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경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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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초경량 에디터 김지후입니다. 8월 4주차 뉴스레터로 인사드립니다.
구독자님은 전시하면 어떤 것이 생각나시나요? 미술관에 그림들이 쭉 걸려있는 모습이 생각나지는 않으시나요? 어쩌면 전시하면 떠오르는 일반적인 모습일 수 있을 것 같은데요. 하지만 오늘은 조금 다른 전시를 말하려고 합니다.
저는 미술이 주인공이 아닌 전시를 좋아해요. 이런 전시는 박물관에서 하는 유물 전시나 사진전이 될 수도 있죠. 하지만 요즘 열리는 전시 중에는 박물관과 사진전에 속하지 않는 전시도 있답니다. 하지만 전시 방식이 달라진 것은 아니에요. 전시에서 다루는 주제가 일반적인 미술 전시하고는 다를 뿐이죠.
예시로는 뒤에서 얘기할 조경 전시와 주제 자체를 전시의 주인공으로 내세운 전시가 있어요. 먼저 조경 전시는 조경 작가의 조경 작품들과 자료들을 전시하는 것이죠. 조경이라 하면 공원 조성과 가드닝만 생각했는데 이걸 전시로 풀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을 못했던 것 같아요. 건축 전시는 여러 번 봤지만 조경 전시는 처음 접해봐서 예시를 들고 싶었달까요.
다음은 주제 자체가 주인공이 된 전시에요. 얼마 전 달리기를 주제로 한 전시를 보고 왔는데요. 이 전시에서는 달리기를 흥미롭게 풀어내고 또 생각해 볼 수 있게 해 줬어요. 전시장에는 미술품도 있었지만 주제에 맞는 미술품을 배치한 것이지 미술품 자체가 주인공이진 않았어요.
이 전시는 기존 미술 전시처럼 작가나 작품을 베이스로 한 뒤 주제를 선정한 전시가 아니라, 달리기라는 주제를 베이스로 해서 이에 맞는 구성요소와 미술품을 가져와 전시를 기획했어요. 어떤가요? 이런 방식의 전시가 흥미롭게 느껴지시나요?
새롭고 재밌게 느껴지는 구독자님도 계실 텐데요. 평소 미술 중심의 전시가 어려우셨다면 조경 전시와 달리기 전시처럼 구독자님의 관심사와 관련된 전시를 관람해 보는 건 어떨까요? 이 부분에 흥미를 느끼셨다면 아래에 제가 관람했던 전시에 대한 내용을 읽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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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전시는 한국 1세대 조경가인 정영선 조경가의 작업물과 실제 조경을 선보인 전시입니다. 정영선 조경가는 이름만 들으면 아는 기업이나 공간의 조경을 설계하신 분인데요. 그 때문인지 전시를 보다 보면 알고 있는 공간들이 눈에 들어와요.
이 전시에는 정영선 조경가의 작업물과 이야기가 꽉 차 있어요. 전시물은 벽면뿐만 아니라 바닥에도 있는데요. 그 덕분에 전시장 전체를 걸어 다니며 관람할 수 있어 자유로운 느낌을 줍니다. 일반적인 전시는 동선이 정해져 있어 한 작품을 보면 다음 작품, 또 다음 작품으로 넘어가게 되어있죠.
하지만 이 전시는 동선이 정해진 것 없이 자유롭게 설정되어 있어 나만의 관람방향을 설정할 수 있어요. 그리고 조경에 대한 전시이다 보니 사방이 푸릇푸릇해요. 식물 인테리어가 들어간 건 아니지만 전시된 작업물들이 대부분 초록색이다 보니 자연과 가까워진 느낌도 들죠.
전시의 좋은 점은 주제나 작가에 대해 깊게 생각해 볼 수 있다는 건데요. 그래서 이 전시에서는 조경과 조경가에 대해 고찰해 볼 수 있죠. 미술관에서 조경에 대한 생각을 한다는 것 자체가 새로웠어요. 사실 공간이 가진 이름을 통해 고정관념이 생기잖아요(특히 국립현대미술관 같은 곳이라면). 하지만 그 틀을 깨고 미술관과 조경에 대해 연속적으로 생각할 수 있어서 더욱 좋았어요.
