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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ASH Dec 04. 2024

말을 예쁘게 하는 건 훌륭한 재능이다

부정적 감정의 매몰에서 빠져나온 후 보이는 것들

그동안 2년 넘게 브런치 글 쓴 것들을 보면, 시기에 따라 또 생각한 것들에 따라 글을 쓰는 형태가 달라졌다. 그래서 딱히 형식에 얽매일 것도 없고, 생각한 것을 그대로 솔직하게 적으면 그만이다. 글 형식조차도 그 당시의 생각과 심리를 담고 있을 테니. 요즘 여러 가지 생각하는 것들을 두서없이 나열해서 적는 글.




1. 잘 배운 다정함

말을 예쁘게 하는 건 엄청난 재능이다. 말을 예쁘게 한다는 건, 잘 배운 다정함이 몸에 배어 있다는 뜻이기도 하고. 말을 예쁘게 한다는 건, 없는 말을 지어내거나 아부를 떠는 것은 전혀 다르다. 내가 어떻게 말을 해야 상대방이 기분 나쁘지 않게 잘 받아들일 수 있는지를 안다는 것이고, 또 똑같은 말이라도 어떻게 세련되게 표현해야 할지를 안다는 것이다. 목소리의 톤, 단어의 선택, 말을 툭툭 던지지는 않는지 등등 이런 것들을 통해 이 사람이 얼마나 잘 배운 다정함을 갖고 있는 사람인지 알 수 있다. 어디서 어떤 직군으로 무슨 일을 하더라도, 잘 배운 다정함은 큰 자산이 되어준다. 잘 배운 다정함에 따라서 사람의 인상이 달라진다.



2. 좋은 리더의 조건

운이 좋게도 PM 커리어를 처음 시작할 때 좋은 리더들을 만날 수 있었다. PM 커리어를 시작하며 SSG PAY를 만들고 컬리의 정산 시스템을 만드신 분을 바로 내 위의 리더로 만났고, 총괄 리더로 컬리의 CPO였던 분을 만났다. 그 이후, 내 바로 위의 리더로 쏘카에서 리더 직군에 계신 분을 만났다. 또 직접적으로 내 위의 리더는 아니었지만, 한 스타트업 브랜드에서 마케팅 총괄을 하며 300억 이상의 매출 규모를 만들었던 BD 리더, 사조에서 10년 이상을 일하셨던 오퍼레이션 리더, 제일기획에서 11년을 몸담으셨던 마케팅 리더와 친하게 지내려 노력했다.


내가 이 리더들을 좋아하는 이유는 다 다르다. 각자의 매력이 있고, 각자의 장점을 갖고 계시고 다 너무나 멋있는 분들이다. 이 리더 분들은 다 다른 커리어와 성향, 배경을 갖고 있는데 이들의 공통점이 무엇인지 궁금하다. 서로 성향은 달라도 좋은 사람, 좋은 리더가 되기 위한 필수 조건들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 리더들은 아마 그 조건들을 모두 갖추고, 그 위에 각자의 장점을 더해 지금의 모습이 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에서 이들의 공통점이 무엇인지 알고 싶다는 생각을 하는 중.



3. 환경을 바꿔 매몰에서 빠져나오기

최근 감사 일기를 쓰려고 노력한다. 아주 사소하지만 3가지 이상의 감사한 점을 글로 쓰는 것이다. 많이 쓰는 방법인데, 최근부터 이를 하려고 노력한다. 사실 이것도 멘탈 관리를 위해 전부터 많이 추천을 받은 내용이다. 다만 부정적 감정, 예를 들면 상황에 대한 분노, 이 상황을 바꾸고 싶지만 아무것도 할 수 없는 무력감 등에 휩싸여서 전혀 시도 조차 하지 못했다. 다만 계속 부정적 감정을 주는 환경 안에서 이를 해내기가 쉽지 않았다.


결국 환경을 바꾼 최근에서야 감사일기를 쓰기 시작했다. 언제까지 쓸지는 몰라도, 환경이 바뀌고 부정적 감정에서 나를 환기시켰기 때문에 가능했다. 누군가는 부정적 감정을 주는 환경 안에서도 스스로를 바꿔서 매몰에서 빠져나오고, 다른 결과를 만들어 낼 수도 있겠지. 다만 아직 환경이 바뀌어야 매몰에서 빠져나올 수 있는 것은 내 역량이 아직은 이 정도라는 뜻이기도 하고.



