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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씨 Aug 19. 2019

언제나 나를 힘들게 하는 것은
나였다.

책/ 생각 빼기의 기술





"너는 생각이 너무 많아." "너는 생각이 너무 많은 게 문제야." 필자가 자주 들어오던 말이다. 나는 남들도 생각 때문에 이만큼은 괴로운 줄 알았다. 생각이 많은 것은 일종의 '문제'다-라고 스스로 인정하게 된 것은 빈 메모장을 켜놓고 떠오르는 생각을 자판으로 두들겨 본 이후였다. (꽤 빠른) 자판 속도를 못 따라갈 정도로 끊임없이 생각들이 쏟아져 나왔다. 그저 생각이 '많다'에 그치지 않고 주로 부정적인 생각이 내 머리를 지배하자 나는 하루에도 열두 번씩 감정의 롤러코스터를 타야만 했다. 그 롤러코스터에 오른 것은 바로 '나'이며 롤러코스터에서 내려올 수 있는 것도, 필요하다면 부숴버리는 것도 오직 '나'만 할 수 있다.-는 생각과 희망으로 이 책을 읽기 시작했고 이우경 심리 전문가는 내 생각에 믿음을 실어 주었다. 말 그대로 생각을 빼는 기술을 하나, 둘, 셋 순서에 맞춰 알려줄 것이라고 기대했다면 이 책은 당신의 생각보다 매우 과학적이다. 작가는 생각 빼는 기술에 통달한 도인(道人)이 아니라 심리학 박사이자 임상 심리 전문가인 '학자'이자 '의사'에 가깝다.

다만, 정말 '생각'에서 자유로워지고 싶다면 눈에 보이지 않는 마법이 아니라 여기에 적힌 '의학적 근거'와 '인지치료'가 더 효과적이지 않을까.









작가. 이우경

포르투갈어 전공에서 심리학으로. 그리고 현재 심리학 박사이자 임상심리 전문가

최근 만나 본 작가들 중 가장 흥미로운 프로필이었다. 이유인즉슨, 비슷해서.

나 역시 중학교 때부터 외교관을 꿈꿨고 진로를 바꿨지만 외국어에 대한 흥미는 여전히 남아, 10개 국어에 도전 중이다. 나 역시 마음의 감기를 앓아본 적이 있고, 아마 지금도 바이러스는 내 몸, 머릿속 어딘가에 잠복 중일 것이다. 수많은 힐링 에세이들을 읽어도 '힘내라' '포기하지 말라' '긍정적으로 생각해라'라는 말 따위는 전부 '지금 건강한' 사람들이 쉽게 하는 소리로 밖에 들리지 않았다. 그때 관심을 가진 것이 '뇌과학'이었고, '임상 심리 전문가'들이 쓴 책을 읽기 시작했다. -----긴 이야기는 [항 우울 인생] 카테고리에서!







가장 먼저, 알아차리기 : 부정적 자동 사고(ANTS)를 멈추기 위한 방법

자, 눈앞에 아기가 울고 있다고 가정해보자. 그럼 우리는 모두 이렇게 반응할 것이다. "아가, 왜 울어? 어디가 불편하니?", "혹시 배가 고프니?", "뭐 때문에 화가 난 거야?", "우리 아기가 뭐가 필요할까?" 똑같은 방법을 적용하면 된다. 강렬한 감정을 느끼거나 격한 반응이 일어나면 우리는 그것이 '무엇인지' 알아차리기 위해 집중해야 한다. 화가 나서 미쳐 돌아버릴 것 같을 때, '방금 전에 어떤 생각이 스쳐 지나갔는지', '무슨 걱정을 하고 있는지' 등을 스스로 질문해보자. 스스로 왜 그런 기분을 느꼈는지 이해할 수 있어야 해결해나갈 수 있다. 배가 고픈 지 알아야 맛있는 음식을 요리할 수 있는 것처럼.




자존감은 만능 해결사가 아니다

요즘 자존감, 자신감에 대한 관심이 부쩍 늘면서 다양한 매체에서 마치 모든 것은 자존감 결여에서 비롯되었고 따라서 자존감이 올라가면 무엇이든지 할 수 있다-는 생각에 펌프질을 하는 것 같다. 자, 생각해보자. 자존감이 에어컨 온도 조절하듯 올리자 하면 올라가고 내리자 하면 내려가는 것인가? 마찬가지로 행복해져라 얍! 하면 우린 행복해지는가? 아니다. 자존감이란 몇 권의 책을 읽고 강의를 듣고 또는 상담을 받았다고 해서 읏차, 하고 거중기 들어 올리듯 쑤욱 올라가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럼 자존감은 어떻게 올리냐고?

'자기가 가지고 있는 능력을 충분히 발휘하고 그것을 즐길 줄 알고 스스로를 가치 있게 여기고 존중한다.
즉 내 삶에 책임을 지는 태도가 중요하다.'

이 문장을 충분히 이해하고, 실현하기 위해 노력하는 동안 올라간다.

역시 말은 쉽고 문장은 멋있다. 그렇다면 현실적이고 실용적인 대안 하나.

사소한 것일지라도 목표에 집중하는 것이 좋다. 때가 오기를 계속 기다리기보다는 먼저 움직이는 것이 필요하다. 자존감도 결국 우리 몸과 머리 안에서 생성되는 것인데, 본디 우리의 몸과 머리는 선 행동 후 반응을 원칙으로 한다. 자존감이 회복되면, 자신감이 생기면 그때 해야지, 하다 보면 계속 그 자리에 주저앉게 된다. 그러나 움직이다 보면 조금씩 자존감 지수가 올라갈 수 있다. 생각하고 움직이는 대신 움직이고 생각해보자. 우리의 몸은 우리가 움직이기를 무척 기다리고 있을지도 모르니까.






북-믈리에 아씨

나를 괴롭히는 생각이 많은 사람들에게, 마지막으로 이 말을 덧붙이고 싶다. 

그들이 진심으로 스스로 이 말을 되뇌어보기를.

내가 행복하기를

내가 안전하기를

내가 평화롭기를

내가 건강하기를


나 역시 나의 행복과 안전과 평화와 건강만큼

이 글을 읽는 당신의 것도 무사하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함께 읽으면 좋은 책 https://brunch.co.kr/@pennameaxxi/56


https://blog.naver.com/jmilujute/2216210529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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