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행복론』 변화하는 미래사회, 개인은 어떻게 행복할 것인가
얼마 전 커튼을 걸어놓을 곳이 없어서 어쩌지 고민을 하다가, 3D 프린터로 고리를 만들어 출력해서 쓰고 있습니다. 그럼 제가 그 커튼 고리를 직접 3D 모델링으로 그렸을까요? 아닙니다. 씽기버스(Thingivers)라는 사이트에 접속해 커튼 고리를 검색하고 그 파일을 무료로 다운로드하여 그냥 3D 프린터로 출력만 했을 뿐입니다. 씽기버스라는 사이트에 가면 전 세계의 수많은 사람들이 올려놓은 3D 모델링 파일들을 무료로 다운로드하여 사용할 수가 있기 때문이죠. 이렇게 저작권이 없이 사용할 수 있는 자료를 ‘오픈소스(Open Source)’라고 부르는데, 인터넷의 발달이 가져다준 큰 혜택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오픈소스는 단지 3D 모델링 파일뿐만 아니라 리눅스, 안드로이드, 아두이노, 라즈베리파이 등에 쓰일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 코드들도 이용할 수가 있습니다. 덕분에 처음부터 끝까지 코드를 작성하지 않아도, 남이 작성해 놓은 코드들을 우리가 맞게 변경해서 쓸 수 있어 시간과 노력을 줄여주기도 하죠.
게다가 이런 전문적인 자료를 다루는 법을 배울 때에도 과거에는 그 정보가 일부 전문가들에게만 한정되어 있었지만, 지금은 유튜브나 각종 국내외 블로그, 그리고 무크(MOOC)와 같은 온라인 강좌를 통해서 무료로 배우는 것도 가능합니다. 개인이 호기심만 있으면 무엇이든 배우고 할 수 있는 세상이 된 것입니다. 돈이 없어도, 고등교육을 받지 않았어도, 그리고 해외로 유학을 가지 않아도 누구나에게 지식이 열려 있게 된 것이죠.
개인이 호기심만 있으면 무엇이든 배우고 할 수 있는 세상
얼마 전 한국에서도 그를 증명한 사건이 있었는데, 바로 일반인이 최초로 인공위성을 만들어 하늘에 쏘아 올린 겁니다. 아티스트 송호준 씨는 오픈소스를 이용해 소형 인공위성을 직접 제작하여 러시아 소유즈 로켓을 이용해 하늘로 쏘아 올리는 데에 성공을 하여 화제를 모았습니다. 놀라운 점은 그가 인공위성에 대한 학위를 가지고 있거나 전문적 교육을 받은 적이 없이 오픈소스를 이용해 스스로 공부를 했다는 점이죠. 비록 그 인공위성이 제대로 작동을 하지는 못했지만, 오픈소스로 할 수 있는 영역이 얼마나 넓은지 보여주는 사건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이러한 오픈소스가 단지 기술적 지식에만 혜택을 주고 있는 걸까요? 그렇지 않습니다. 우리가 정말 놓쳐서는 안 될 중요한 혜택은 바로 우리가 행복해지는 법도 오픈소스로 열려있다는 점입니다. 행복해지기 위해서 과거처럼 깨달음을 얻겠다고 산 넘고 물 건너 지혜로운 스승님을 찾아 나설 필요도 없고, 외국어로 된 고전을 어렵게 구해 해독할 필요도 없습니다. 이제 누구나 인터넷에 접속해서 소크라테스, 플라톤, 아리스토텔레스, 칸트, 니체 등 수많은 철학자들이 말한 행복해지는 지혜를 얻을 수 있고, 심지어 그들의 사상을 쉽게 설명하는 수많은 동영상, 문서 자료를 무료로 보는 것이 가능해졌습니다.
그뿐만 아니라 행복에 대한 자기계발 강의라던지 종교, 사람들의 실제 경험 등 행복에 관한 자료가 넘쳐나, 누구나 행복해지는 비결들을 컴퓨터나 스마트폰을 이용해서 즉시, 손쉽게 얻을 수 있는 시대입니다.
특히나 닉 부이치치라는 호주인은 전 세계 사람들에게 행복을 전파하는 사람으로 유명합니다. 그는 선천적으로 팔다리가 없이 태어났지만 삶을 포기하지 않았고, 그가 전하는 희망의 메시지는 유튜브 영상과 블로그 등을 전 세계에 퍼져나가 수많은 사람들을 행복하게 만들어 주고 있습니다. 인류 역사상 이렇게 지혜에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시대가 있었나요?
닉 부이치치 영상: https://www.youtube.com/watch?v=51ZmDONxn6k
이렇듯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시대는 얼마든지 행복해질 수 있는 노하우를 오픈소스로 얻을 수 있고 그 지혜를 이용해 나만의 행복을 만들어 가는 것이 가능해진 시대입니다. 그리고 이 혜택은 인류에게 있어 어마어마한 축복이라고 할 수 있죠.
