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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사이프러스 May 30. 2024

1. 나는 왜 뒤집는가

어느 아이의 탄생_아기는 어떻게 자랄까

전 아기가 때 되면 알아서 앉고 걸어 다니는 줄 알았어요. 앉기까지 얼마나 많은 과정과 노력이 필요한지 걷기까지는 또 얼마나 많은 과정을 거쳐야 하는지 몰랐죠.


아기들은 100일 즈음까진 쭉 누워만 있어요. 못 움직이거든요. 천장만 바라봐서 모빌을 달아 즐겁게 해 준답니다. 그리고 '터미타임'이라고 엎드려서 고개를 드는 운동을 아주 조금씩 시켜줘요. 그러다 근육에 힘이 붙어 목을 가누고 손발을 움직이다가 3-5개월 정도에는 엉덩이를 씰룩, 다리를 교차시키고 어깨를 들고 마지막에는 고개를 들어 일명 '뒤집기'를 해요. 고개를 들고 정면으로 마주한 세상은 아주 재밌고 신기하죠.

 

그런데 말입니다... 아직 세상 빛 본 지 3개월 정도밖에 안 된 아는 정말이지 너무 약해요. 뒤집고 있는 자세는 온 근육을 다 써야 하니 힘들어 울고, 배가 눌리니 소화력 약한 아기는 금방 토해요. 잘 때는 본능처럼 자다가 뒤집는데 본인도 스스로 놀래서 울죠.


뒤집기가 익숙해질 때까 아기는 수백 번 수천번 연습을 하고 그게 적응이 되면 다음 과정으로 넘어가게 되죠.


목조차 가누지 못해 손으로 받쳐줘야 던 아기가 엉덩이를 들썩들썩하는 모습을 보면 참 신기하기도 대견하기도 합니다. 저를 되돌아보게 되기도 하고요.


'저 작디작은 아기도 무언가를 해내기 위해 수천 번을 반복하는데 나는 몇 번 해보고 힘들다고 금방 포기했구나'


아기는 본능적으로 움직이는 거기도 하지만 왠지 모르게 스스로 반성하게 되더라고요. 아기를 키우면 아기와 함께 나 자신도 성장한다던데 그 말이 맞나 봅니다.


이 모든 과정이 아기에겐 참 힘든 과정이에요. 엄마 뱃속의 따뜻함과 안락함도 없고 스스로 어떻게든 힘을 써서 커나가야 하니까요. 이 과정을 계속 지켜보고 아기의 짜증을 오롯이 받아야 하는 엄마도 힘든 시기이지만 우리 아기가 성장하기 위해 온 힘을 다하고 있으니 많이 응원해 주고 다독여주자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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