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행복론』 변화하는 미래사회, 개인은 어떻게 행복할 것인가
한 평생을 함께 하고 싶을 만큼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는 가장 좋은 방법은 무엇일까요? 사람마다 다른 대답을 할 수도 있겠지만, 아마 그중에서도 가장 확률이 높은 방법은 최대한 여러 사람을 만나보는 것일 겁니다. 누구나 자신만의 이상형을 가지고 있지만 실제로 사랑에 빠지고 결혼하는 사람은 이상형과 전혀 다른 경우도 많고, 이상형과는 거리가 멀지만 막상 만나보니 좋아지게 되는 경우도 많죠. 완벽한 연애는 처음부터 완벽한 사람과 만나서 이루는 것이 아니라, 만남과 헤어짐을 반복하며 만들어 가는 거니까요. 헤어짐의 아픔만큼 연애에 대해 더 잘 이해하게 되고 서로에 대한 배려심도 커집니다. 무엇보다 나 자신에 대한 이해도가 높아지죠.
우리가 직업을 갖는다는 것도 마찬가지입니다. 세상에서는 '좋아하는 일을 해라', '잘 하는 일을 해라'와 같은 조언을 하지만 대부분의 청년들은 내가 좋아하는 일이 무엇인지 잘 하는 일이 무엇인지 몰라 혼란스러워합니다. 그렇다면 연애와 마찬가지로 나에게 어울리는 그리고 한 평생을 즐기고 싶은 나의 직업을 찾는 가장 좋은 방법 역시 최대한 여러 일을 경험해보는 것이 아닐까요? 어릴 적 꿈꿔왔던 나의 장래희망도 막상 그 일에 종사하게 되면 실망하는 경우도 많고 내가 전혀 생각지도 않았던 직무에서 즐거움을 느끼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렇듯 연애나 직업이나 다양한 경험을 해 본 후에야 내가 진정으로 원하는 것을 알게 될 가능성이 높아지죠.
우리가 연애와 직업에 대해서 생각할 때 새로 고려해야 할 점이 있습니다. 바로 늘어난 수명입니다. 100세 시대, 그 이상의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는 인류 역사상 가장 장수를 누리는 세대입니다. 그리고 늘어난 수명은 우리의 연애와 직업에도 영향을 끼치죠.
수명이 늘어남에 따라 한 사람과 평생을 함께 하는 사람은 줄어들고 재혼을 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100세 시대라는 장수시대에 30살에 결혼해 100세까지 한 사람과 함께 산다는 것은 점점 어려운 일이 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세계미래학회의 회장인 파비엔 구 보디망은 현재의 결혼은 인간의 평균수명이 50세일 때 정착된 것이라면서, 앞으로 수명이 100세 이상으로 길어지는 시대에서는 한 사람과 무려 100년 동안 결혼생활을 한다는 것이 현실적으로 어려울 것이라고 예측합니다. 직업도 마찬가지겠죠. 수명이 늘어남에 따라 한 가지 직업으로 평생을 먹고사는 사람보다는 한 평생 직업을 여러 번 바꾸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이러한 현상은 좋은 것도 나쁜 것도 아닙니다. 세상의 변화에 따라 사람들이 그에 맞게 적응하고 있을 뿐이죠. 다만 그 과정에서 이러한 변화에 적응을 못하는 것은 문제가 될 수 있습니다.
특히나 아이들의 성장과정에 큰 영향을 미치는 교사가 변화에 적응을 못하고 과거의 가치관을 주입할 때의 문제는 더욱 심각합니다. 예를 들어 학교 교사와 학원 강사가 중고등학교에 다니는 학생들에게 이러한 무서운 경고를 할 때가 있죠.
지금이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시기야.
지금 공부 열심히 안 하면 사회에서 성공 못해!
물론 좋은 대학에 들어가는 것이 여러 이점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입시 공부를 하는 시기가 꽤 중요하다는 점은 인정합니다. 하지만 인생에 있어서 중요하지 않은 시기도 있나요?
