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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Noks Dec 03. 2020

[여행단편] 제주 돌고래

제돌이와 친구들

제주에서도 돌고래를 볼 수 있다. 돌고래 그까이꺼 신기해봤자 얼마나 신기하겠어~라고 생각했는데, 돌고래가 친구하자고 할만큼 고음을 질러대며 구경했다.


우리는 작은 배를 탔다. 작은 배를 타고 출렁거리면서 바다로 빠르게 달려나갈 때의 그 스릴은 덤으로 얻어갈 수 있는 재미였다. 배는 돌고래가 보이는 지점에서 좀 떨어진 곳에 멈췄다. 선장 아저씨는 여기에서 구경하고 있으면 돌고래들이 와서 놀아줄 거라고 했다. 아니나다를까 곧- 배 앞에서 점프도 하고 배 밑에서 지나가기도 했다. 엄청 즐거웠다. 한 시간 가량 원없이 보고 돌아왔다.


인간과 놀아줘서 고맙다


우리가 구경하는 동안, 큰 배도 한 척이 왔었다. 큰 배는 돌고래들이 모여있는 곳으로 진입했다. 돌고래들은 정신없이 배의 하단부에 몸을 비벼댔는데, 선장 아저씨가 말하길, 큰 배가 다니면서 만드는 파동이 돌고래들에게는 자극이 되어 이성(?)을 잃고 배에 몸을 비벼대는 행동을 한다고 했다. 그 자극은 밥 먹는 것도, 번식하는 것도 잊게 할 수 있어서 돌고래를 위한다면 가까이 들이대는 것보다는 거리를 두고 보는 것을 권장한다고.


너무 좋아서, 일주일 쯤 뒤에 또 갔다. 이번에는 배를 타지 않고, 해안가에 앉아서 하염없이 바라보기로 했다. 배를 타고 돌고래를 봤을 때 배경으로 보였던 해안가를 찾아 갔는데, CSI 요원 마냥 사진 속 건물을 찾아서 해안도로를 달리는 것도 재미있었다. (요원 흉내가 무색하게 해안가에 돌고래를 볼 수 있다고 써있었다만...) 돌 위에 앉아 하염없이 바다를 바라보다가 근거리에서 돌고래가 뛰어노는 것을 또 봤다. 최고의 낚시 장소가 아닐까 한다. 하루종일 앉아서 낚시 하다보면 돌고래도 보이고, 물고기도 잡고, 물멍도 하고, 석양멍도 하고, 돌고래멍도 하고.


선장 아저씨 말로는 어쩌다 잡힌 돌고래 세 마리를 제주도에서 관리하다가 방생했다고. (그 중 1호가 제돌이라고 했다.) 지금은 120마리 정도 있다고 한다. 제돌이가 의자왕 마냥 뿜뿜한 것인지, 아니면 핵인싸라서 친구들이 몰려온 것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다음에 가게 되면 커피 한잔 손에 들고 또 그 바닷가에 마냥 앉아있을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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