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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사계절산타 May 11. 2021

작은 것이 아름답다(E.F. 슈마허, 2002)

팽창주의가 성공할 수록, 수명은 짧아진다.

무한한 것이 있을까? 모든 것은 끝이 있다. 유한. 언제까지 얼마나 성장할  있을까? 성장의 끝에는 무엇이 있을까? 우리가 즐기고 누리고 있는 잔치가 서서히 끝나고 있는 기분이 드는 요즘이다.


이렇게 살다간 지속 가능한 지구, 삶은 불가능하다는 경고를 오래전부터 '들어' 왔지만, 귀를 열고 '알아 듣지' 못했다. 코로나19 라는 상황을 맞이 하면서, 거대한 전환을 하지 않으면 끝을 볼 것 같다는 위기감을 많이 느낀다. 이런 위기감을 반영하듯, 나는 요즘 환경, 지속가능성, 성장, 전환 등에 관련된 책에 손이 많이 간다.


이미 오래전에 성장과 팽창, 탐욕이 만들어 낼 세상에 대해 날카로운 경고장을 내민 '작은 것이 아름답다'(슈마허, 2002, 문예출판사)라는 책이 있다. 이미 고전의 반열에 오른 책이다. 다시 꺼내 본 책의 내용은 1973년에 쓰여졌다고 하기에는 너무 현실적이다.

'현대 사회는 몇 가지 아주 치명적인 오류를 안고 있는데, 생산 문제가 해결되었다는 신념은 그 중 하나이다.'  책은 첫 시작부터 강렬하다. 그리고 사회 문제가 기대만큼 해결되지 않는 이유도 인간의 사악함에 있다고 일갈한다. 지금 현 체계가 문제가 있다는 것을 알지만, 생산과 성장을 통해 이 만한 풍요를 줄 체계가 없다고 스스로 자위하면서 유지한다.

인간 스스로를 질식시키는 비인간적인 기술과 조직, 인간 생명의 토대인 환경이 병들어 가고 있는 것, 풍요를 만들었던 자원이 고갈되어 간다는 것은 1973년 이 책이 쓰여질 때의 이야기가 아니라 지금 우리의 이야기다. 그리고 이런 성장과 팽창은 그 자체로 모든 것의 수명을 단축시킨다.

'작은 것이 아름답다' 제목이 참 좋다. 책에서는 불교 정신과 결합하여 솔루션을 제시하고 있기도 한데, 접근이 참 재밌고 동양(?)스러워서 더욱 친근했다.


우리는 몰라서 못하는 것이 아니다. 이미 알고 있는 것이 참 많은데, 부러 하지 않고 있는 것이다. 지금의 편리함을 놓치기 싫은 얄팍함이 작동하고 있다. 지속가능성도 작은 것에서 찾아야 한다. 크고 한꺼번에 많이 하는 방법만이 능사가 아니다. 한명 한명, 생명 하나 하나를 살피는 작은 것에 대한 민감성이 더욱 필요해 보이는 요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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