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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양새별 Apr 23. 2020

어떤 사람이 Product Manager가 되는 거죠?

6가지 키워드로 PM 역량 자가진단 해보기 (feat. 서비스 기획)

오늘은 Product Manager에게 필요한 역량을 얼마나 갖추고 있는지 스스로 진단해보는 시간을 가지려고 한다. 국내에서 서비스 기획자를 준비 중인 분들에게도 도움이 될만한 내용일 것 같다. 6가지 역량을 중심으로 점수를 매겨 두드러지는 강점과 약점을 파악한 후, 실제 Product Manager를 채용할 때 요구되는 역량과 내 수준을 비교하여 강점은 극대화하고 약점은 보완할 수 있는 로드맵을 그려보자.


Product Manager가 뭔데?

 시작에 앞서 Product Manager 대해 조금 알아보자. 번역해보면 '제품 관리자'인데, 제품이라는 단어가 조금 어색할 것이다. 여기서 말하는 제품은 , 웹사이트, 디바이스, 프로그램, 각종 서비스  다양한 것을 아우른다.  자체가 Product  수도 있고 혹은  앱이 제공하는 많은 서비스  하나가 Product 수도 있다.


해외 IT 기업에서는 꽤 흔하지만 국내에서는 아직 생소한 직무이다. 회사마다 요구하는 경험과 역량에는 조금씩 차이가 있지만, 국내에서는 Product Manager 보다는 '서비스 기획자'라는 다른 이름으로 해당 직무 포지션을 채용하는 것 같다.


사실 해외에서도 주니어 연차의 기획자가 Product Manager(이하 PM) 되는  쉽지 않다. PM  자체가 주니어 기획자가 맡을  있는 수준이 아니어서 그렇다. Product의 A부터 Z까지 모두 관리하기 때문에 고객 경험, 비즈니스, 테크에 대한 넓고 깊은 지식을 요구한다. 수많은 Problem-solving 과제를 수행할  있는 비즈니스 지식이 필요하며 개발자, 디자이너와 협업할  있는 거시적인 개발, 디자인 지식이 필요하다. (어떤 신입, 주니어가 이걸   있냔 말이예요...) 스웨덴에서 만났던 PM 대다수가 이미 5-10 정도의 기획 혹은 UX 디자인 경력이 있고  경력을 토대로 PM  경우가 많았다.


실력 점검해보기

이렇듯 PM매우 다양한 역량을 필요로 한다. 나는 얼마나 준비되어 있는지 점검해보자.

모든 항목은 5 만점이며, 본인은  점인지 진단하고 그에 대한 이유를 덧붙여보면 된다. 나는 채점 기준에 지식, 스킬, 경험을 포함시켰다. (채점 기준은 열려있습니다. 직접 self assessment 하실 , 채점 기준은 마음껏 바꿔서 하셔도 무방합니다:))


0점 : 해당 역량에 대한 지식, 스킬, 경험이 없음

1점 : 해당 역량에 대한 지식은 있으나 스킬, 경험이 없음

2점 : 해당 역량에 대한 지식, 스킬은 있으나 실무에 적용해 본 경험이 없음

3점 : 해당 역량에 대한 지식, 스킬, 경험을 실무에 적용해 본 경험이 있으나 성과까지 이어지지는 못함

4점 : 해당 역량에 대한 지식, 스킬, 경험을 실무에 적용해 성과를 낸 경험이 있음

5점 : 해당 역량에 대한 지식, 스킬, 경험을 실무에 적용해 성과를 창출한 경험이 여러 번 있음


이번 자가진단은 절대 평가가 아니다. 다른 항목에 비해 잘하는 , 부족한 것은 무엇인지 알아보는 상대 평가이니 그것에 초점을 맞추고  보자. 5=전문가  아니며, 0=자질이 없는   아니다.


1. Product and Design Insight

PM의 본질을 나타내는 키워드이다. 비즈니스, 고객에 대한 이해도를 말한다. '비즈니스 모델과 고객 니즈에 대한 명확한 이해를 바탕으로, 고객 중심 서비스를 기획하여 비즈니스 기회를 극대화할 수 있느냐'이다.

지식, 스킬, 경험을 바탕으로 성과 창출


AE(광고 기획) 근무 경험을 근거로 4점을 주었다. 나는 이전에 주니어 광고 기획자로 일한 경험이 있는데, 당시 나의 가장  강점은 '고객 인사이트 도출' 능력이었다. 문제에 접근하는 시작점은  '고객'이었고, 각종 리서치와 광고효과조사, FGI 인터뷰 등으로 찾아낸 고객 니즈 중심으로 실마리를 풀어갔다.


