왠지 모든 것이 마음처럼 안 되는
왠지 모든 것이 마음처럼 안 되는 날이 있다. 주말의 여파로 아직 덜 풀린 몸과 계속 쉬고 싶은 욕망이 가득한 월요일 아침이면 더 그렇다. 안락한 둥지에서 떠나는 도전을 시도했던 첫 주, 아주 비장했던 첫 마음과는 달리 부끄럽게도 울고 짜는 한 주로 보냈다. 하지만, 새로운 둥지에 무사히 안착하기 위해서는, 연착륙의 시간이 필요했던 거라 스스로 안위하며 둘째 주를 맞이했다.
둘째 주부터는 조금씩 나의 기능을 찾아가 보기로 한다. 갑작스러운 사고와 수술 이후, 이리저리 상한 몸과 마음으로는 힘들었던 일들 말이다. 빠져나왔던 대화방에 초대가 되고, 모임에 참여하고, 또 사람들을 만나면서, 역시 나 없이 세상은 잘 돌아간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약간의 안도와 또 한 움큼의 씁쓸함에 물든 채로, 나는 아무렇지 않은 듯이 말을 주고받는다.
얼굴 부기가 조금씩 빠지면서인지, 혹은 마비되었던 신경이 돌아오면서인지, 굳게 닫혔던 왼쪽 눈꺼풀이 조금씩 떠지기 시작한다. 기쁨과 동시에, 거울을 들여다보자마자 속상함이 울컥하고 몰려온다. 열린 눈꺼풀 사이로, 흐리멍덩하게 초점을 잃은 눈동자가 보였기 때문이다. 생명력을 잃은 왼쪽 눈을 보니, 미안하고 또 미안한 마음뿐이다. 주인 때문에 고생이 많았을 왼쪽 눈꺼풀을, 다시금 지긋이 닫는다.
한쪽 눈 시야에 의지해서, 바쁘게 움직이다가 잔을 깨뜨렸다. 벌써 몇 번째 깨뜨리는지 모르겠다. 평소 같았으면 짜증이 잔뜩 몰려왔을 텐데, 나를 차지한 감정은 ‘허탈함’이었다. “후…”하고 한숨을 쉬고 덤덤히 청소기를 찾아다 깨진 유리 조각을 치운다. 내친김에 한 바퀴 청소하고 쓰레기봉투를 묶어 내놓는다. 그리고 자꾸 깨뜨리게만 되는, 당분간은 쓸 일이 없을 리델 와인잔들을 천장 위 안 보이는 곳에 차곡차곡 옮긴다. ‘그래, 당분간은 안전하게 여기 있으렴.’
몸도, 감정도, 마음처럼 안 되는 월요일 아침이다. 포부를 안고 시작한 유튜브도 쉽지는 않다. 시청자들의 마음을 헤아려야 하는데, 아직 내가 하고 싶은 채널의 정체성도 정하지 못했다. 착잡함에 제목을 바꿔볼까 하다가, 새로 달린 댓글을 발견한다. 어릴 때부터 아픈 머리와 마음으로 학교에 가지 못했고, 알을 깨고 나오는 도전이 여전히 힘들다고, 영상을 보고 용기를 얻는다며 열심히 살아줘서 고맙다는 댓글이다. 눈물이 왈칵 쏟아지는 와중에 생각한다.
마음처럼 안 되는 월요일 아침이지만, 살아가는 이유와 의미가 있어 다행이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