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생일파티
미국 사람들은 아이 생일파티에 참 진심이다.
(인스타를 보면 우리나라에도 꽤나 진심인 엄마들이 많은 것 같던데 내가 있을 때만 해도 아이들이 어려서 그랬는지 직접 보진 못했다.)
“ㅇㅇ이 생일파티 한다는데 친해? 갈 거야?” 물을 때마다 가겠다고 하는 주원이 덕분에 ‘생일파티 프로 참석러’가 된 우리 모자는 벌써 대여섯 번의 생일파티를 다녀왔다. 돌이켜 보니 질문 자체가 잘못된 것이었을까 싶기도 하네?
아무튼 다녀 보니 ‘하늘 아래 같은 파티는 없더라’며.
집, 공원, 키즈카페, 아트 스튜디오, 아쿠아리움 등 장소도 어찌나 다양하고, 아이의 취향에 따라 테마도 천차만별이다. 일단 널린 게 공원인 데다 공원마다 ‘picnic area(벤치가 붙어있는 테이블일 뿐이지만 미리 예약하면 파티를 할 수 있는 공간)이 있다 보니 공원에서 하는 생일파티가 가장 흔하다. 이곳 사람들의 전통적인 생일파티 문화라는 ‘피냐타(pinata)’는 신선하고 재밌는 경험이었다.
하우스에 사는 가족이 많고, 지역 특성상 대저택이 아니라도 수영장 딸린 집이 흔하다 보니 집에서 pool party를 하는 친구도 있었다. 커다란 슬라이드와 짚라인 등이 있었던 키즈카페 파티는 남자아이들이 땀을 뻘뻘 흘리고 놀면서 좋아했고, 평소에는 아이들 수업을 운영하는 자그마한 아트 스튜디오에서 각종 그리기, 만들기를 하는 파티도 나쁘지 않았다.
보통 2시간 정도 이어지는 파티에서 다른 학부모들과 서서 강제 수다를 떨어야 하는 시간은 여전히 나에게 고역스럽다. 하지만 반 친구들과 두루 친하게 지내는 주원이 덕에 엄마들이 “우리 애가 주원이 너무 좋아해(My son/daughter loves Juwon)!”, “아, 얘가 말로만 듣던 ‘the famous’ 주원이구나?!” 알은체를 하고, 파티 내내 핵인싸로 친구들과 어울려 노느라 엄마는 안중에도 없는 아들을 지켜보는 일은 흐뭇하기도 하다.
그나저나 하필 주원이 생일은 8월 말(새 학년 초기, 우리나라로 치면 3월 초 느낌), 다민이 생일은 1월 초(겨울방학 한가운데)라 파티를 하기도 쉽지 않은데… 당장 우리 아드님 7번째 생신은 어떻게 해드려야 하나 벌써 고민이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