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과 음식트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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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초경량 에디터 김지후입니다. 일곱 번째 뉴스레터로 인사드립니다.
오늘은 먼저 전해드릴 소식이 있습니다. 이제 초경량 팟캐스트를 유튜브뿐만 아니라 애플 팟캐스트와 스포티파이에서도 들으실 수 있습니다. 초경량의 오디오 콘텐츠가 궁금하다면 애플 팟캐스트나 스포티파이에서 초경량을 검색하시거나, 뉴스레터 하단에 있는 링크트리 아이콘을 누르면 나오는 초경량 팟캐스트 버튼을 눌러주세요. 초경량을 유튜브에서 시청하고 싶으시다면 뉴스레터 중간에 삽입된 영상 링크를 눌러주시고, 애플 팟캐스트나 스포티파이에서 청취하고 싶으시다면 뉴스레터 하단의 링크트리 아이콘을 눌러주세요!
공지는 이쯤에서 마무리하고 이번주 뉴스레터 주제를 말씀드리겠습니다. 이번주 주제는 사랑과 음식트럭입니다. 음식트럭, 낯선 용어일까요? 푸드트럭이란 용어는 익숙하실 겁니다. 샌드위치나 큐브 스테이크 덮밥 등을 팔죠. 주로 행사나 축제 현장에서 많이 보입니다. 저는 푸드트럭 하면 미국의 길거리 음식 이미지가 주로 떠오르는 것 같습니다.
여기서 굳이 음식트럭이라는 용어를 주제로 설정한 이유가 있습니다. 제가 오늘 말하고 싶은 트럭은 순대 트럭, 통닭 트럭, 곱창 트럭 같은 것이거든요. 저에게 있어 푸드트럭은 양식의 이미지가 강하고 행사장이나 큰 거리에 많이 보이는 트럭으로 여겨집니다.
반면 순대 트럭, 통닭 트럭은 우리에게 친숙하고 익숙한 음식들을 다루고 골목길이나 주거 단지 쪽에 보이는 트럭이라고 생각해요. 그래서 오늘은 순대 트럭, 통닭 트럭 같은 부류의 트럭을 다룰 예정이기 때문에 <음식트럭>이라는 용어를 사용하겠습니다.
“어머 오늘 오셨구나!”
여러분은 음식트럭을 만나면 어떠신가요? 궁금하거나 설레진 않으신가요? 저는 무척이나 설렙니다. 당장 가서 하나 사서 먹어보고 싶어지죠. 만약 우리 동네에서 처음 보는 음식트럭이라면 더욱 그렇고요. 랜덤하게 오는 맛난 음식트럭이라니 인생 속 즐거운 이벤트가 아닐 수가 없습니다.
피곤하거나 힘든 날에도 길에 문득 서있는 음식트럭을 보면 관심이 갑니다. 무엇을 파는지 쓱 보게 되고 언제 또 올까 궁금해지죠. 일반적인 가게들은 그 자리에 항상 있지만 음식트럭은 그렇지 않습니다. 언제 올지 모르니까 더 강하게 이끌리죠. 오늘 한정 리미티드 에디션이랄까요.
“언제 오세요?”
마음에 드는 음식트럭을 찾으면 사장님에게 이렇게 묻곤 합니다. 맞춰서 사러 오겠다는 얘기죠. 이럴 때는 고정적인 요일을 알려주시는 분들도 있지만 그렇지 않은 분들도 있습니다. 그냥 정해진 것 없이 사장님 마음대로 오는 경우도 있죠. 제일 난처할 때는 ‘그냥 오늘 한 번 이쪽으로 와봤다’입니다. 이런 경우 J 성향의 소비자 입장에서는 아주 미칠 노릇이죠.
“품 속에 가지고 다니는 3천원.”
겨울이 되면 이 텍스트로 된 게시물이 소셜미디어에 많이 올라옵니다. 바로 붕어빵 때문이죠. 사람들은 길 가다 우연히 마주칠 붕어빵 트럭을 위해 품 속에 현금을 들고 다닙니다. ‘언제 만날지 모른다.’ 이 문장이 가지는 힘은 강력하다고 생각합니다. 늘 대비하고 준비해야 하죠. 그러다가 내가 원하던 음식트럭을 만나면 기쁨이 밀려옵니다. 손에 들린 따끈한 간식거리에 사람들은 함박웃음을 짓죠.
음식트럭이 매력적인 이유는 음식의 맛보다는 불확실성 때문일지도 모릅니다. 오늘은 왔을까? 하는 기대와 설렘. 이런 소소한 이벤트가 음식트럭을 더 찾게 만드는 것 같습니다. 우연히 만나서 더 기분 좋은 친구 같은 느낌이랄까요. 그래서 음식트럭에 대한 나만의 사랑은 우연한 만남인 것 같습니다. 기대하지 않았던 곳에서 좋아하는 것을 만난 기분이에요. 그래서 제게는 음식트럭이 선물처럼 느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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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보다 음식트럭의 종류는 다양합니다. 여러 종류의 음식트럭들이 지금도 도시를 돌아다니고 있죠. 여러분이 가장 좋아하는 음식트럭은 무엇인가요? 저는 통닭 트럭입니다. 원래 닭을 좋아하기도 하지만 통닭 트럭의 비주얼 때문이라도 이 트럭을 그냥 지나쳐가기는 힘듭니다. 노릇하게 익어가는 닭들이 제게 신호를 보냅니다. 자 어때? 이런 황금색의 나를 과연 지나쳐갈 수 있겠어?
