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이유는 무엇이고 대안은 무엇인지 월요일에 보고해야 하기 때문이다. "비가 와서 매출 떨어진 것 같은데 어떻게 이야기 해야하지" 주말 내내 매출 추이 들여다보며 고민하느라 주말도 푹 쉰 것 같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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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2B 회사 영업직무 한 대리는 주중 내내 고객사와 술을 마셨다. 핵심 고객사 김 부장이 술을 워낙 좋아하고, 단가 이야기만 나오면 후려쳐대는 통에 틈틈이 비위도 맞춰주고 관계를 쌓아둬야 한다. 매일매일의 매출압박은 없지만, 회사가 나만 보고 있는 것 같은 부담에 어깨가 무겁다.
기업을 분류하는 기준은 여러가지지만 크게 B2B와 B2C로 나눠볼 수 있습니다. 전자는 기업을 대상으로 비즈니스 하고 후자는 소비자를 대상으로 비즈니스 하지요. 상대하는 고객이 다르다보니, 기업 내의 일하는 방식이나 소통의 모습 그리고 원하는 역량이 조금씩 다릅니다. 물론 '궁극에는 통한다'라는 격언처럼 한쪽에서 성취를 단단히 이룬 분들은 어느쪽으로 옮겨도 성공확률이 높은 것 같습니다. 그러나 이제 막 커리어를 쌓아가는 분들이나 구직자 입장에서는이 둘의 환경과 인재상을 어느 정도 이해하고 접근하는 것이 꽤 중요해 보입니다.
양자의 차이를 쉽게 3가지 차원에서 설명 드려 보겠습니다.
첫째, 말씀드린대로 고객이 [전혀] 다릅니다.
B2B는 기업을 대상으로, B2C는 개인 소비자를 대상으로 합니다. 따라서 고객의 성향, 의사결정 방식, 구매 주기 등이 달라집니다.
B2C의 경우는 합리적 의사결정을 하지 않는, 소위 충동구매를 하는 경우도 많고 오히려 인간의 심리를 잘 연구해서 이를 더 부추깁니다. 정기적인 구매를 하기도 하지만 비정기적인 구매도 상당합니다. 소비자가 갑이지만 리미티드나 품절 전략이 세워지면 기업이 갑 같을 때도 많습니다.
B2B는 기업의 전략 하에서 구매 여부가 정해지고, 구매담당자들은 단가나 수량 뿐만 아니라 기능까지도 자신들의 입맛에 맞게 조정하길 원합니다. 구매도 충동적일 수 없습니다. 회사 내의 감시체계가 대부분 존재하기 때문이죠. 영업담당이 구매담당 1명만 구워삶는다고 되는 것이 아닙니다. 제품과 서비스를 판다는 개념보다 회사 전체의 생산성에 돈을 투자해 달라고 세일즈라는 것에 가깝습니다
둘째, 생존 방식이 전혀 다릅니다.
B2B는 기업의 비즈니스 목표와 요구사항을 파악하여 맞춤형 솔루션을 제공하는 데 중점을 둡니다. 반면 B2C는 고객의 니즈와 감성을 자극하는 마케팅과 영업을 통해 판매를 유도합니다. 앞에서 어느 정도 설명을 드렸습니다.
다만 B2B라고 해서 모든 기업에 맞춤형 솔루션만 제공했다가는 중소하청업체 정도로 전락할 수 있습니다.
회사의 제품과 서비스 로드맵이 있는 상태에서 오히려 기업들을 끌고 올 수 있는 기술력이 있어여 중견~대기업으로 성장이 가능해 집니다.
셋째, 영업 성과에 대한 KPI 측면 입니다.
B2B는 대규모 거래를 성사시키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에 거래 규모와 수익성이 중요합니다. 반면 B2C는 꾸준한 거래를 통해 수익을 창출하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에 거래 횟수와 고객 충성도 (재구매율, 객단가 등)가 중요합니다.
이러한 차이를 고려할 때, B2B와 B2C의 이동을 고민하는 분들께 다음과 같은 조언을 해드리고 싶어요.
