칭찬을 덥석 받고 춤추게 될 나를 꿈꾸며
“여보, 당신은 음악적인 감각이 있는 것 같아”
“내가? 갑자기?”
“아니, ‘밤양갱’ 듣자마자 잘될 거 같다 그랬잖아”
“에이, 그건 진짜 노래가 좋으니까”
음악적인 감각이 있다는 남편의 칭찬을 그냥 받아들이지 못하고, ‘그렇게 누가 들어도 좋은 노래, 잘될 수밖에 없는 노래를 알아듣는 게 무슨 음악적 감각이냐, 아리송한 노래를 알아봐야지’ 각종 이유를 대면서 반박했다. 그러다 남편의 ‘왜 이렇게까지 열심히 반박하는 거냐’는 말에 우리는 동시에 빵 터져버렸다.
나는 왜 이렇게 나 자신에게 박한 걸까?
주제 파악을 못하고 메타인지가 떨어지는 인간들을 극혐한다. 혹시 그 비스무리한 느낌이라도 풍기고 싶지 않은 마음에 남보다 나에게 더 높고 엄격한 잣대를 들이대기도 한다. 설사 그럴지언정, 누구보다 가까운 사이에 나를 사랑하는 남편의 가벼운 칭찬 하나 덥석 받지 못할 일이 무어냐는 말이지.
남편 말마따나 우리 아빠를 3분의 1만 닮았어도 이러진 않았을 텐데.
올해에는 나 자신을 더 많이 사랑하고, 스스로에게 보다 관대할 수 있기를 바라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