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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Looker Oct 03. 2016

톰 행크스의 직업 윤리

<설리: 허드슨 강의 기적>을 보고

간만에 글로 찾아온 영화 푸념꾼.

그 동안 삶에 치여 글을 못썼어...

이번에 푸념할 영화는 <설리:허드슨 강의 기적>이야.

2009년 1월 15일 뉴욕 라과디아에서 155명의 승객을 태우고 떠난 US Airway 1549편은 공중에서 새 떼를 만나 양쪽 엔진이 고장나게 되지.

관제탑 쪽에서는 라과디아로 회항하라고 했지만 기장인 채슬리 설리 설렌버거의 판단에 따라 1549편은 라과디아로 가지 않고 허드슨 강에 착수하게 돼.

엄청나게 추웠던 1월의 날씨에 단 한 명도 죽지않고 155명이 모두 살아서 구조된 기적 같은 얘기.

그 이야기를 영화화 한 <설리: 허드슨 강의 기적>을 끌고 나간 것은 역시 톰 행크스 였어.



1. 카메라, 인물을 담다.


<설리 : 허드슨 강의 기적> 은 영화가 시작하기 전 배급사와 제작사가 소개되는 부분 부터 비행기가 추락할 때의 소리가 나와.

그리고 영화가 시작하자마자 비행기가 추락하고 그것이 사실 설리가 꾼 악몽이라는 것이 제시가 되지.

영화가 시작하자마자 관객들이 마주하는 설리의 모습

그 이후로도 설리는 몇 번이나 비행기가 추락하는 플래시백을 보게되고 엎친데 덮친격으로 자신과거의 플래시백까지 겹쳐보이게 되지.

거기다가 분명히 영웅으로 추앙받아 마땅할 행동을 했는데도 왜 라과디아로 회항하지 않았는가에 대해서 위원회에서 조사와 추궁을 받게 돼.

자신의 42년 경력에 비춰 분명히 회항하지 못할 상황이었고 양쪽 엔진을 모두 잃었다고 느꼈는데 위원회는 계속해서 자료와 시물레이션을 들이밀며 회항이 가능했고 엔진은 한쪽만 잃었다고 주장하고

힘을 불어넣어줘야 할 아내 역시 불안한 나머지 전화를 할 때마다 횡설수설 하게되고 나중에는 심지어 설리를 탓하게 되지.


한 마디로 설리는 매우 불안한 상태에 있어.

이것은 비단 자신이 은퇴를 앞두고 직업을 잃을 수도 있다는 불안이 아니야.

자신의 가치관과 자신의 인생이 부정당하느냐 아니냐에서 오는 불안감이며 자신이 옳다고 굳게 믿고 있던 지반이 흔들리는 불안감이지.

언론에서도 마찬가지야 설리를 영웅으로 추앙하는 기자들이 있는 반면 그를 사기꾼이라 부르는 기자도 있어.

이 개인과 사회의 갈등 속에 서 있는 설리를 카메라가 아주 잘 담아냈어.

아니 사실 설리 뿐 아니라 설리의 아내 로리와 부기장인 제프의 불안함까지 아주 잘 캐치해냈지.

카메라가 곧 = 설리의 심리상태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야.

특히 설리가 공청회에서 시뮬레이션의 결과를 확인할 때의 긴장감과 실망감이 고스란히 전해져오지.


공청회에서 시뮬레이션 결과를 확인하는 설리와 제프



2. 155명이라는 무게


설리는 영화에서 기장으로서 자신의 직업에 충실한 인물이야.

아니 충실해도 너무 지나치게 충실하지.

비행기가 착수했을 때도 승객들을 모두 대피시키고 물이 찬 비행기의 뒷부분까지 직접 확인하고 나서야 탈출하는 설리.

구조를 당하고도 승객 명단이 없다며 일일히 확인을 해야한다며 불안해 하는 설리.

호텔에 들어와서도 기장 유니폼을 벗지못하는 설리.

그리고 탑승자 155명이 전부 구조됐다는 것을 확인했을 때 155라는 숫자를 계속해서 되뇌이는 설리.

구조 후 승객명단이 없다며 일일히 확인을 해야한다며 안절부절하는 설리

그리고 나서도 공청회에서 탑승자 전원을 살린건 그날 있었던 모든 사람들의 덕이라고 말하는 설리.

물론 비행기 추락이 끔찍한 사고인 것은 맞지만 지난 푸념에서도 말했듯이 시련을 극복하는 과정에서 그 사회의 성숙함이 결정되는거야.

이 영화의 부제가 <허드슨강의 기적>이지만 사실 이는 기적이라고는 할 수 없을지도 몰라.

그 날 있었던 모든 이의 노력이 합쳐져서 만든 결과를 기적이라 부르는 것은 어찌보면 그들의 노력을 충분히 표현하지 못하는 것일 수도 있으니까.

이는 한국에 있는 관객들에게 자연스럽게 세월호 사건을 겹쳐보이게 해.

우리에게도 설리와 같은 선장이 있었다면, 빠른 구조가 이루어졌다면 하는 씁쓸함을 남기며 극장을 나서게 되지.



3. 톰 행크스의 직업 윤리


사실 톰 행크스가 연기한 배역 중에 설리와 아주 유사한 배역이 있어.

바로 <스파이 브릿지>의 변호사 제임스 도노반이야.

<스파이 브릿지>의 제임스 도노반

제임스 도노반은 변호사의 직업 윤리에 따라 미국내 소련에 대한 반발이 최고조인 냉전 시대에 러시아 스파이인 루돌프 아벨에게 인권적인 변호를 하게 되지.

그 선택에 따라 국가 전체를 적으로 돌리게 되지만 그는 굴하지 않아.

자신의 한 몸을 희생해서라도 그는 미국의 스파이를 되찾고 죄 없는 유학생까지 찾아오게 되지.

제임스 도노반의 이야기 역시 실화야.

어찌보면 둥글둥글한 그의 모습에서 반짝이는 눈빛은 평범한 직업 속에서 빛나는 직업 윤리 같은 느낌을 줘.

눈빛으로 모든 걸 얘기하고 절대 현실과 타협하지 않는 그의 모습은 영화 속 로버트 랭던이 되어  댄 브라운의 세 번째 영화화 작품 <인페르노> 라는 작품으로 다시 한 번 스크린에서 만날 수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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