고객 니즈를 제품, 브랜드와 연결 짓기 위해서는 '클라이언트가 무엇으로 어떻게 돈을 버는지' 대한 이해가 전제되어야 한다. 클라이언트의 주요 수익 모델, 사업 방향성 하에 광고 집행이 이루어지기 때문이다. 여러 브랜드를 접할  있는 대행사 특성 덕분에, 자동차/식품/화장품/가구/보험/통신  다양한 산업의 비즈니스 모델을 익히고 이를 고객 니즈와 연결 짓는 연습을   있었다. 성과는 내가 제안한 전략이 채택되어 광고 혹은 마케팅 활동을 집행했거나 경쟁 PT에서 우승한 횟수기준으로 측정했다.


광고 기획을 하면서, 나는 '고객 니즈를 알아내고 이것을 비즈니스 기회와 연결 짓는 그 과정 자체'를 즐긴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내가 커리어 전환을 결심했을 때, UX 디자이너도, 개발자도 아닌 Product Manager가 되기로 결정한 것도 그 이유 때문이다. 지금도 특정 앱 서비스를 정해 비즈니스 캔버스를 그려보거나 관련 서적, 콘텐츠를 통해 꾸준히 해당 역량을 기르고 있다. (광고 기획을 할 때는 역브리프를 쓰는 방식으로 이런 연습을 많이 했었다.)



2. Impact and Results

비즈니스 측면에서 유의미한 결과를 낼 수 있는지에 대한 내용이다. PM이 세운 목표, 서비스의 방향성은 비즈니스 성과에 큰 영향을 미친다. 게다가 개발팀, 디자인팀의 업무 방향 및 활동에도 영향을 준다. 알맞은 사업 목표를 세우고, 이에 투입되는 비용 이상의 수익 및 성과를 창출할 수 있어야 한다.

지식, 스킬, 경험을 바탕으로 성과 창출

위와 같이 AE 경험을 근거로 4점을 주었다. 광고 기획자는 기본적으로 '이런 기획 방향성을 토대로 이런 광고를 만들어 집행하면, 매출이나 인지도가 오를 것입니다' 라고 광고주를 설득한다. 물론 그 이전에는 내부 제작팀을 설득해야 한다. 그 과정에서 AE의 고민은 '결과적으로 이 전략이 시장에서 먹힐까? 통할까?'이다.(통한다=매출이 오른다 or 인지도, 호감도가 오른다)


나는 글로벌 클렌징 브랜드를 전담한 경험이 있는데, 그때 내가 세운 분기 방향성을 토대로 6개월 동안 어떤 광고를 얼마를 들여서 할지가 결정됐었다. 광고 집행 후, 광고효과조사를 토대로 투입한 비용 대비 매출과 인지도가 얼마나 늘었는지 측정하고, 비효율적이거나 성과로 이어지지 않는 광고 활동은 줄이거나 다른 것으로 대체해야 한다. 가끔은 광고주에게 이번 달 매출은 어떠냐고 물어보는 게 겁날 때도 있었지만, 내가 담당했던 2년 반 동안 브랜드는 꾸준히 성장했고 매출 및 인지도 목표는 초과 달성했다.

이건 전적으로 AE 경험을 기준으로 한 것이고 Product Manager의 경우는 또 다르겠지만, 이전의 유사 경험이 앞으로의 도전에 좋은 밑거름이 되어줄 것이라고 생각한다.


3. Strategy and Leadership

전략과 리더십. Product Manager는 기업의 Stakeholder와 현업을 잇는 중간자 역할을 한다. 회사가 지향하는 전략 방향과 내가 그리는 비즈니스 방향성은 같은 곳을 바라보아야 하며 이를 현업의 동료들에게 잘 전달해야 한다. 비즈니스 성과에 대한 비전을 조직에 설득력 있게 전달함으로써 모두가 하나의 공동 목표를 향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지식, 스킬, 경험을 바탕으로 성과 창출