4. 관성을 벗어나 변화하기

구글링. 지난 몇 년간 검색은 구글링이라는 단어로 대체되었다. 그래서 모든 업무의 시작은 구글링으로 자료를 찾는 것이었고. 구글링은 일을 하기 위한 내가 아는 세상 안에서의 관성이었다. 나를 부정적인 감정에 매몰되게 하는 환경에서 벗어난 뒤, Perplexity를 처음 써봤다. Perplexity는 진짜 전혀 다른 차원의 검색이었다. 사실 Perplexity를 쓴 이유는 SKT 유저이면 1년 무료라서 쓰긴 했는데, 1년 후에도 유료로 구독할 것 같다. 아니 그때 되면 또 다른 전혀 다른 차원의 변화가 나올 수도. 이제 Perplexity 없이 뭔가를 알아보고 조사하고 일하는 것은 상상할 수도 없다. 만약 기존의 환경에서 계속 관성에 물들어 있었다면, 이런 변화를 체험하고, 실제로 변화에 적응하려는 노력을 체득할 수 있었을까 싶다. 이번 케이스는 검색이지만, 일을 하는 여러 가지 과정에서 항상 관성에 주의해야 한다.



5. 똑똑한 사람

세상에 똑똑한 사람은 생각보다 많이 없다. 그래서 정말 똑똑하고 뛰어난 사람을 만나는 건 운이 좋아야 한다. 그래서 이전에 똑똑한 리더들을 만날 수 있었던 건 정말 운이 좋다고 생각한다. 똑똑한 사람들은 세상에 생각보다 많이 없고, 지금보다 더 스스로 똑똑한 사람이 되고, 똑똑한 사람을 만나고 싶다면 의식적으로 노력해야 한다.



6. 해도 되는 척과 그렇지 않은 척

남의 경험이면서 내 경험인 척, 모르는데 아는 척 이런 척은 하지 말아야 할 척이다. 반대로 꼭 필요한 척이 있다. 예를 들면 착한 척 같은 것들. 백종원이 착한 척을 오래 하면 그게 습관이 되고 실제의 자신이 된다고 말한 적이 있다. 그만큼 해야 할 척과 그렇지 않은 척을 구분해야 한다. 의식적으로 착한 척은 못하더라도, 모르는 데 아는 척, 남의 경험인데 내 경험인 척만 안 해도 중간은 가지 않을까 싶다.



7. 전체 구조부터 보기

무언가를 알고 싶다면, 전체 구조, 큰 것부터 봐야 한다. 그것이 프로덕트인지, 비즈니스인지 또 무엇인지는 상관없다. 전체 구조를 보고 디테일한 하위 위계로 내려가면서, 구성 요소들을 하나씩 뜯어봐야 한다. 전체를 보지 않은 채, 디테일한 것만 본다면 장님 코끼리 만지는 것과 같다. 코끼리의 전체를 먼저 본 후 다리와 코와 꼬리를 봐야 코끼리라는 것을 알 수 있다. 디테일한 것부터 먼저 보면 다리를 보면 나무, 꼬리를 보면 뱀, 코를 보면 또 다른 무언가라고 생각할 수밖에 없다. 무언가를 정확히 파악하고 싶다면 전체 구조부터 봐야 한다.



8. 프레임워크는 모든 것을 해소해주지 않는다

프레임워크는 모든 것을 해소해주지 않는다. 어떤 방법론을 써도, 해당 방법론에 해당되지 않는 예외 케이스들이 나온다. 예외 케이스들이 나온다고 해서 해당 프레임워크가 잘못된 것이 아니다. 사람이 하는 일이기 때문에 항상 예외 케이스는 나올 수밖에 없다. 중요한 것은 해당 프레임워크로 예외 케이스를 최대한 막을 수 있는지, 예외 케이스가 등장했을 때 어떤 식으로 대처를 하고 이후에 어떤 관리 체계를 가져갈지에 대한 것이다. 예외 케이스 하나로 프레임워크라 쓸모없다는 주장은, 불로 인한 화재 사고가 났으니 불을 쓰지 말자는 것과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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