“한 마리 주세요..”
참새가 방앗간을 그냥 지나갈 리가 없죠. 어쩔 수 없이 핸드폰을 꺼내 사장님의 계좌번호를 묻습니다. 눈앞에서는 닭들이 계속 빙글빙글 돕니다. 그런데 아차! 저기에 보이는 건 뭐지? 통삼겹 구이입니다. 급하게 메뉴를 바꿉니다. 사장님이 통삼겹살을 썰어 알루미늄 포일에 투박하게 싸줍니다. 까만 비닐봉지를 손에 건네 들자 묵직함이 느껴집니다. 그 묵직함을 느끼면서 기분 좋게 집으로 갑니다.
잠시 너무 몰입했네요. 배고플 때 음식 이야기를 하는 건 위험합니다. 순대 트럭은 어떨까요? 저는 허파를 좋아합니다. 사장님에게 순대를 시키고 허파 많이 달라고 말하죠. 그리고 순대가 숭덩숭덩 썰리는 걸 봅니다. 목장갑 위에 비닐장갑을 끼고 순대를 써는 사장님의 손놀림이 보입니다. 뭐랄까요. 이런 모습을 보고 있으면 내가 서있는 골목이 참 친숙하게 느껴집니다. 처음 와보는 골목일지라도요.
야채곱창은 철판에 볶아서 그릇에 넣어줬던 것 같습니다. 음식트럭 야곱은 안 먹은 지 오래돼서 기억이 잘 안 나네요. 호떡은 호떡 누르개로 반죽이 눌러지는 모습을 보면 어딘가 마음이 편안해집니다. 호떡을 먹을 땐 안에 담긴 녹은 설탕에 혀가 안 데게 늘 조심해야 하죠.
음식트럭 이야기만 해도 마치 앞에 서있는 듯 그 모습이 생생하게 떠오릅니다. 음식트럭이 왜 친숙하게 느껴지는지 알겠습니다. 음식트럭에는 어릴 적 추억이 담겨있기 때문인 것 같아요.
어릴 때 트럭 앞에서 엄마 손 잡고 순대랑 떡볶이를 담아주는 모습을 봤던 기억이 떠오릅니다. 이런 생각을 하면 마음이 몽글몽글해지죠. 어쩌면 음식트럭을 만나면 반가운 이유는 어릴적 추억을 만났기 때문일지도 모릅니다. 오늘 만약 음식트럭을 만난다면 추억을 떠올리며 다가가보는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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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마입니다. 날씨는 꿉꿉하고 하늘은 흐리죠. 도파민이 부족한 시기입니다. 아 도파민은 이미 쇼츠와 릴스로 많이 채우고 계시다고요? 아니요. 이번에는 핸드폰 속 말고 현실 속 도파민을 한번 만나보는 건 어떨까요?
개인적으로 음식트럭은 현실 가챠 이벤트라고 생각합니다. 저만 그런지 모르겠지만 음식트럭을 만나면 괜스레 기분이 좋아지죠. 이게 건강한 도파민 아닐까요? 우선 품에 현금을 넣어두는 겁니다. 현금이 없어도 괜찮습니다. 요즘은 계좌이체가 다 되니까요. 그리고 밖을 나가는 겁니다. 이번 장마의 다행인 점은 비가 오다가도 꽤 오래 그친다는 거죠.
비가 그치면 잠시 산책할 시간은 있을 겁니다. 그렇게 밖에 나가서 지금 만나고 싶은 음식트럭을 생각하는 거죠. 그때 저 골목에 순대 트럭이 있었는데 오늘 왔을까? 또는 오늘 아래 골목에 곱창 트럭이 왔을까? 하고 생각하는 겁니다. 목표를 정했다면 그쪽으로 가보세요. 골목을 꺾기 전 음식트럭이 보일까 두근두근할지 몰라요. 품 속에 있는 현금이 오늘 쓰일 수 있을까 궁금할 것 같습니다.
골목을 딱 돌았는데 음식트럭이 나왔나요? 그럼 완전 럭키! 사장님과 인사 후 맛난 음식을 사들고 집에 오면 됩니다. 아니면 음식트럭이 온 걸 보고 주변 산책을 하다가 집에 들어갈 때 사가도 되죠. 하지만 음식트럭이 안 왔나요? 너무 실망하지는 마세요. 다른 음식트럭을 찾으러 가봅시다. 그래도 없다면 역 근처 노점 가게를 들러주세요.
어떠셨나요? 음식트럭을 만나지 못했지만 골목길 돌 때 두근두근 하지 않으셨나요? 이런 소소한 이벤트로 건강한(?) 도파민이 생성되었으면 좋겠네요. 계속 흐리고 꿉꿉한 날씨가 이어지지만 이럴 때일수록 기분 전환을 위해 스스로 일상 속 이벤트를 만드는 건 좋은 것 같습니다. 저도 당장 나가서 순대 트럭과 통닭 트럭이 왔나 봐야겠네요.
축축한 이 계절에 여러분이 웃음 짓는 일이 많았으면 좋겠습니다. 음식트럭 가챠에 성공하셨다면 시원한 에어컨 바람과 함께 즐거운 시간 보내시길 바랍니다. 저는 이만 음식트럭을 찾으러 떠나볼게요 :)
이번주 뉴스레터는 여기서 마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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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디 행복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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