중간에서 위아래를 모두 설득한다는 맥락에서 유사 경험이 있다. AE는 광고주-제작팀 사이에서 중간자 역할을 하니까. 광고주의 RFP를 해석해서 이와 나란한 기획 방향성을 수립해 제작팀을 설득하는 것, 혹은 광고주의 캠페인 계획 OT 내용을 바탕으로 캠페인 컨셉을 짜고 제작팀을 설득하는 것. 이런 일련의 과정이 광고 기획의 큰 축이다. 어쨌거나 광고 전략 자체가 클라이언트가 정해 놓은 마케팅 방향성 하에 이루어지기 때문이다. 광고주의 전략 방향과 일치하지 않는 광고 안을 만든다면 그 제안 자체가 무의미한 경우가 많다. (물론 완전히 다른 방향성을 제시하고 더 좋은 평가를 받을 때도 있다. 아주 가끔...) 그런 의미에서 관련 지식, 스킬, 경험이 있다고 말할 수 있을 것 같다.


그러나 인하우스에서 회사의 전략과 나란한 기획 방향성을 설정하여 동료들을 설득하는 것과 에이전시에서 클라이언트의 큰 방향성과 일치하는 컨셉을 가지고 제작팀을 설득하는 것은 분명히 차이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성과를 창출한 경험이 있음에도 3점을 주었다. 완전히 핏 하지는 않지만 중간자로서 PM의 역할, 요구되는 의사소통 능력 등은 무엇인지 알고 있다. 내 경험을 살려 인하우스 업무 환경에 적용해보고 싶다.



4. Analytical Fluency

숫자, 데이터에 얼마나 익숙한가를 말한다. 제품 관리에 있어 데이터는 매우 중요한 지표이다. 서비스의 개선점을 파악할 때도, 비즈니스 성과를 평가할 때도 데이터를 기준으로 의사결정을 내리는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물론 데이터가 모든 것을 해결해주는 건 아니지만, 기본적으로 PM은 데이터를 토대로 유의미한 결론을 도출하는 능력이 필요하다.

지식, 스킬, 경험을 바탕으로 성과 창출

스웨덴에서 서비스 기획 인턴을 하면서 관련 역량을 기를  있었는데, 폭스바겐의 웹사이트의 효율 하락 원인을 파악하고 개선 방안을 도출하는 업무를 했었다. 구글 애널리틱스를 활용해 클릭 로그, 행동 데이터 중심으로 보고서를 작성하고, 이탈률이 높은 페이지를 선별해 이탈 원인에 대한 가설을 세웠다. 가설을 토대로 인터뷰를 진행해서 주요 문제점  해결 방안을 제안했고, 클라이언트 측으로부터 개선 방안을 반영한 웹사이트를 폭스바겐   계열사에도 활용하고 싶다는 피드백을 받았었다. 처음에는 ‘ 데이터를 가지고  어떻게 하라는 거야…’ 시작했지만 데이터에 익숙해지고  나름대로의 가설을 세워보며 문제점에 리적으로 접근해 본 경험이었다.


광고 기획자 시절에도 내 의사 결정은 대부분 데이터를 기반으로 이루어졌다. 광고효과조사 결과 혹은 매체 효율 데이터가 그 기준이다. TV, 잡지, 배너, SNS(페이스북, 유튜브), PPL 등 광고 매체 선정 기준과 설득 수단은 매체별 효율을 보여주는 데이터였다. 집행 이후에는 이전에 비해 효율이 올랐거나 떨어진 이유를 집행 결과를 기준으로 분석해야 한다. 매체 선정뿐 아니라, 제품의 컨셉 방향성을 정할 때도 고객 설문조사 내용이 포함된 광고효과조사 결과 데이터를 참고한다.


매체 선정부터 결과보고까지 데이터 중심으로 의사결정이 이루어진 경우가 많았기 때문에 관련 역량을 쌓을 수 있었다. (유사 경험 및 성과 창출 경험이 있으나, 웹/앱 서비스의 정량 데이터를 다뤄본 횟수는 많지 않아 3점을 주었다.)

 

5. Technical Literacy

PM은 개발자와 함께 일한다. 개발 환경의 복잡성을 이해하고 개발자와 의사소통할 수 있어야 한다. 특정 개발 과정에서 내가 해야 하는 일이 무엇인지, 특정 서비스 기능을 구현하기 위해 어떠한 자원이 필요한지, 개발 과정에서 문제가 생겼다면 내가 제안할 수 있는 대안은 무엇인지를 생각할 수 있어야 한다.

