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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슬로울리 Slowly Feb 18. 2024

나는 내가 좋다

'죽고 싶지만 떡볶이는 먹고 싶어'ㅣ백세희



'죽고 싶지만 떡볶이는 먹고 싶어'가 전 세계 100만 부가 팔렸다고? 솔직히 놀랐다. 대단히 멋진 일이 아닐 수 없다. 한국뿐만 아니라 다른 나라에도 삶이 무겁고 오늘이 불안한 사람들이 많구나 하고 생각했다. 책이 출간되었을 때 마치 한때의 유행 같은 책이 아닐까 생각했다. 지인을 통해 대략을 줄거리를 전해 듣기도 했지만 굳이 읽고 싶은 마음이 들지 않았다. 그러다 많은 사람들이 읽었다는 사실을 알고 난 뒤에야 나도 한 번 읽어보고 싶어 진 거다.




내 안에는 햇살 같은 따스함이 있고 사랑이 있고 깨어있음이 존재한다. 그러나 내 안에는 바다처럼 깊은 좌절과 불안이 있다. 백세희 작가가 쓴 것처럼 자기 안의 불안, 열등감, 질투, 자기혐오의 감정을 세세히 들여다볼 수 있는 사람은 과연 얼마나 될까. 자기 안에 어두운 방을 열어 보일 수 있는 사람 말이다. 우리는 상처받기 쉬운 존재로 태어났다. 각자 살아온 환경은 다르겠지만 누구나 순두부처럼 연약한 면이 있다. 나를, 내 감정을 있는 그대로 바라본다는 게, 모른 채 하고 억압하고 무시하지 않는다는 게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작가의 말에 공감하며 줄을 긋는다. 또 어떤 부분은 내가 그가 아니기 때문에 완전히 공감하기란 어렵다. 우리는 각자 다른 것들의 조합이며 그래서 유일한 존재이므로 자신을 알아가는 시도와 과정이 중요한 이유다. 있는 그대로 자신의 모습을 인정하고 껴안으려 하는 그 몸부림이 그저 아름다웠고, 부럽고, 고마울 뿐이다.





'나'라는 존재
나 자신을 깊이 들여다보는 건 언제나 힘들다. 부정적인 감정에 휩싸였을 땐 더더욱. 삶도 파도처럼 널 뛰며 좋아졌다 나빠졌다 반복할 거야. 오늘 우울하면 내일 행복해지고, 내일 행복하다면 또다시 우울해져도 돼. 나를 사랑하기만 하자. 나는 나밖에 없는 존재. 그것만으로도 특별한 존재. 내가 평생 동안 돌봐야 할 존재. 그러므로 애정을 갖고 따스하게 한 걸음씩 찬찬히 조목조목 짚으며 도와줘야 할 존재. 096



고통과 위안
해결할 수 없는 감정을 타인에게 끝없이 털어놓는 것만큼 고문도 없다. 나나 상대에게 모두 의미 없는 감정소모의 되풀이가 될 뿐이다. 하지만 책은 다르다. 내 생각과, 내 상황과 같은 책을 약을 찾듯 찾아 헤매고 종이가 닳을 만큼 읽고 또 읽고, 줄 치고 또 친대도 책은 날 외면하지 않는다. 싫증 내지 않는다. 결국 긴 시간을 딛고 해결책을 얻고, 치유가 될 때까지 조용히 오래 기다려 준다. 책의 가장 큰 매력 중 하나다. 176



마음이 아픈 사람들이 숨을 쉬듯 당연하게 병원을 찾고 그 어떤 불이익도 받지 않으며, 주변 사람들을 더는 의지의 문제로 치부하지 않는, 마음의 상처도 눈에 보이는 상처와 비슷한 무게로 여겨지는 날이 꼭 오면 좋겠다. 4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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