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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부자뷰티 Oct 25. 2023

3.인스타그램을 끊으니 내 시간이 생겼습니다.

나는 스마트폰 중독자다.

민망하지만 사실이라 여과없이 진실되게 말하고자 한다.

참고로 이 글은 딘의 <인스타그램> 노래를 들으며 읽으면 더욱 즐거울 듯하다. 


나의 실상을 열어보자면 퇴근하고 '피곤하다'를 연신 외치며 소파에 누워 스마트폰만

들여다보고 있다. 그래서 퇴근 후 시간은 사실 <방전>과 <스마트폰>으로 끝맺음한다. 


다음날 피곤에 찌들어 일어나 출근을 하면서 바보같은 어제 저녁 하루를 돌아보며 스스로를 원망한다.

지하철에서 스마트폰 중독을 스마트폰에 쳐보며 정신차려야겠다고 다짐하는 일상을 반복한다. 

문제는 이런 삶이 계속 반복된다는 것이다. 후회와 다짐의 반복.


스마트폰으로 뭘하냐고? 

뭘 안한다. 그냥 누워서 유튜브 알고리즘에 취해 이것저것 눌러보고, 인스타그램의 방대한 정보를 보며

마치 언제든 다시 봐야지 하며 보관함에 넣지만 다시 보는 일 따위는 벌어지지 않는다.

새로운 콘텐츠들이 끊입 없이 쏟아지는 상황 속에서 보관함에 들어간 콘텐츠를 보는 건 '1년에 한 번 이게 뭐지'하며 실수로 눌러보는 일 밖에는 없으니까. 


그렇게 '아무것도 하지 않지만 스마트폰에 지배되는 삶'을 반복하다가 이래서는 안되겠다고 생각하며 그 중 나를 가장 현혹시키는 인스타그램이란 녀석을 삭제시켰다. 그러니 거짓말같이 내 시간이 생기기 시작했다. 




1.인스타그램을 끊으니 내 시간이 생겼다.


인스타그램을 하지는 않는다. 인스타그램을 통해 맛집이나 데이트 정보, 여행 정보를 주로 얻을 뿐 따로 계정을 열어 하지는 않았다. 

그러나 원하지 않아도 인스타그램은 계속해서 내게 즐겁고 재밌는 무한 정보를 공급해주었다. 

그러다보니 한 번 열면 기본은 30분이요, 어떨때는 씻기 귀찮아서 아무생각 없이 여러 짧은 짤들을 무한 재생하고 있는 나를 발견하고는 한다. 


마치 중독같이 빠져들나서 내가 얻은 것은 엄청난 양의 정보라기 보다 짧은 짤에 익숙해져버려 줄어든 집중력과 시력 감소, 피로감, 무한 허탈감이었다. 

차라리 이렇게라도 힐링이 되면 좋으련만 무한 중독에는 결코 휴식은 찾아오지 않았다. 그럼 적당히 하고 끊으면 되지 않냐고? 적당히 하고 끊을 정도의 자제력이 있었더라면 애초부터 그 자제력으로 공부를 하고 대학 입시도 서울대를 가지 않았을까? (확실해?!)


결국 인스타그램을 삭제했다. 

인스타그램 계정도 안 하면서 인스타그램으로 남의 화려한 모습이나 웃긴 영상, 무한 짤을 보며 보내는 시간이 아까워 과감히 큰 용기를 갖고 삭제했다. 

삭제하는데 드는 시간은 겨우 10초였다. 할 수 있는데 그동안 안해왔던 것이다.

이유는 자극적이고 재밌으니까!


그렇게 인스타그램을 삭제하니 스마트폰을 해도 그다지 재미있지 않았다.

게임을 하는 것도 아니고, 쇼핑을 계속 하는 스타일도 아니다보니 스마트폰을 켜고 그다지 할 게 많지 않았다.


그나마 가는 몇몇 카페들도 많지 않았고 아침에 훅 둘러보면 추가로 올라오는 콘텐츠도 없다보니 거기서 끝이 없다. 궁금해서 타이머로 시간을 재보니 기껏해야 최대 20분 내로만 스마트폰을 하는 엄청난 변화가 일어났다. 


남는 시간에 뭘할까? 

그렇게 시작한 게 운동이었다. 퇴근 후 운동을 하고, 좋아하는 책을 조금 읽고 자면 완벽한 스케쥴이었다. 

