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 전 퇴사한 직장에서의 일이 떠오른다. 발령이 난 지 1년도 채 안돼 백수가 된 임원의 씁쓸한 뒷모습을 실제로 본 적이 있다.
그동안 봐왔던 어떤 임원들보다 능력도 출중했고 공장 전체를 혁신적으로 발전시켜 나갔던 분이었다.
생산직에 종사했던 많은 사람들이 혁신에 대한 불만이 있었지만 나는 개선해 나가는 모습과 추진력을 보면서 멋있는 분이라고 느꼈었다.
실제로 생산량은 증가했고 모든 원자재와 소모품 비용에서도 상당 부분 절감할 수 있었다.
임원의 자리가 파리 목숨이라는 것을 알고는 있었지만 해고 하루 전 통보를 받는다는 사실에 나는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회사가 더 이상 우리를 지켜주지 않는다는 말은 맞는 말이다.
나는 직장 생활하던 당시에 만나는 직장 동료와 동생들에게 직장은 너희를 지켜주지 않을 테니 반드시 지금부터 준비해야 한다고 항상 강조해오기도 했었다.
실제로 퇴사전에 동업자를 두고 잠실에서 마사지숍을 운영했었다. 애당초 직장에 뼈를 묻을 마음이 없었기 때문이다.
나는 입사 직후부터 5년 안에 퇴사하겠다고 호언장담하며 다녔었다. 불과 입사한지 3개월도 안된 신입사원 입에서 나온 말이었다.
말이 씨가 되었는지 정확히 4년 10개월 만에 회사를 퇴사하게 되었다. 지금에 와서 느끼는 것이지만 말의 힘은 정말 무서운 것이라는 것을 새삼 깨닫게 되었다.
직장이 더 이상 우리를 지켜주지 않는다는 말은 유행처럼 번져있다.
특히 젊은 친구들이 블로그나 유튜브, 온라인 클래스에서 직장이 여러분을 지켜주지 않는다는 말을 서스럼없이 밷는 것을 보게 된다. 심지어는 직장을 그만둬야 한다고 부추기기까지 한다.
나는 이런 상황들이 꼴 보기 싫어 1년 전 글 하나를 쓴 적이 있었다.
창업, 1인 기업가, 디지털 노마드를 꿈꾸는 사람들에게(부제: 직장에서 갈고 닦을 수 있는 기술)
전선용 前 L 그룹사 임원은 영상 내용에서도 직장에 다니면서 사업 아이템을 찾아야 한다고 분명히 말을 하고 있다.
본인은 회사에 있으면서 미처 생각하지 못했었지만 직장을 다니면서 사업소득이나 자본소득을 만들어야 한다고 말한다.
직장이 우리를 지켜주지 않은 것은 사실이다. 그렇다고 해서 직장이 필요 없는 것은 아니다. 우리는 다니고 있는 직장을 통해서 사업에 필요한 많은 지식과 경험을 쌓을수 있다.
실제 나는 직장체질이 아니라고 말하고 다닐 정도로 직장 생활을 할 생각이 없었지만 5년간의 직장 생활을 통해서 지금 하고 있는 사업에 많은 도움을 받고 있다.
만약 지금 다니고 있는 직장에서 배울만한 여건과 조건이 안된다면 배울 수 있는 환경과 여건이 갖춰져있는 직장으로 이직하는 것도 방법이다.
요점은 최대한 직장을 토대로 나만의 사업 아이템을 준비하는 시간으로 활용해야 한다는 것이다. 직장만큼 리스크 없이 사업을 준비할 수 있는 환경과 조건도 없다.
누구나 꼭 사업을 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전선용 前 L 그룹사 임원의 말처럼 근로소득을 기반으로 자본소득을 늘릴 수도 있다.
직장인이라면 언제가 될지 모르지만 누구나 퇴사를 하게 되는 날은 반드시 온다. 회사가 우리를 지켜주지 않는 것은 사실이지만 회사 생활을 하는 동안 어떤 준비를 할 것인지는 순전히 본인의 몫인 것이다.
결국 본인을 탓해야 할 일이지 회사를 탓해야 하는 일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내가 회사를 그만두게 된 이유는 경영악화로 인해서 49년 된 인천공장 부지 매각으로 어쩔 수 없이 퇴사를 결정하게 됐었다.
온산에 있는 공장으로 내려갈 수도 있었지만 나는 결국 권고퇴직을 하기로 선택했다.
퇴사할 당시도 그렇고 퇴사 후에도 나는 이런 생각을 했었다.
회사가 5년만 더 버텨줬었더라면
아직 회사에서 준비할 게 더 남아있었기 때문이었다.
회사를 다니면서도 사업을 준비할 수 있는 시간적인 여유도 충분했고 연봉도 훌륭했기 때문에 회사를 떠날 이유가 없었던 것이다.
회사는 무조건 그만두어야 하는 곳이 아니라 미래를 준비하기 좋은 최고의 장소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