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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카레시피 Oct 28. 2018

현대기아차 어닝쇼크, 이대로 괜찮을까?

최근 몇 년간의 재무제표를 보면 심각해 보입니다

18년 3분기 "어닝 쇼크"


 시장의 참여자들은 다양한 방법으로 기업의 실적을 추정합니다. 실제 기업이 실적을 발표했을 때 이러한 실적보다 훨씬 상회하면 "어닝 서프라이즈", 훨씬 하회하면 "어닝 쇼크"라고 부릅니다.

자료: 현대자동차 2018년 3분기 경영실적 발표


 지난주 2018년 3분기 실적을 발표한 현대차와 기아차의 실적은 어닝 쇼크였습니다. 현대차의 3분기 매출은 작년과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으나 영업이익은 2889억 원으로 2017년 3분기의 1조 2천4억 원에 비해 약 76% 감소한 수치입니다. 그마저도 자동차 부문의 2,520억 원의 적자를 다른 부분의 이익을 통해 보존한 것이었습니다.

자료: 기아자동차 2018년 3분기 경영실적 발표


 기아차역시 마찬가지입니다. 비록 지난해 3분기 통상임금 1심 소송의 패소로 인한 비용 약 8천억 원이 일시에 반영되어 적자를 기록했던 것에 비해 올해 3분기에는 흑자 전환했으나, 영업이익은 증권사들의 전망치인 3300억 원의 1/3 수준에 불과한 수준입니다.


 두 회사 모두 3분기에 리콜과 선제적 엔진 품질 대응 비용, 환율 등으로 인해 일시적으로 비용이 상승한 것을 시장의 전망에 실적이 미치지 못한 주요 이유로 꼽고, 4분기에는 북미와 중국 시장에서 신차 투입으로 인해 상황이 나아질 것이라고 얘기하고 있는 점도 비슷합니다. 하지만 이러한 상황은 결코 일시적인 현상이 아닙니다.



매출은 증가, 영업이익은 하락

자료: 각 사 경영실적 발표

 두 회사 모두 지난 5년간 매출은 증가하고 있으나, 영업 이익은 떨어지는 상황이 지속되고 있습니다. 즉 외형적인 성장은 하고 있지만 실익은 떨어지고 있는 상황이 지속되고 있는 것입니다.

현대기아차 영업이익률 추이 (2018년은 3분기까지 누적)


 그 결과 2010~2012년 제조업으로서는 엄청난 수준인 10%를 자랑하던 영업이익률은 지속적으로 떨어져 5% 미만으로 들어섰으며 2018년 3분기까지의 누적 수준은 두 회사 모두 3% 이하입니다. 사실 제조업은 IT, 반도체 등에 비해 영업이익률이 낮은 산업이기는 하나 5% 이하의 영업이익률은 결코 좋다고 할 수는 없습니다.


 통상적으로 수년간 기업의 매출은 유지(혹은 성장)가 되는데 영업 이익은 감소하고 있는 것은 경쟁에 대응하기 위해 인센티브나 마케팅 비용을 쏟아붓거나, 재료비 상승, 신규 라인 증설 등으로 인해 매출 원가가 급격하게 상승하는 경우입니다. 결국 현대기아차는 세계 시장, 특히 북미와 중국 시장에서 다양한 브랜드와의 경쟁을 위해 거의 "남는 것" 없이 판매를 이어나가고 있는 것입니다.



진짜 위기가 실체화될 수 있다.


그나마 지금까지는 현대차와 기아차 모두 매출 측면에서는 양적인 성장을 이어올 수 있었으나 앞으로는 더 이상 성장하기 힘들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이러한 상황에서 경쟁의 심화와 외부의 부정적인 요인으로 인해 비용이 더욱 증가하게 되면 "적자 전환"도 충분히 일어날 수 있는 상황입니다.


 만약 현대기아차의 실적이 적자로 전환된다면 그동안처럼 더 이상 인센티브를 투입해서라도 판매량과 시장 점유율을 지킬 여력이 없어지게 됩니다. 제조업에서 가장 무서운 것 중 하나는 판매량이 줄어들고 재고가 쌓여 공장을 더 이상 돌리지 못하는 것입니다. 공장은 고정비가 높기 때문에 남는 게 없더라도 지속적으로 생산을 해서 판매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때문에 만약 생산량이 급격하게 줄어들어 공장의 가동률이 떨어지면 재무 건전성이 순식간에 심각하게 악화될 수 있습니다.

현대기아차 글로벌 판매대수 (자료: 각 사별 경영실적)


실제로 2017년부터는 중국에서의 부진으로 인해 전체 판매 대수가 줄어드는 등 더 이상 양적으로 성장하기 힘듦을 드러내는 징후가 계속해서 포착되고 있습니다.

최근 5년 간 현대기아차 주가 추이 (자료: 네이버 금융)

 이러한 경쟁 심화에 따른 성장에 대한 우려 때문에 현대차와 기아차의 주식 역시 지속적으로 하락 중입니다. 5년 전에 비해 두 회사 모두 절반 이하의 가격에 거래되고 있습니다. 주가에는 투자자들이 해당 기업에 기대하는 꿈과 희망이 반영되어 있습니다. 최근 몇 년간의 두 회사 주가는 시장이 현대기아차의 미래에 부정적인 전망을 가지고 있다는 명확한 시그널입니다.


 현대기아차 입장에서는 새로운 반전을 위한 성장 모멘텀이 절실한 시점입니다. 앞으로도 북미, 중국, 신흥국에서의 경쟁은 점점 더 치열해질 것으로 현대기아차는 제품 경쟁력과 브랜드 가치 향상을 통해 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해 최선을 다하는 동시에 미래를 향한 체질 개선을 이루어내고 친환경차, ADAS, 커넥티드 카 등 새로운 성장 동력을 발굴해내야만 합니다.


 더군다나 지금은 자동차 산업 전반적으로 변화가 이루어지고 있는 동시에 글로벌 경제 상황의 변동성이 커지고 있는 시기로 시장의 불확실성이 점점 더 커지고 있어 재무 건전성을 확보해놓아야만 다양한 시장 변화에 유동적으로 대처할 수 있습니다. 현대기아차가 이런 어려운 상황을 이겨내고 새로운 성장 동력을 찾아내 반전을 만들어내길 기대해봅니다.



[참고] 현대차의 지역별 판매 비중

CKD 판매 제외, 해외권역 상용 제외, 내수시장 상용 포함
(단위: 천 대)

(자료:2017년 현대차 경영실적 발표)

현대차의 2017년 판매량 부진에는 중국에서의 부진이 뼈아팠습니다. 내수 시장에서 현대차의 존재감은 굳건하다는 것이 위안이지만 현대차의 내수 판매 비중은 약 15% 수준으로 현대차의 전반적인 실적을 이끌기에는 무리가 있는 규모입니다.

 결국 메이저 시장인 중국, 미국 시장에서의 경쟁에서 이겨내고 판매 물량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하지만 미국 시장은 무역과 관련한 불확실성이 지속되고 있고, 중국 시장의 경우 로컬 업체들의 가격 공세+프리미엄 브랜드로의 양극화 현상으로 인해 현대차의 입지가 흔들렸습니다. 이러한 위기를 현대차가 어떻게 이겨낼지가 주목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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