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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일단하는 킴제이 Apr 06. 2024

두번째 네팔여행이 취소될 수 밖에 없었던 이유

설마.....설마요. 설마 제가요?

23년 7월 치앙마이에 다녀와서 개인 프로젝트로 강의와 명상 수업을 늘렸다. 메인 마케팅 업무는 지루해졌다. 

이커머스 마케팅은 회사와 계약해서 진행했는데 방향을 잃은 채 속도도 진흙에 오래 묵힌 닻이다.

함께 하는 분들과의 소통에 답답함을 느꼈고 앞으로 하고 싶은 일에 대해서 다시 정리를 했다.


올해 꼭 하고 싶은 건 무엇일까?

1. 네팔에서 요가 자격증 따기

: 선생님이 되고 싶다기보다는 차근차근 발바닥 기본부터 다시 세우고 싶었다. 내 사랑 Purna yoga retreat 선생님들에게 배우고 싶었다. 푸르나 요가에서는 상시 수업이 열리는 게 아니라서 몇 달 전부터 요청하고 같이 기획했다. 


2. 싱잉볼 클래스 비즈니스 테스트

: 한국에서 네팔 가서 싱잉볼을 배우고 싶다는 분들이 계셨다. 요가센터를 연결하고 통역도 해주면서 서브 선생님 역할을 하기로 했다. 구체적으로 푸르나 요가 센터 대표 마누하와 스케줄 조율을 시작했다.


3. 싱잉볼 판매 비즈니스

: 무게가 나가는 거라 네팔에서 수입해서 판다는 생각을 현실화하지 못했는데, 수딥이 소개해준 분이 계셔서 대화를 나누게 되었다. 마침 한국에서 네팔 가는 분들이 싱잉볼 수료증을 2개 정도 얻고 싶다고 해서 별도 프로그램도 기획했다.



그래! 9월에 떠나자!

23년 9월 일단 마케팅 업무는 접고 떠나기로 했다. 개인 프로젝트 말고 회사와 진행하는 일들.

점점 스케줄을 맞추기가 어렵고 업무 흥미가 떨어져서 그만두겠다는 이야기 전개를 혼자서 정리하고 있었다.

8월이 되고 하고 싶었던 일들에 대해 적극적으로 네팔 선생님들과 통화를 나누며 구체화를 시켰다.

9월에 떠날 예정이니 8월에 회사에 말을 해야지...


"정은 씨, 미국 마케팅을 본격적으로 맡아보는 건 어때요?"

오? 솔깃하다. 직접 영어로 광고도 돌리고 한국 브랜드 상품을 미국에 판매해보는 거다. 영어야 내가 기본 틀을 잡고

챗 지피티한테 물어보고 또 현지분 손과 눈으로 다듬어지면 되니까. 무엇보다 틱톡에서 판매를 해볼 수 있다는 기회가 매력적으로 느껴졌다.


네팔 가서 하기는 어려울 거 같은데... 업무 시간을 조정하긴 어려울 거 같고 아무래도 원래 일을 접으려고 했으니 관둬야 하나? 이래저래 생각을 하다가 결정을 저녁으로 미루고 내일로 미루고...

그래도 실질적으로 눈에 잡히는 계획은 네팔이었다. 그래 좀 더 진척이 되는 것들이 내게 온다는 신호겠지


이제 표를 사버리자 마음잡고 있는데 마누하에게 연락이 왔다

"킴제이, 미안.. 이런 소식을 전하게 돼서 미안해. 이번 TTC 프로그램 취소 되었어.."



아.... 네팔에 가는 메인 이유인데 취소되다니. 내가 무리하게 오픈해 달라고 했나? 

나라도 사람을 모아서 갔어야 했나? 아쉬워서 자신에게 화살이 간다. 속상해서 선생님들에게 연락을 했다

"취소가 된 이유가 있지 않을까?"


아니! 이게 무슨 또 네팔 같은 소리인가. 아쉬워 죽겠는데 취소가 된 이유가 있을 거라니!!!

일단 표를 안 샀으니 다행인가? 표 사고 미국 마케팅 어렵겠다고 정리하려고 했는데 아직 뱉지 않아서 다행인 건가?

그럼 네팔에 가는 한국분들과의 약속은? 싱잉볼 사업은? 헝..



내버려 둔 시간에서 마케팅 업무가 시작되었다. 생각보다 재미있어서 오 네팔 갔으면 못 했으려나 싶기도 하고 큰 배움에 다시 설레기도 하다. 일에 꽂혀서 그런가 몸에 열이 잘 난다.

오래 앉아서 그런가? 밥을 잘 먹었나? 배랑 옆구리에 두툼하게 살도 생긴다.


몸이 뜨끈하고 마음이 둥둥 정처 없이 떠도는 종이배다. 이미 네팔은 못 가고 안 가는 걸로 하루 이틀 만에 정리를 했는데... 아쉬워서 마음이 이러는 건가? 아니 곧 그날인가? 어? 그러고 보니 저번달에 언제 했더라?

스트레스받는다고 날짜를 놓쳤던가? 


다음날 팬티에 핏자국이 있다... 어? 생리 시작인가 보다. 아 근데 이 아리송한 마음은 뭐지. 일단 덮고 자자.

아침에 일어나서 나도 모르게 말이 나왔다


"제리야, 나 왠지 몸과 마음이 이상한데 임신인 거 같아"

임신일 거라는 생각도 하기 전에 말이 튀어나왔다.


"허니, 사실 나도 그 생각을 했어"

"어?! 왜 말 안 했어?"

"내가 말해서 아는 것보다 허니가 느끼는 게 중요하니까 기다렸지. 요즘 얼굴도 예뻐졌고 몸도 변했어"


서점 가서 임신 관련 책을 읽었다. 설마 진짜 임신일까

만약 그렇다면 앞으로 여행은? 일은? 못하는 거 아니야? 두려워서인지 설레서인지 무서워서인지 생각이 너무 많아 약국도 떠오르지 않았다. 이틀 있다가 약국에서 임신테스트기를 샀다.


두줄이 선명하게 뜬다.


취소가 된 이유가 있지 않을까? 모든 것에는 이유가 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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