 다만, 고개를 살짝만 들어도 하얀 형광등이 눈을 때렸다. 고개를 숙인 채 공부만 하라는 듯 형광등이 주시하고 있었다. 그 상태로 공부를 시작해야 하지만, 밝은 책상 위는 모든 게 너무 선명해 휑해 보였고, 그 텅 빈 공간을 채우고 정리하는데 시간을 보내고 나면 잠이 쏟아졌다. 불을 끄니 캄캄했고, 칸막이가 막아주고 있어서 책을 조금 높게 쌓으면 최적의 침대가 됐다. 집중하기 좋은 공간은 잠에 집중하기에도 좋았다.


사회생활이 시작되니 야근은 잦아졌다. 밝은 낮에는 문제가 되지 않지만, 밤이 되면 천장에 달린 조명이 앞 뒤로 책상 위에 그림자를 드리웠다. 그런 공간은 책상과 의자가 들어서기 전, 네모난 공간에 맞춰서 일자형 형광등이 천장에 일정하게 이미 달려있다. 이미 만들어진 그 공간에 입주한 회사에서는 들어올 인원에 맞춰서 책상과 의자를 배치한다. 천장 위의 조명과 책상의 위치는 위치 선정의 중요한 부분이 아니다. 어떻게 하면 효율적으로 배치할지만 중요해서 메트릭스에 나오던 사무실이나 방송국에 있는 사무실이나 네모난 빌딩 안에 네모난 사무실 속의 풍경은 비슷하다. 천장 위 조명이 책상 바로 위에 위치하게 되면 문제 될 것은 없지만, 그런 경우는 드물다. 책상의 파티션이나 큰 모니터가 만드는 그림자와 내 몸이 가려서 만드는 그림자로 인해 책상 위는 미세하게 그림자가 진다. 밝은 대낮에는 조명이 밝아 문제 되지 않지만, 다들 퇴근하고 남게 되는 사무실에서 몇 개만 남아있는 조명으로는 책상 위가 너무도 어둡다.


집은 어떨까. 집도 마찬가지다. 아파트가 됐든 빌라가 됐든 네모난 건물에 네모난 공간 속에서 사무실보다 좁아지는 공간 속에서 책상 위치는 벽을 향하게 된다. 조명은 공간 정중앙 천장에 있으니 내 몸이 책상 위에 그림자를 만든다. 좀 여유가 돼서 창가를 등지고 책상을 입구를 향하게 두면, 이제는 모니터가 그림자를 만들어 문제다. 그래서 책상 위에 조명을 둔다. 오른손잡이는 왼편에 조명을 둔다. 그러면 그림자가 덜 진다. 모니터를 가릴 수는 없으니 조명은 쓰지도 않는 왼편만 밝다. 조명을 들어 올려 비스듬하게 책상 위를 비추게 하면 이제는 밝은 조명이 눈을 때린다. 조명을 오른쪽으로 옮긴다. 이제는 오른손이 만든 그림자가 짙게 드리운다. 안 그래도 모니터만 볼 건데 무슨 문제가 될까 싶지만 책도 읽고 싶고 글도 쓰고 싶어지는 마음은 어쩔 수 없다. 책상 조명이 책상 전체를 비추려면 상당히 높아야 한다. 그러면 다시 조명은 눈을 때린다. 작은 조명은 그 아래만 밝다. 햇살이 방안을 비추듯 빛이 옆에서 들이쳐주면서 눈은 때리지 않았으면 좋겠다. 참 까다로운 마음이다.


발뮤다는 언제나 이런 불편을 인지하고 그 불편을 디자인으로 해결하려고 노력한다. 그들의 제품은 좋은 스펙을 갖고 있지도 않고, 경쟁력 있는 가격도 아니다. 그래도 매번 찬사를 받는 이유는 가격과 성능에 집중하기보다는 그 물건을 사용하는 사람들이 정말로 원하는 것에 집중하기 때문이다.


발뮤다 더 라이트는 손 그림자를 만들지 않게 하면서 눈을 향하지 않아 집중력을 높여준다. 그림자가 방해하면 안 되는 의료현장에서 사용되는 의료용 수술 조명에서 힌트를 얻었다. 그 기술을 적용해서 책상 위에 그림자가 드리워지는 폭을 좁혔다. 미술관 같이 정확한 색감을 보아야 하는 환경에 쓰이는 태양광 LED를 적용해 자연광에 가까운 빛을 내보낸다. 아이들의 눈을 지키고 싶다는 생각에서 시작된 이 조명의 개발 이야기는 아이들에게 선물하고 싶은 마음이 생기게 한다. 전통갓 모양처럼 생긴 헤더는 모자를 기울여 눈을 가리듯 각도를 조절할 수 있다. 책상 위에 앉는 사람의 눈높이에 맞춰서 각도를 조절하면 빛이 눈을 때리지 않는다. 이 조명의 장점은 빛이 비치는 공간이 넓고 다양하다는 것이다. 갓을 어떻게 기울여도 빛은 한 공간에 갇히지 않는다. 거의 1m의 공간을 비춘다. 갓을 받치고 있는 ㄱ자 기둥은 앞뒤로 당기고 밀수 있어서 공간에 맞출 수 있다. 동그란 원통에는 연필을 꽂는 공간과 지우개처럼 작은 물건을 둘 공간으로 나뉘어 있다. 조명의 세기도 6단계로 조정할 수 있는데, 섬세한 작업을 할 때가 아니면 3, 4 단계로도 충분하다. 차분한 분위기의 방에서는 1~3단계, 밝은 방이나 섬세한 작업을 할 때는 4~6단계 중에서 설정하면 좋다. 비춰야 할 곳만 비추면서 눈에 건강하다.



발뮤다 더 라이트 (BALMUDA The Light)

가격: ₩499,000 (할인 프로모션을 많이 하니 찾아보면 훨씬 저렴한 가격에 구매할 수 있다. 어린이를 위해 만들었기 때문에 입학 시즌에 특히 할인폭이 크다)

크기: 19.1 x 26.4 x 46.3(h) mm

무게: 약 3.2kg

색온도: 5700k

색상: 화이트, 블랙



발뮤다 (BALMUDA)

2003년 설립된 일본 가전회사다. 가전제품에 있어서 감동과 놀라움을 느끼게 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자연바람 선풍기, 죽은 빵도 살리는 토스터 등이 유명하다. 애플의 잡스, 다이슨의 제임스 다이슨처럼, 발뮤다는 테라오 겐이다. 그들의 철학이 디자인에 그대로 반영되는 그 사람들이 그 브랜드를 대표하는 상징이다. 그는 CEO이면서 대표 디자이너다.


발뮤다 한국 홈페이지 http://www.balmuda.co.kr/

발뮤다 한국 인스타그램 https://www.instagram.com/balmuda_korea/

발뮤다 일본 인스타그램 https://www.instagram.com/balmuda/

발뮤다 한국 유튜브 https://www.youtube.com/user/balmudakorea

매거진B vol.57 발뮤다편 https://magazine-b.co.kr/balmud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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