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호스피스 완화의료에 대한 단상

호스피스상담과  출입국심사

(이 이야기는 약1년간 호스피스 초기상담을 하며

경험한 부분과 그 과정에서 든 생각을 바탕으로

작성한 글입니다)


사랑하는 이가 멀리떠난다

말없이 보내겠는가? 준비안된건 없는지 끝까지 살피고 보내겠는가?


희망의 끈을 잡고 이어온 치료과정에

더이상 사용할수 있는 치료제나 방법이 없거나

옵션이 거의 없을 경우 호스피스 상담을 권유

받게된다


이제껏 걸어왔 던, 생각해왔던 방향과 전혀 다른

길을 제안받으며 환자와 가족은 혼란에 빠지고,

대화가 조심스러워진다.


하지만 이 시기 더 많은 대화와 논의가 필요하다


호스피스완화의료로의 전환과 임종 준비는 마치 70,80년대 해외여행과 같다

비자가 언제나올지 언제 허가가 떨어질지 모르는 상태로 가족과 이별이야기 조차 못나눴으면 못 나눈대로준비안되어있으면, 허겁지겁 떠나야한다.


물론 의학의 발달로 이승에서 다른세상으로 가는 시기 예측이 정교해지긴 했다. 하지만 떠나는 시기를 아는것과 세상을 떠나기전 가족과 의미있는 이야기를 나누는것은 다른 차원의 일이다.


임종이 예견되는 말기질환상태에서의 호스피스상담과 여행출입국심사를 대비 생각해보면 호스피스 상담은 꺼릴게 아니라

더 많이 해야한다


여행준비할때 어떠한가 여행가이드에게 하나라도

더 보여달라고 자세히 설명해달라고 때론 자유시간을 달라고 요구하지 않나?

출입심사의  질문에 성실히 대답하고, 여행의 목적을 분명히 언급하지 않나?


호스피스 상담은 임종을 맞이하기 전 당사자가 놓친건 없는지,가족에게 남기고 싶은 이야기는 없는지 이야기의 장을 마련해준다


극단적으로 출입국심사를 거치지않는

사람의 출입이 불허되거나 법적 제재를

받는것 처럼 호스피스 상담을 거치지 않으면

갑작스레 다가온 임종과정의 어려움이 고스란히

가족의 몫으로 돌아간다


호스피스상담가는 임종여행의 가이드다

죽음을 앞당기거나 재촉하지 않는다

그저 임종 과정이 가족의 재앙이 아닌

준비된 이별이 되게 도울 뿐이다


부디 호스피스 완화의료에 대한 부정적 편견으로

무거운 주제를 이야기해야하는 어려운 시간이지만 떠나는이와 떠나보내는이 모두에게 필요한 기회를

놓치지 않으시길 바래본다


(짧은 소견으로 이견이 있을수 있습니다.아래 사진은 죽음을 조금이라도 이해하고 싶어 업무를 맡게 된 뒤 제가 읽은 책들입니다.)


작가의 이전글 나눔, 가능성의 씨앗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