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 사랑하기에 예뻐 보이고 소중했던 아기
https://youtu.be/dVR5WgPm8W8?si=VRN7Erqevyi7kmJe
매일 점심시간 혹은 저녁시간에
친할머니와의 통화를 하는 것이 내면아이와 내게 큰 힘이 되었다.
나는 살면서 가장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었고, 그때마다 나를 사랑해 주었던 가족들과 시간을 보냈다.
'할머니 저녁은 드셨어? 혼자 있느라 외롭지? 주말에 성당 모시러 차 가지고 갈 테니 오늘도 잘 지내야 해.
잘 자고 좋은 꿈 꾸시고.'
친할머니께서는 치매증상이 있으셔서 매번 똑같은 이야기를 하셨지만, 나와 통화할 때는 다르셨다.
내 어릴 적 담담하고 따뜻하고 멋진 여성이 되셔서 나와 이야기를 나누셨다.
'어구, 아가. 그럼 할머니는 잘 보냈지 오늘하루. 외롭지. 그래도 괜찮아, 전화 줘서 고마워. 잘 잘게 걱정 말아'
그랬던 할머니께서
일주일 전 뇌출혈로 쓰러지시더니
일주일 만에 돌아가셨다.
할머니를 고향인 금산 가족공원에 모셨다.
내면아이가 내게 이야기했다.
'아가,라는 말 참 좋았는데 형.'
'그랬지..'
'형이 할머니한테 뵐 때마다 고우시다, 이쁘시다 이야기했던 것도 기억나?'
'그랬었지.. 엄청 부끄러워하셨지만 미소가 가득하셨었지'
'그래서 난 할머니가 형한테 '아가'라고 하는 게 좋았어.'
'왜?'
'사람은 누구나 사랑받고 싶어 하잖아. 아기 때부터.. 근데 나이가 들수록 그걸 유치하고 미성숙한 감정으로
생각하잖아.
할머니가 우리를 '아가'라고 평생 불러주셨기에, 우리도 평소 할머니께
이쁘다, 고우시다 표현할 수 있었던 것 같아. 그 마음을 알게해주셔서, 참 감사하다 그렇지?'
장례식 내내
'죄송하다'라는 말보다는 '감사하다'라고
마음속으로 내면아이와 할머니께 건네었다.
영정사진 속 할머니는 여전히 고우시고, 사랑스러우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