그래도 시간이 남으니 글을 쓰기 시작했다. 일상에서 경험하는 답답한 마음이나 변화하려고 노력하는 나의 생각을 어디에든 쓰고 싶었다. '기록하지 않으면 사라진다'는 신념하에 이것저것 끄적이는 시간도 늘어나기 시작했다. 


확실히 인스타그램을 끊고 스마트폰을 하는 시간이 줄어드니 장점이 굉장히 많아졌다.


<장점>

1.눈이 덜 피곤하다.

2.스마트폰 할 시간에 잠을 잘 수 있다.

3.회사에서 점심시간에 하는 스마트폰은 꿀잼이다. 

4.스마트폰 대신 독서, 글쓰기 등 생산적인 취미 활동을 하기 시작했다.

5.집중력이 아주 조금 올라가는 기분이다.


<단점>

1.인스타그램의 재미있는 무한 짤을 놓쳐 아쉽다.

2.아주 가끔 유용한 정보들을 제공받았는데 떠나보내니 아쉽다.

-끝 : 그 외 없음-


이렇게 보니 인스타그램을 끊기 잘한 것 같다. 


2.앞으로의 숙제는 남아있다. 


그럼에도 여기에는 또 함정이 있다.

인스타그램을 내 스마트폰에서 제거함으로써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시간은 기하급수적으로 줄어들었다.


다만 스마트폰에는 무한 재미있는 다른 콘텐츠들이 아직 많다는 점이다. 

네이버에 접속만 하더라도 내가 굳이 검색하지 않았지만 충분히 관심 있을만한 흥미로운 콘텐츠들이 자꾸만 나타나 자신을 클릭해달라고 졸라댄다. 어떻게 알았는지 내가 좋아할만한 콘텐츠들만 자꾸 떠오른다. 

환장할 노릇이다. 


게다가 공부든 일이든 뭘 하다가도 자꾸만 스마트폰에 손이 간다.

스마트폰은 우리의 일상에서 없어서는 안 될 핵심 물건으로 떠올랐다.

어느 정도이면 <스마트폰이 없으면 내 마음이 불안할 정도다.>


게임을 안 하는 대신 네이버웹툰을 종종 보는데 이 웹툰보는 시간도 은근 오래 걸린다.

물론 10분 안팎이지만 난 또 하나만 보는게 아니거든?!

그렇다고 웹툰을 끊어버리면 나의 삶이 팍팍해 질 것 같아 이 아이만은 마지막까지 지키기 위해 노력 중이다.


웹툰 대신 다른 쓸데없는 활동을 최소화하기 위해 내가 노력하는 몇 가지들이 있다.


<스마트폰을 최소화 하기 위한 나만의 노력>

1.퇴근 후 스마트폰은 다른 방에 숨겨두기 (물론 내가 다시 찾으러 오지만 잠시라도 숨겨두기)

2.스마트폰을 하기 전에 타이머를 설정하고 20분 내에서만 하기 

  (이런 20분 내에서 다시 하는 타임이 잦아서 문제임)

3.더 흥미로운 콘텐츠는 일부러 찾으려 하지 않기

4.퇴근 후 스마트폰은 20분 이내. 무조건 일찍 자기! (자는 시간에는 스마트폰을 하지 않으니까)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 2번과 4번이다. 

타이머를 설정하고 20분이 넘어가면 스마트폰을 그만둔다.

인스타그램을 삭제해서 그나마 가능한 방법이다. 


만약 스마트폰을 많이 하고도 피로하지 않거나 오히려 즐거운 시간을 보냈구나라고 생각하는 사람이라면 전혀 문제가 되지 않는다. 우리같은 예민이들은 스마트폰으로 퇴근 시간을 모두 잡아먹고 눈과 손목의 통증을 느껴가며 다음날 슬퍼하며 출근하기에 어떻게든 그런 마음이 발생하지 않게끔 이런저런 시도를 해보는 것이다. 


스마트폰 중독 치료는 힘들다. 예방만이 살길이다. 

회사에서도 일상에서도 예민한 성향으로 피곤한 나인데 적어도 집에서만은 편안하게 쉬고 싶다. 

결국은 지친 내 몸을 위해 나만의 시간, 나만의 휴식을 취하기 위한 발악이다.


이렇게 오늘 또 새로운 시도를 한 나와 예민이들이게 박수를 보내며, 

나의 시도는 계속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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