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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꿀갱 Sep 12. 2021

음식으로 알아보는 금수저 판별법

빅데이터로 증명된 과학적인 방법

음식이란 무엇일까.

단순히 의식주 중 하나라고 치부하기에는 상당히 많은 개인의 취향이 녹아져 있다.  그 취향은 자연스럽게 만들어졌다고 생각하기 쉬우나 조금 더 들여다보면, 취향은 개인이 살아온 역사, 환경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만들어진다.


 나는 여기서 환경이라는 요소에 주목했다. 어린 시절, 가족들의 소득 수준에 따라 좋아하는 음식이 다를 것이라는 이론을 세웠다. 이렇게 만들어진 소득 수준에 따른 음식 취향은 오랜 시간 동안 한 사람의 음식 취향으로 남은 여생에 지속적으로 영향을 미치게 된다. 이 가설을 세우고 난 뒤 역 10년여간 가난하게 자란 사람의 표본 집단과 부유하게 자란 사람의 표본 집단을 만들었고 이들의 음식 취향을 분석해 빅데이터화 했다. 오늘에 이르러 유의미한 결과를 도출했다, 이 글을 통해 여러분들에게 이 값진 성과를 공유하고자 한다.


 실험 방법

 예를 들어, 가난하게 자란 한 사람이 토마토를 좋아한다. 나는 그 사실을 알게 되면 내가 만든 가난 표본집단에 크로스체크를 시작한다. 일일이 연락해 '너도 혹시 토마토를 좋아하는지' 묻는 것이다. 반대로 부자가 좋아하는 음식을 찾을 때도 그랬다. 그러다 보면 어떤 음식은 확실히 그 표본 집단의 선호도가 높게 측정된다.

 특정한 집단이 왜 그 음식을 좋아하는지 그 이유를 찾는 것은 나의 몫이었다. 선호의 이유가 명확해지면 나는 그 음식을 최종 리스트에 올렸고 이후 금수저, 흙수저 인간들을 만날 때 체크함으로써 정확도를 높였다.


실험 목적

 소개팅에 상대방이 외제차를 타고 나타났다. 이 사람이 차를 어디서 빌려왔는지, 카푸어인지 알 길이 없다. 명품 신발, 명품 백이 상대의 재력을 정확히 보여주지 않는다, 오히려 없는 애들이 있어 보일라고 아이템 하나에 올인하는 경향이 있다.

 우리는 이때 음식 취향을 물어 금수저, 흙수저인지 파악할 수 있다. 상대방은 자신에 대한 관심인 줄 알고 호감을 가지고 대답을 하지만 우리는 상대의 재력 상태, 어린 시절 가족들과 얼마나 부유하게 자랐는지를 파악할 수 있게 된다.


본론


1 "사과랑 딸기 중 어떤 과일을 더 좋아하세요?"

 사과랑 딸기 중 어떤 과일을 좋아하세요?

 이 질문으로 꽤 정확히 상대의 부유함의 정도를 측정할 수 있다.

 일단, 사과는 가격이 싸고 보관이 오래 가능하다, 부피가 크고 수분 함량이 높아 쉽게 배가 부른다. 이 특징으로 인해 흙수저들은 딸기보다는 사과를 선호하게 된다.

 반면, 딸기는 가격이 비싸고 쉽게 무른다 그래서 보통 구입 후 빨리 먹어야 한다. 부피가 작고 배를 채움보다는 혀의 즐거움을 위해 먹는 경향이 있다. 봄이 되면 호텔에서 딸기 뷔페는 하는데 사과 뷔페는 하지 않는 이유가 다 있는 것이다. 

 흙수저들은 몸에서 기억한다. 어린 시절 친근하게 자주 먹은 음식이 사과이기에 보통 둘 중 사과를 선택한다. 부자들은 반대로 딸기를 좋아한다.

 누가 봐도 빈티가 좀 나는데 딸기를 좋아한다고 하는 경우가 있긴 한데 이 경우는 어렸을 때 딸기 못 먹은 한이 맺힌 경우라 보면 된다.


2 "탕수육! 했을 때 어떤 이미지가 떠오르세요?

