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리마인더 Dec 14. 2023

내버려 둬라

상처받지않는영혼ㅣ마이클싱어




살다 보니 내가 감당하기 어려운 일, 사람, 상황과 마주해야 하는 순간이 있다. 화창하게 맑은 날 생각 없이 그냥 외출했다가 갑자기 내리치는 소나기 앞에서 속수무책으로 옷을 적시는 그런 날. 카페로 들어가야 하나? 아니면 은행? 판단할 시간도 없이 이미 머리카락과 옷이 흠뻑 젖는다. 소나기는 대게 빗방울이 굵다.



상식과 판단이 소용없는 일들. 내부도 외부도 내 뜻대로 컨트롤되지 않는 순간에 나는 무력해지는 동시에 그 상황에서 벗어나려 무진장 애를 썼다. 그럴수록 시야는 히뿌였게 가려졌다. 그런 순간에 자신을 온전히 내 맡기며 힘을 뺄 수 있는 사람은 과연 얼마나 있을까.



날씨나 건강이, 사람이나 관계가 내 마음대로 될 거라고 생각하는 오만이 뒤통수를 세게 때려 꽈당 넘어지고 나면 그제야 주섬주섬 다시 정신을 챙긴다. 삶은 내 마음 처럼 되지 않는다. 내 마음 처럼 되는 게 하나라도 있다면 그것에 감사하자.


 







누군가가 당신을 떠나거나 죽거나, 어떤 일이 잘못되거나, 뭔가가 당신의 틀을 뿌리째 흔들어 놓는다. 이런 일이 생기면 주변의 모든 사람과 사물과의 관계를 포함해서, 당신이 누구인지에 대한 당신의 신념이 송두리째 무너지기 시작한다. 당신은 세계가 무너지는 것을 막기 위해 빌고, 싸우고, 몸부림친다.

200


사는 데는 두 가지 길이 있다. 안전지대에 머물기 위해 삶의 바칠 수도 있고 자유를 위해 노력할 수도 있다. 바꿔 말하면, 평생 한정된 틀 속에다 메사를 끼워 맞추는 일에다 바칠 수도 있고 그 틀로부터 자신을 해방시키는 데에 바칠 수도 있다.


작은 우리에 갇혀 있는 호랑이 앞에 오게 됐다고 하자. 당신은 저런 비좁은 공간에 갇힌 채 평생을 보낸다는 게 얼마나 비참한 일인지를 저절로 생각해 보게 된다.

203



영성은 어떤 대가를 치러서라도 그 너머로 가고자 하는 결심이다. 진정으로 넘어가고 있다면 당신은 언제가 자신의 한계에 부딪힌다. 영적인 존재는 자신이 늘 가장자리에 부딪히고 있음을 느낀다. 해야 할 일은 단지 끊임없이 힘을 빼고 그 속으로 들어가는 것이다.

208-209







삶은 안전하다고 믿는 울타리 그 밖에 있다.
진정으로 넘어가고 있다면 당신을 언제나 한계에 부딪히게 될 것이다.
영적인 존재는 자신이 늘 가장자리에 부딪히고 있음을 느낀다.
우리가 해야 할 일은 단지 끊임없이 힘을 빼고 그 속으로 들어가는 것이다.
스스로 만들어 놓은 틀은 한순간에 와르르 무너질 수도 있다.
우리 속에 갇힌 호랑이로 살 것인지,
안전지대를 벗어나 미지 속으로 나갈 것인지는
각자의 선택이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