지식, 스킬, 경험 X (광광)

지식, 스킬, 경험이 없다.(쭈굴) 다행히도 지식은 쌓아가고 있다. 관련 내용을 다음 포스팅(기획자에게 필요한 개발지식!)에서 소개할 예정이다. 인턴 기간 3개월 동안, 기획 단계에서 개발자와 요구사항에 대해 논의한 적은 있지만 직접 개발 환경을 접해보진 못했었다. 입사 전까지 기획자에게 필요한 기본적인 개발 지식을 최대한 쌓는 것이 목표 중 하나이다.


 6. Communication and Collaboration

PM은 다양한 부서와 협업한다. 그 과정에서 내 의견을 효과적으로 전달, 설득할 수 있어야 하며 반대로 타 부서의 의견을 열린 태도로 수용하여 우호적인 관계를 형성해야 한다. 한 마디로 '같이 일하고 싶은 PM이냐'로 정의될 수 있을 것 같다.

지식, 스킬, 경험을 바탕으로 다수의 성과 창출

나의 모든 경험은 협업으로 점철되어 있다. AE 혼자   있는 일은 거의 없다고 무방할 정도로 광고주, 내부 제작팀, 매체사, 프로덕션, 콘텐츠 제작사, 모델 에이전시  수많은 조직과 커뮤니케이션해야 한다. 설득하고, 요청하고, 주고, 받으며 프로젝트가  나아갈  있도록 하는 것이 주 업무였다.


사실  부분이 가장 힘들었다. 처음에는 협업이 너무 많다는  자체가 스트레스였다. 하지만 일을 하면 할수록 '협업을 잘하는 기획자가 정말 일을 잘하는 기획자'라는  깨닫게 됐다. 그러면서 어떻게 하면 더 서로 즐겁게, 효율적으로 일할 수 있을지를 고민하게 됐다. 그런 경험이 쌓인면서 이전 회사에서는 제작팀으로부터 같이 일하고 싶다는 말을 자주 들었다. 프로젝트마다 기획팀-제작팀이 다르게 배정됐는데, 나랑 다른 팀이 배정돼서 아쉽다 or 같은 팀이라서 든든하다는 말을 들을 때마다 넘나 뿌듯했다.


명확한 주장과 깔끔한 설득은 준비성에서 나오고, 열린 태도는 상대방과 눈을 맞추는 것에서 시작한다. 내 나름대로 이것을 '책임감을 동반한 부드러운 커뮤니케이션'이라고 부른다. 그리고 갈등이 일어나는 것 자체를 과정의 일부라고 받아들이는 것도 필요하다. 사실 말이 쉽지 늘 어렵다. 하지만 난 그 무엇보다도 커뮤니케이션, 협업에 아주 강한 기획자가 되고 싶다. 이건 배운 대로 체득되는 하드 스킬이 아니기 때문에 더 꾸준히 열심히 닦아나가려고 한다.

각 항목별 점수 비교해보기

그럼, 쿠팡의 Product Owner 직무의 Job Description을 보자. (쿠팡은 국내에서는 Product Owner 직무만 채용하고 있는 것 같다. 참고로 살펴보자)


Qualifications:  

Analytical thinker who works well in a fast-paced, data-driven and highly ambiguous entrepreneurial culture

Demonstrated ability to work with cross-functional teams and manage multiple projects

Bias for action and willingness to get your hands dirty to get the job done

Sound business judgment and proven ability to effectively communicate and influence others

Superior verbal and written communications skills

Bachelor's degree in Computer Science, Engineering or equivalent experience


모든 항목이 위의 6가지 핵심 역량과 부합한다. 분석적 사고(데이터 관련), 매우 적극적이고 효율적인 협업 능력, 설득력, 비즈니스 판단력, 커뮤니케이션 능력, IT 지식.


기본적인 역량은 고루 갖추되, 이 중 나의 "슈퍼파워"는 무엇으로 할지, 어떻게 더 발전시켜나갈지 고민해볼 차례이다. Self assessment를 통해 내 슈퍼파워가 무엇인지는 가닥이 잡혔으니 이를 어떻게 더 극대화할지, 부족한 Technical Literacy는 어떻게 보완할지 고민해봐야지.


Product Manager의 자격요건을 볼 때마다 느끼는 거지만 배울 게 정말 많다. 이를 위한 실무 경험이 필요한 것도 사실이다. 어서 현업에 뛰어들어 다양한 것을 익히고 내 것으로 만들어서 내공 있는 PM이 되고 싶다.



*위의 6가지 핵심 역량은 아래 미디엄 아티클을 참고했습니다.

https://medium.com/swlh/the-product-management-capability-self-assessment-e06f9e0d670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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