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ok Review] 월급쟁이 부자로 은퇴하라
재테크에 관심을 갖게 되는 이유는 다양하지만, 나 같은 경우에는 나의 생활을 좌지우지하고 있는 회사라는 곳이 내 통제권한 밖에 있기 때문에 오는 불안감이 가장 큰 것 같다. 나는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살고 싶어하는 사람인데, 문제는 (내 하찮은 상상력 때문이겠지만) 하고 싶은 일도 다 회사라는 테두리 안에 있다는 거다.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살겠다고 아둥바둥 열심히 살고 있는데 결국은 회사라는 테두리를 벗어나지 못해, 나는 영원히 행복할 수 없는 걸까를 되내이는 나를 지켜본 나의 지인이, 이직을 앞둔 나에게 이 책을 선물해줬다. 띠지에 써있는 '회사는 당신을 책임지지 않는다!"라는 부제가 책 제목보다 더 마음을 파고 들었다.
명심히라. 인생은 길고, 투자 시장은 상승과 하락을 반복하며, 리스크는 반드시 존재한다는 것을.(p.242)
이 책에서 좋았던 점은, 저자가 자신의 기준을 명확히 가지고 있다는 점, 미래를 예측해서 투자하지 않고 현재를 기준으로 투자한다는 점, 그리고 리스크를 우선 고려해 투자한다는 점이었다.
노후를 걱정하며 투자 시장에 뛰어든 저자는 주로 부동산(특히, 아파트)에 투자를 하는데, 뭐부터 시작했는지, 어떤 기준으로 살펴봤는지, 어떤 레슨을 얻었는지 등등을 알려주고 있어서 나 같은 초심자에게는 상당히 유익했다. 책이 출간되고 그 이후에 부동산 정책이 무수히 바뀌었으니까, 투자 전략은 또다른 고민이 추가되어야 할 것 같기는 하다.
투자와 관련된 내용 이외에도 인상적이었던 부분은, 직장을 다니며 투자를 하는 그 고된 일상을 적어놓은 문단이었다. 퇴근 후에 재테크 책 한 권 읽는 것도 버거워하는 나로써는, 회사에서 내 한 몫하는 것만으로도 멘탈이 오락가락하는 나로써는 저자가 대단할 뿐.
재테크 서적들은 대부분 '너, 노후가 걱정되지 않아?'로 시작된다. 이 책 역시 그랬다. '세상 치열하게 살았는데 회사에서는 나가라고 하고, 회사를 벗어나면 할 수 있는게 없고, 연금은 동난다고 하고, 물가는 오르고, 출산율은 저조해서 이제 정말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어질텐데, 그런데 지금처럼 그냥 살꺼야? 앙? 앙?'
그런데, 저런 논리도 또 하나의 프레임이 아닌가 싶기도 하다. 재테크까지 잘 해보겠다고 또 아둥바둥 열심히 살아도, 책에 쓰여진 문구처럼 '상승과 하락을 반복하고 리스크가 존재하는' 이 시장에서는 나의 노력과 그 결과가 반드시 비례하지 않을 수 있고, 그것이 또다른 허무함을 불러올 수도 있지 않을까. 과정을 즐겁게 여길 수 있으면 또 다르겠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