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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blueskies Dec 12. 2018

반려식물, 햇살이 들어오다

에코와 디바, 안녕.

집 앞에 잠시 바람을 쐬러 나갔다가 다시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작은 화분들을 파는 이동식 상점이 눈에 들어왔다. 버스 시간도 남아서 구경이나 할 겸 다가가서 보니 바싸지 않은 가격에 화분 하나씩 살 수 있었다. 문득 구입해 볼까 생각이 들었다. 


이런 식물 화분을 직접 구입을 해본 적은 한 번도 없었다. 어릴 적에 어쩌다 받은 장난감 같은 식물 키우기 작은 상자를 시도했던 기억은 어렴풋이 난다. 


식물이라고는 잘 모르기에 무엇을 고를까, 아주머니 설명을 들어보다가 이름 정도는 겨우 알고 있는 화분이 눈에 들어왔다. 칼랑코에라는 식물이었다. 칼랑코에는 키우기도 까다롭지 않고 생명이 오래가는 식물이다. 그 옆에 비슷한 칼란디바도 같이 데려가야겠다 생각했다. 그래서 두 화분 값을 지불하고 새로운 가족을 맞은 것 같은 달라진 마음으로 두 화분을 집으로 데려갔다. 


두 화분에 이름도 붙이게 됐다. 원래 식물이 가진 이름을 따서 칼랑코에는 '에코', 칼란디바는 '디바'로 붙여주었다. 동생에게 자랑했더니 반려식물이라고 귀엽다는 반응이었다. 굳이 애들 이름 뜻도 찾아보니 에코는 여러 가지 뜻이 있지만 간단하게 공명, 울림이라는 뜻이다. 디바는 뛰어난 여가수, 스타라는 의미이다. 나름 예쁘고 그 뜻도 좋은 이름을 붙여준 것 같아 뿌듯한 마음이 들었다. 


나는 잘 키우기로 마음먹고 인터넷에 검색을 해서 온도와 햇빛은 어떻게 할지, 물은 얼마나 주어야 할지 구입할 때 아주머니께 간단한 설명과 식물에 관해 소개가 적힌 작은 카드도 받았지만 더 정확하게 검색을 해보았다.


두 식물 모두 키우기가 까다롭지 않기 때문에 실내에서 20도에서 25도 사이의 온도를 유지하여 주고 물은 에코는 일주일에 한 번 정도 디바는 이주에 한번 정도 주면 되었다. 에코와 디바를 구입하며 많이 접한 단어가 다육식물이라는 것인데 무슨 뜻인지 찾아보니 건조한 환경에서도 살아남기 위해 잎과 줄기 등에 수분을 저장하는 형태로 진화해온 식물을 말한다. 대표적인 식물로는 선인장이 있다. 칼랑코에와 칼란디바 역시 다육식물로 많은 물을 주지 않고도 비교적 쉽게 길러 볼 수 있는 식물이다. 


평상시에는 창문의 커튼도 잘 걷지 않아 방에 햇빛이 들어오는 일 없이 지금 날이 맑은지, 비가 오는지도 잘 모르고 지내는데 식물을 들여온 뒤로는 햇살을 받게 해 준다고 이따금씩 커튼을 걷게 되었다. 창문으로 햇살이 들어오는 이제야 사람 사는 집처럼 느껴진다.


왼쪽이 햇살을 한번 받고 꽃을 하나 피운 디바, 오른쪽이 들여올 때부터 꽃을 피워있었던 에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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