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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Noks Jul 03. 2021

왜 하는지는 알고 하자

[Book Review] 순서파괴

어떤 기업의 성공방정식이란 때로는 유행처럼 퍼져, 조직원들은 왜 해야 하는지도 모르는데 갑툭튀 도입되는 제도들이 있다. 어느 날 갑자기 "우리는 더이상 파워포인트 안써, 워드 문서로 보고해"라는 말을 들어봤거나, 신사업 런칭하려는데 "PR기사를 먼저 써보지 그래"라는 말을 들어봤다면 이 책을 한번 읽어봄직하다. 


스티브 잡스와 애플에 대한 책이 경영서적의 순위권에 올랐을 무렵에는, 리더가 갑자기 화이트보드를 구매해 회의 시간마다 화이트보드를 가지고 뭔가(를 했는지 지금은 기억도 희미한 그 뭔가)를 했던 적이 있다. 왜 저러는지-는 몰랐지만, 무슨 책을 읽고 저러는지-는 알 수 있었다. 


좋은 것을 배우고 벤치마킹하려는 건, 누가 뭐랄 것도 없이 좋은 자세이다. 다만, 도입을 하기에 앞서 최소한 '그 회사는 왜 그런 제도를 도입했지?', '그럼, 우리의 지금과 그 회사의 제도는 잘 맞을까?', '그럼, 어떻게 하면 그 제도를 우리 것으로 내재화시킬 수 있을까?'에 대한 고민은 필요하다고 본다. 그 맥락에서, 이 책에는 아마존이 시행해온 여러 (지금은 이미 유명해진) 매커니즘들에 대한 'why'와 '시행착오'가 잘 드러나 있어 유익했다.


"발명에 실패하기 위한 최고의 방법은, 그 일을 누군가에게 파트타임 업무로 맡기는 것이다." (p.115)


인상적인 내용은 많지만, 그 중에서 하나 꼽아보라면 저 문장이다. 아마존의 '싱글 스레드 리더십' 그리고 '발명 문화'는 잘 알려져 있다. 스타트업은 성장하면서, 사람으로 굴러가던 것이 어느날부터 조직으로 굴러가야 한다. 그럼 그때는 우리 회사에 맞게 조직을 잘 구성하는 방법, R&R을 잘 나누는 방법, 적절한 리더를 잘 세우는 방법, 권한을 위임하는 방법 등에 대한 치열한 고민이 필요하다. 


조직에서 하기 쉬운 실수는, 정작 의사결정 권한이나 통제력은 주지 않으면서 책임은 무겁게 지게 한다거나, 리소스가 부족하다는 이유로 TF 등을 꾸려 누구도 책임을 지지 않게 하는 등, 업무와 권한과 책임이 따로 노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다. 그런 부분에 대해 아마존의 매커니즘은 배울 점이 많다고 본다. 


덧붙여 다음 내용도 보태본다. "정리하면, 제프의 첫 번째 행동은 '무엇what'을 할지 결정하는 것이 아니라 '누가who, 어떻게how' 할지를 결정하는 것이었다. 이 둘의 차이는 놀랍도록 분명하다. 제프는 점 A와 점 B를 직선으로 잇듯이 '어떤 제품을 만들까'라는 질문에 무작정 집중하지 않았다. 그보다는 이면에 숨은 훨씬 더 큰 기회를 읽었고, 성공하기까지 훨씬 더 거대하고 복잡한 일을 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는 '어떻게 팀을 조직할까'와 '누가 올바른 결과를 달성하는 데 적합한 리더인가'라는 질문에 먼저 주목했다." (p.295)


이 책에 담긴 내용은 더 많다. 조직문화를 어떻게 만들어가고, 그에 맞는 인재를 어떻게 채용해야 할까-, 비효율적인 프로세스나 회의나 협업에서 발생하는 불필요한 커뮤니케이션을 어떻게 제거할 수 있을까-, 목표와 지표 관리는 어떻게 하면 좋을까-를 고민하고 있다면 한번 읽어봄직하다.


....아..? 근데 킨들의 성공 사례를 종이책으로 읽는 나 무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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