마지막으로 국립현대미술관 중정에 설치된 정원 이야기를 해볼까 해요. 사실 정원 때문에 이 전시 이야기를 하고 싶었어요. 미술이 주인공이 아닌 전시의 매력은 미술 영역 밖에 있는 ‘작품’을 볼 수 있다는 점이라고 생각해요. 전시장 안에서 정영선 조경가의 설계도와 작업물을 본 후 중정으로 나와 조경가가 직접 설계한 정원을 거닐면 조경에 대한 경험이 극대화된달까요? 말 그대로 전시를 온몸으로 느낄 수 있었죠.
어떤가요? 이 전시는 9월 22일까지 국립현대미술관 서울에서 진행되니 관심 있는 분들은 가보시길 바래요. 자 그럼 다음 전시 사례 이야기를 해볼까요? 헛둘헛둘 달리기 전시로 넘어가봅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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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는 날고 물고기는 헤엄치고 인간은 달린다.” 달리기 전시의 메인 카피인데요. 체코슬로바키아의 육상 장거리 선수인 에밀 자토펙이 했던 말이라고 합니다. 전시장에 들어가면 관람자는 이 문구를 시작으로 달리기 전시를 관람하게 되는데요. 이 덕분에 주제 자체에 집중해서 전시 관람을 시작할 수 있죠.
이렇게 관람을 시작하면 달리기의 세상이 펼쳐집니다. 전시장에는 영화도 조형물도 사진도 있지만 모두 달리기를 중심으로 배치되어 있기 때문에 달리기라는 주제에 집중하며 전시를 볼 수 있어요. 이런 구성 때문에 작품보다는 달리기 자체에 대해 생각해 보는 시간을 가질 수 있죠.
그리고 이 전시는 러닝머신이 있었어요. 저는 이런 체험적인 부분이 전시 몰입도를 높일 수 있다고 생각해요. 전시를 관람하다가 러닝머신 위를 달리는 경험을 하면 달리기라는 주제가 머리에 각인되죠. 이런 체험 요소 때문에 미술 작품이 없는 전시라도 주제에 집중해서 관람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
저는 달리기 전시를 본 후 다큐 한편을 본 느낌을 받았는데요. 주제 중심 전시가 진행되는 방향이 다큐랑 비슷해서 그런 게 아닐까 싶어요. 한 주제에 대해 탐구하고 설명하며 결론으로 나아가는 방식. 이런 점 때문에 주제 중심 전시를 다 보고 나면 전시 속 메시지가 더 잘 남는 기분이에요.
어쩌면 전시와 다큐가 이야기를 펼치는 방식은 같을지도 몰라요. 하지만 다큐는 내가 가만히 있어도 내용이 흘러가지만 전시는 내가 스스로 움직여야 다음 챕터로 넘어가죠. 이런 능동성이 요구되는 부분 때문에 주제와 내용이 전시를 볼 때 더 잘 들어오는 것 같아요. 비록 달리기 전시는 끝났지만 피크닉에서는 주제 중심 전시를 자주 여니까 관심이 생기셨다면 피크닉 인스타그램을 확인해 주시면 좋을 것 같아요.
어떠셨나요? 조경과 달리기 전시를 예로 들었는데 미술이 중심이 아닌 전시에 관심이 생기셨나요? 요즘 여기저기서 전시가 많이 열리고 있어요. 돌아오는 휴일에는 구독자님 취향에 맞는 전시를 관람하시면 어떨까요? 정영선 조경가의 전시는 아직 진행 중이니 강력 추천드려요!
이렇게 취향 탐방기를 마쳐볼까 합니다. 혹시 제게 궁금하거나 추천하고 싶은 내용이 있다면 DM으로 연락주세요. 다양한 세계와 영역을 같이 탐색해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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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디 행복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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