1) 자신의 성향과 적성을 고려하세요.
B2B 는 직무마다 다르지만 기본적으로 분석적이고 논리적인 사고를 요구하는 것 같습니다. (특히 영업, 마케팅) 고객이 기업이다보니 이성적인 사고를 바탕으로 하여 그들에게 어떤 이익을 가져다줄 수 있는지를 차근차근 설명하고 설득해야 하기 때문이죠. 반면, B2C 는 좀 더 친화적이고 설득력 있는 커뮤니케이션 능력이 중요합니다.
이렇게 정의해 보면 쉬울 것 같아요. B2B는 '산업/업종에 대한 이해'가 좀 더 중요하고, B2C는 '사람과 심리에 대한 이해'가 좀 더 중요해 보입니다.
마케팅 직무로 예를 들면 조금 쉬울 것 같아요. B2C의 경우는 현재 고객과 경쟁사가 움직이는 동향과 트렌드가 First 입니다. 고객은 생각보다 자신의 니즈를 잘 모르는 경우도 태반이기에 소비자의 '불안'이나 '불만'이나 '니즈' 또는 'TPO'를 분해해서 접근하려 하죠. 따라서 누군가가 시장을 열어놓는 경우가 다반사이고, 그것을 빠르게 쫓아가거나 빠르게 선점해서 진입장벽을 쌓아야 하는 '속도전' 입니다. B2B의 경우는 먼저 우리 제품과 서비스에 대한 정체성과 이해가 필수입니다. 그러려면 산업 속에서 우리 회사의 위치도 정확히 알아야겠죠. 그 후에 우리의 핵심타겟을 설정하고 그들에 맞는 접근 방법과 방식을 고민해야 합니다. Lead, MQL, SQL 등 B2C에서는 잘 쓰이지 않는 용어들이 B2B 에서는 흔히 쓰입니다.
기술 파트에서 근무하고 계신 분이라면 위 마케팅과는 조금 양상은 달라도 대동소이 하다고 보시면 됩니다.
게임업체(B2C) 기술파트로 이직을 고려하고 계신다고 하면, 본인 스스로 게임을 좋아하는 소위 덕후이면 유리하겠죠. Saas(B2B) 기술파트로 이직을 고려하고 계신다면 해당 산업과 여러 회사들에 대한 깊은 이해가 필수적일 것 입니다.
2) 영업 분야에 대한 이해를 높이세요.
B2B와 B2C는 영업 방식과 성과 지표 등이 다르다고 설명 드렸습니다. B2B는 우리의 제품/서비스를 바탕으로 차근차근 설득해 나가기 때문에 '속도' 가 빠르지 않습니다. 소위 재미가 없죠. 다만, 대규모 거래를 따냈을 경우에는 수년 간 걱정을 덜 수도 있습니다. B2B의 매력일 수 있습니다. B2C는 빠르게 대응하지 못하면 죽는 방식입니다. 고객이 얼마나 자주 오시고, 오실 때 단가를 높게 사가실 수 있게 하기 위해 매일매일이 전투 입니다. 압박감이 강하게 들지만 그만큼 프로세스-결과물 사이의 기간이 짧기에 보람도 크고 빠르게 느끼죠.
3) 본인께서 가고자 하시는 곳에 계신 현직자와의 네트워킹을 통해 정보를 얻는 것이 유리합니다.
저처럼 글로 도움을 드리는 분도 계시지만, 가장 정확하고 유용한 정보획득의 방법은 현직자를 만나는 것입니다. 옮기고자 하는 곳에 계신 분이면 가장 좋고, 유사한 분야에 계신 분과의 가벼운 커피챗도 도움이 될 겁니다. 링크드인을 통해 정중하게 요청을 해보세요. 생각보다 흔쾌히 응해 주시는 분들이 많으십니다.
오늘은 B2B와 B2C 사이의 차이를 설명 드리며, 이직을 원하시는 분들께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는 이야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