그런데 이렇게 정보접근이 쉬워진 만큼 세상은 행복해지고 있을까요? 그런 것 같지는 않습니다. 특히나 한국의 경우 OECD 가입국 중에서도 최악의 행복지수와 청소년 자살률을 기록하는 불행한 나라로 꼽히죠. 한국은 인터넷 보급률과 정보통신환경이 전 세계에서 둘째 가라면 서러울 정도로 잘 발달한 나라임에도 불구하고 왜 이러한 현상이 일어나는 것일까요? 대한민국 국민 누구나 인터넷을 통해 전 세계의 자료들을 쉽게 접할 수 있다면, 인터넷에 넘쳐나는 행복에 관한 자료들도 누구나 쉽게 볼 수 있을 것이고, 그렇다면 행복도도 높아야 하는 것이 정상 아닐까요?
경제 불황, 실업률, 입시경쟁 등으로 한국 사람들이 불행하다? 하지만 우리가 아직도 행복해지기 위해 참고하는 고전들이 쓰여진 시대는 지금보다 훨씬 환경이 안 좋았던 시절에 써졌습니다. 그 당시는 평균수명, 노예제도, 여성차별, 생산성 등 모든 것이 지금보다 훨씬 열악한 환경이었죠. 즉 환경이 안 좋아 사람들이 불행하다고 말하는 것은 맞지 않은 것 같습니다. 다만 환경이 좋아졌음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이 행복해지는 법에 관한 오픈소스를 활용하지 못한다는 데에는 문제가 있죠.
개인적으로 저는 이 행복 오픈소스의 혜택을 많이 받고 있습니다. 20대 후반, 사회생활을 시작하며 부적응의 문제를 겪었고, 이제 어떻게 살아야 되는지 앞이 보이지 않았을 때가 있었습니다. 그때서야 저는 행복해지는 법에 대한 자료를 찾기 시작했습니다. 인터넷을 통해 자기계발 강연을 보고, 도서관에서 책을 빌리고, IPTV로 다큐멘터리 다시 보기를 보며 행복이란 무엇인지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보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그 과정에 비용과 노력은 거의 들어가지 않았죠. 제가 만약 과거에 살았다면, 아마 저에게 가르침을 줄 현인을 찾아 산 넘고 물 건너 평생을 여행했을지도 모르고, 그렇게 한다고 하더라도 지금 얻을 수 있는 지식의 100분의 1도 얻지 못했을 것입니다.
특히나 저는 법륜스님의 ‘즉문즉설’ 강연 영상을 가장 좋아합니다. 법륜스님의 강연은 고민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 질문을 하면 스님이 거기에 대해 이야기를 해주는 방식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그 영상을 보다 보면 ‘세상에 고민이랄 것이 별로 없구나.’, ‘난 굉장히 행복한 사람이구나.’라는 깨달음을 얻을 수가 있었습니다. 법륜스님은 상대방의 고민을 아무것도 아닌 것으로 만드는 데에 달인이라고 할 수 있죠. 특히 성장만을 바라보는 현대의 세상을 살다 보면 욕심이 넘치고 조바심이 자꾸 생겨나게 되는데, 그럴 때마다 법륜스님의 영상과 글을 찾아보며 마음의 평정심을 찾고, '나는 지금 충분히 행복하다'는 사실을 상기시켜 삶의 밸런스를 찾게 됩니다.
법륜스님의 즉문즉설: https://www.youtube.com/watch?v=N96CIx-MgoQ&feature=youtu.be
그뿐만 아니라 수많은 동서양 철학자들의 고전과 행복에 대한 강연 영상 등 행복해지는 방법에 대한 지혜들을 보면 그들이 말하는 행복해지는 방법은 모두 각기 갑론을박할 만큼 상반된 견해를 보이는 것이 아니라 만족과 감사, 자아실현 등과 같이 대부분 공통된 행복요소들을 이야기하고 있다는 점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우리가 행복해지기 위해서 할 일은 그들이 공통적으로 말하는 행복해지는 방법을 듣고 실천하기만 하면 되는 것이죠.
이렇듯 문명의 발달은 우리에게 엄청난 경제성장을 가져다주었을 뿐만 아니라 행복해질 수 있는 수많은 지혜들에 대한 쉬운 접근법을 안겨주기도 했습니다. 문명이 가져다준 혜택 중 이보다 큰 혜택이 있을 수 있을까요? 그렇기 때문에 앞으로 미래는 우리가 이러한 오픈소스 지혜들을 잘 활용해서 전 세계 사람들 모두가 함께 행복할 수 있는 시대를 만들어가야 하고, 또 그럴 수 있다고 믿습니다. 돈을 벌기 위해 기술을 이용하고 남들보다 앞서가기 위해 지혜가 빠진 지식을 늘려가는 것이 아니라, 우리 모두가 행복해질 수 있도록 행복이란 오픈소스를 적극 활용하는 것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