우리는 늘 인생의 하루하루가 중요합니다. 10대 때는 사회에 필요한 기본 지식들을 쌓는다는 점에서 중요합니다. 20대 때는 첫 사회생활을 준비하는 시기로 중요합니다. 30대 때는 본격적으로 사회 활동을 함에 있어서 중요합니다. 40대 때는 가족과 자신의 부하직원들을 잘 이끌어야 하기에 중요하고, 50대 때는 노후를 준비해야 하기에 중요하고, 60대 때는 새로운 인생을 시작하는 시기, 그리고 70대, 80대, 90대 모두 그 나름대로 인생에 있어 중요함을 가지고 있는 시기입니다.
반면 수명이 늘어남에 따라 인생 초년일수록 다양한 것들을 경험할 수 있는 여유가 늘어났다는 변화도 있습니다. 100세까지 살면서 함께 할 나의 짝을 만나기 위해 30-40대까지 여러 사람을 만나볼 수가 있고, 이혼을 한다 해도 다시 새로운 사람과 다시 사랑을 할 시간적 여유가 생겼습니다.
또 100세까지 살면서 여러 직업을 거쳐야 할 것을 감안했을 때, 보다 느긋하게 20-30대까지 다양한 것들을 경험하는 학습의 시간으로 이용할 수가 있게 됐고, 직업을 관두었을 때 새로운 것을 배워 새 직업을 갖는 여유도 늘었습니다.
특히나 직업의 경우 30세에 첫 취직을 해도 약 80세까지 50년을 일해야 하고, 그 과정에서 직업을 몇 번씩 바꿀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청소년들의 경우 조급하게 직업을 선택할 중요성이 과거에 비해 줄어들었습니다. 그렇다면 100살까지 살면서 한 평생 일할 텐데 굳이 10대에 자신의 진로를 확고히 정할 필요가 있을까요? 대신 유연한 태도로 이것저것 여러 경험을 하며 자신의 적성과 자신의 직업을 찾는 시간을 갖는 것이 더욱 100세 시대에 장기적으로 유리한 직업 전략이 아닐까요?
100살까지 살면서 한 평생 일할 텐데
굳이 10대에 자신의 진로를 확고히 정할 필요가 있을까요?
이러한 변화를 제대로 인지하지 못하는 어른들이 청소년에게 ‘지금이 가장 중요한 시기니까 열심히 공부를 하지 않으면 큰일이 난다’고 겁을 주는 것은 청소년들의 마음에 낙인을 찍는 부작용을 초래할 뿐입니다. 어릴 적부터 공부를 잘해야 좋은 대학에 갈 수 있다는 소리를 듣고 자란 아이는 자신이 좋은 대학에 입학하지 못했을 때, 자기가 명문대생보다 열등하다고 생각할 우려가 있습니다. 그리고 그 낙인효과는 마치 자동차의 속도제한장치처럼 그 아이가 자신의 꿈을 펼칠 때 성장을 저지하는 장애물의 역할을 할 수도 있죠.
그래서 저는 청소년을 위한 강연에 갈 때 느긋하게 진로를 정하라는 이야기를 꼭 해줍니다. 어차피 지금 장래희망을 정해도 바뀔 가능성이 높고, 자신이 첫 직업에 만족하고 평생 동안 종사한다는 것은 첫사랑과 사랑에 빠져 평생 결혼 생활을 이어가는 기적 같은 확률과 같기 때문입니다. 대신 끊임없이 도전하고 실패하고, 또 그 실패를 통해 배워 새로 도전하는 자세가 미래에 더욱 중요하지 않겠냐는 생각을 전합니다.
만약 마음에 드는 이성과 연애를 하고 싶다면 차이는 것을 두려워하지 말고 대시하여야 합니다. 물론 대부분 자신이 엄청난 매력의 소유자가 아닌 이상 보통 차이기 마련이죠. 하지만 정말 중요한 건 차였을 때 훌훌 털고 또다시 다른 이성에게 말을 걸 수 있는 뻔뻔함과 용기입니다. 그리고 그 뻔뻔함과 용기가 연애건 직업이건 미래에 더 좋은 선택을 이끄는 원동력이 되지 않을까요?
성공할지 못할지는 우리가 컨트롤할 수 없다. 하지만 우리가 시도하는 횟수는 컨트롤할 수 있다. 그리고 시도를 하면 할수록 경험을 통해 잘 알게 되고 성공 확률을 높일 수는 있다.
-브라이언 트레이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