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리와 이성의 자리를 차지한, 혐오 감정.
"인민의, 인민에 의한, 인민을 위한" 정치는 어디 있는가.
2016년 옥스퍼드 영어 사전에 새롭게 등재된 용어 탈 진실의 뜻은 이렇다.
탈-진실 post-truth 은 객관적인 팩트보다는 감정적 호소가 여론 형성에 더 큰 영향을 미치는 우리 시대의 사회적 환경과 연관된 형용사.
즉, 진실보다 감정에 호소하는 것이 대중에게 호소력 있게 다가가는 현상이다.
지금 정치판이 딱 이렇다 매우 가관이다. 그들이 선거와 유세를 하는 데 있어 그들은 논리를 앞세우기보다는 "감정"을 주도하고 있다. 심지어 긍정적인 감정이 아닌, 네거티브라는 누가 더 추잡한지에 관한 혐오의 감정을 내세우며 유세를 하고 있다. 그러면서 나오는 단어는 기생충, 성상납까지 더할 나위 없이 자극적이다.
지난 선거의 후보들이 잘했다고 볼 수없음에도, 이번 당장 우리의 코 앞에 닥친 선거는 저속하고 퇴폐스럽기 그지없다. 후보자들은 선거를 위해 여러 가지 '패'를 준비했다. 그러나 그 패는 아이러니 하게도, 상대의 배우자에 대한 좋지 않은 증언이 나올 때마다, 기다렸다는 듯이 튀어나왔다. 그리고 두 후보자의 배우자의 패는 선거 직전까지 끊이지 않았다. 이러한 일들의 반복은 내가 이번 정치판에 고개를 돌리게 만들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가 선거를 하는 이유는 오만하고 그들만의 세상에 갇힌 정치인들이 이대로 판을 치게 둘 수 없기 때문 아닐까. 물론, 당선된 그들이 그들을 지지한 사람들을 무시하는 것이 부지기수이다.
후보들이 나와서 연설하고 대화를 할 때마다 후보자들이 그 당의 진영의 박스 안에 갇혀있다는 생각이 든다. 그 안에서 그들 진영의 사람들의 목소리만 듣고 나왔기 때문에, 현 사회의 흐름조차 이해하지 못하고 내 말이 맞다고 하는 모습들은 매우 개탄스럽다. 아직 후보자에 지나지 않은 그들은 이미 고착화된 틀에 박혀 현실을 외면하는데, 과연 그들이 대통령이 되면 달라질까? 심지어 세대 간 갈등, 젠더 갈등을 그들의 논리에 들고 들어와 국민들을 갈라놓고 있다. 갈등을 해소해야 하는데 적극적으로 나서야 하는 사람들이 이것을 정치에, 그들의 표를 위해 이용한다. 사람은 변하지 않는다.
상대를 까내리려는 가짜 뉴스, 허울뿐인 포퓰리즘이 난무하는 이번 선거는 스윙보터인 20-30대가 '어디로 가느냐'에 달려있다. 언제부터 선거가 "차악"을 가려내는 것으로 바뀌었는지 모르겠으나 이 불안한 세계정세와 한없이 불안한 우리나라 정세가 제발 안정적이고, 조금 이성적이고 논리적으로 갔으면 하는 바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