 

 플라톤의 이데아라는 개념이 있다. 사물의 이데아는 시간과 공간을 초월해 인간의 의식과 무관하게 존재하게 된다. 탕수육이라고 외쳤을 때 금수저와 흙수저의 마음속엔 서로 다른 탕수육의 이데아를 떠올리게 된다. 

 금수저는 소스가 뿌려져 볶아진 탕수육을 떠올린다. 이유는 어린 시절 고급 중국집에 가서 볶아져 나온 탕수육을 자주 접했기 때문이다. 반면 흙수저는 소스 따로, 탕수육 따로 나오는 배달 탕수육을 떠올리게 된다. 이 들에게는 이 탕수육이 더 친숙하다. 탕수육 하면 맨날 부먹, 찍먹 논란이 있는데 잘 보면 흙들끼리 박 터지게 싸운다. 금들은 당연히 부먹이다. 사실 정확히 표현하면 볶먹이다.

 이렇게 탕수육! 했을 때 어떤 탕수육이 떠올라요?라고 물음으로써 상대의 재정 상황을 파악할 수 있게 된다. 딱 봐도 찢어지는데 볶아진 탕수육이 떠오른다? 먹고 싶다는 거니까 한 번 사주자.


 3 "배스킨라빈스에서 슈팅 스타를 좋아하세요?"


 

 배스킨라빈스에서 파인트를 주문하고 슈팅스타를 담는다? 흙이다.

 슈팅스타는 사진에서 알 수 있듯이 걍 이것저것 때려 박은 느낌이다. 하물며 한 입 베어 물면 입안에서 타닥타닥 튀면서 염병을 한다. 이 다채로움, 같은 가격이지만 눈에서, 입에서, 혓바닥에서 느껴지는 다채로운 맛은 흙들에게는 종합 선물세트와도 같다. 한정된 재화로 최대한의 효용을 느끼고자 하는 흙의 본능이라 볼 수 있다.

 반면에 금은 식재료 본연의 맛을 음미하며 자랐기 때문에 슈팅스타는 너무 자극적이기만 하다. 차라리 다크 초콜릿, 민트 초코, 바닐라, 베리베리 스트로베리 등 원료 본연의 맛을 살린 자연스러운 맛을 선호한다. 그들의 혀는 이런 자연스럽고 편안한 맛을 원한다. 딱 봐도 흙인데 슈팅스타를 싫어한다? 너무 많이 먹어서 질린 거니 그러려니 한다.


 4 치킨이 좋아요, 피자가 좋아요?

 3대 영양소(탄수화물, 단백질, 지방) 이 중에서 가장 비싼 영양소는? 단백질이다. 금들은 평소 식단에서 단백질이 잘 채워진 균형 잡힌 식사를 하고 있다면 흙들은 탄수화물, 지방이 높게 구성된 식단을 먹을 가능성이 높다.

 이 상황에서 치킨이 좋아요, 피자가 좋아요 하면 흙은 옳다구나, 단백질을 채워야겠다 하면서 치킨을 선택한다. 이것은 몸이 자동반사적으로 반응하는 것이기 때문에 뇌를 충분히 거치지 않고 치킨이다 라고 말하게 돼있다.

 반면에 단백질이 잘 채워진 금들은 상대적으로 피자를 더 선호하게 되는데 몸에 이미 충분한 단백질이 있기 때문에 피자를 선택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또 한 가지 가설은 지금은 좀 아니지만, 피자 프랜차이즈는 상대적으로 소득 수준이 높은 도시에 있었고 치킨집은 시장 통닭부터 시작해서 흙 타운에도 많이 접할 수 있었기에 좀 더 치킨 쪽으로 선택하지 않나 싶다. 내가 얘를 아는데 흙인데 피자가 좋다고 한다? 객기를 부리고 있는 것이다.


결론


지금까지 음식 취향으로 상대가 금수저인지 흙수저인지 판단하는 방법을 공유해보았다. 위 가설들은 오랜 시간 빅데이터를 통해 연구한 결과이므로 오차범위 95%의 정확성을 보여준다. 더 이상 상대의 감언이설에 놀아나지 말자, 좋은 차? 명품 백? 이걸로 상대방의 재력을 평가한다? 불쉿이다. 이제는 딸기, 탕수육, 슈팅스타, 피자에 대해 말함으로써 상대의 지갑을 털자. 그럼 저는 딸기를 먹으러 가야 대서 이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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