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아 선배님들이 세계 곳곳에!
참으로 신기하다. 내게 필요한 인연들이 온다.
3명의 인연들. 최근은 당근마켓에서 만난 분이다. 이 글에서는 당근이라고 불러야겠다.
오늘 만난 분이다. 아기가 5개월이 되면서 뒤집고 구르느라 매트도 필요하고 찬바람이 불어서 옷도 필요하다.
금방크고 이 집에서는 얼마나 있을지 모르니 당근으로 다 산다. 마성의 당근.. 보이면 사게 된다. 아기 가디건이랑 수면 조끼가 있어서 사고 싶다고 연락을 했다. 문고리거래를 하기로 했는데 우리집 바로 옆이다. 오...
적당한 시간을 조율하다가 내일 간다고 아침에 걸어두면 오전 11시나 오후 2시에 가져가겠다고 했다. 차량등록도 안하고 가깝게 있다는걸 아셨는지 혹시 더 필요한거 있으면 현관에서 가져가라신다.
오? 좋지! 당근거래도 다른 분 집에 가는건 처음이라서 주소를 제리에게 보내고 갔다. 들어가도 되나 하고 연락을 드리니 맑게 웃으시는 분이 나오신다. 현관문쪽에 앉아서 준비해주신 박스를 풀어주신다. 하나하나 사진찍어서 올리는게 일이라며 하나하나 봐보란다. 양말도 다 주시고 오.. 아니 오? 이렇게까지요? 오
아뇨아뇨 이건 돈 받으세요! 그냥 주지 마세요 하면서 한 품 가득 쇼핑백에 넣었다. 곧 이유식 시작한다고 하니 그릇이랑 새숟가락 등등 5천원에 챙겨주셨다. 그러다가 단어가 나왔지.
"모유수유를 하거든요"
"네? 모유수유 한다구요!?"
어머나! 주변에 모유수유 하는 분들이 안계신데 너무 반갑다. 14개월까지 수유 했고 지금은 30개월이 넘었다고 해던 것 같다. 아기는 귀엽고 서스름 없이 짐을 보고 있는 우리에게 오기도 했다. 지금 내가 고민하고 있는 걸 이미 해보신 분이셨다. 모유수유는 6개월까지 하고 그만하려고 했다. 워낙 100일까지 고생했고 이유식을 시작하면 나도 놀아야지 ! 자유의 몸이 되어야지 싶었다. 그리고 최근에는 한쪽은 잘 안먹으려고 하고..
당근님께서도 똑같이 한쪽으로 다 먹였다며 그래도 아이를 지금 품고 해줄 수 있는건 이때 뿐이라고 하셨다.
'아기가 울고 깨고 보채고 하면 우리는 바로 모유를 줄 수 있는 힘이 있잖아요.'
'수면교육한다고 아침에 아이 깨우고 우는 아이 냅두고 할 필요가 있나요? 어차피 나중에 아이가 다 학업하면 규칙따르느라 스트레스 인데 지금 부터 그렇게 하고 싶지 않아요.'
'모유 할 때 진짜 힘들지만 그때가 그리워요. 아이가 2살까지 아픈적도 없구'
'아이에게 해줄 수 있을 때 다 사랑을 주는게 맞다고 생각해요'
!!!!
그렇지 않아도 6개월 되면 단유하고 자유의 몸이 되야지 했는데 막상 때가 되니까 아쉽다. 1박 2일 혼자 여행이 그리 중요한가 싶고. 집중할 체력도 안되고... 무엇보다 대화를 나누는데 그 분만의 맑고 명료한 사랑관이 너무나 멋지다. 나는 이럴까 저럴까 저게 맞나? 우는게 맞겠지? 습관을 잘 못 들이면 안되는데 걱정하고 있었는데.
이게 맞나 저게 맞나 자책했는데.. 저렇게 맑고 우아하고 평온하면서도 자연스러운 엄마라니.
아기를 키우면서 직감적으로 저건 지금 안아야한다. 냅두면 안된다 느껴지는 순간이 있다. 아기가 심하게 운다거나 당황했다거나 작은 불안함을 느낄 때. 내 가슴과 근육이 반응을 한다. 새벽에 엥하고 울 때 품에서 수유를 하면 바로 잠잠해진다. 잠에 편하게 들고...
그러면서도 나는 이게 맞나 생각했는데 오늘 당근님과 만남에서 그런 마음은 들 필요가 없음을 깨달았다.
내가 맞다고 생각하면 되는거다. 그게 바로 자신감과 사랑이 단단해지는 길. 사랑과 자신감에 맞고 틀리고가 무엇이 있겠냐. 맞다 생각하고 아쉬움 없이 사랑하는게 맞다.
대화가 잘 통했다. 거실에서 좀 더 이야기 하실까요 여쭤보시는데 밖에 제리가 기다리고 있어서 가야했다.
그러고도 현관에서 한참을 대화했다. 작가님이 시라고. 아기 5-6개월 바쁘고 정신없을 때도 웹드라마를 쓰셨다고 한다. 아 이게 뭐냐. 더 대화하고 싶다. 집에와서 톡으로도 몇번 더 대화를 나눴다. 조만간 다시 만나고 싶다.
현명하고 밝은 분이시다. 사랑에 기준이 뭐있냐? 아쉬움 없이 사랑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