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아는 투게더

by 김화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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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하지 않아도 내 눈빛만 봐도 날 알아차리는 엄마가 있었고, 늘 뻔뻔하게 내 주장만 하는 철부지 딸이 있었다. 갓 엄마가 된 나를 애처로이 쳐다보는 눈빛에 기대어 친정엄마 앞에서만 비로소 투정을 부리고 마음껏 울 수 있다. 내 몸에 새로운 산소가 들어온 것처럼 마음 놓고 숨쉴 수 있으니까.




아이들 돌봐달라 양가 부모님에게 부탁하는 일이 어쩔땐 갑과 을의 관계처럼 느껴져서 사무치게 싫고 속상했다. 그래서 혼자 아이 셋을 데리고 하는 일을 서슴치 않았고, 혹독한 시간을 7년을 보낸 뒤에야 찐 육아를 되짚으며 원 부모에게서 서서히 독립하는 나와 남편을 마주하게 됐다.


시간이 흘러 아이를 낳고 고된 육아를 겪으면서 새삼 부모만큼 만만치 않은 역할이 없다는 걸 알게 되었다.

상황 판단이 빠른 남편과는 달리, 나는 꽤 오랫동안 ‘엄마’와 ‘나’라는 존재 사이에서 줄타기를 했다. ‘엄마는 이래야 해’라는 말들이 정말 듣고 싶지 않았다. 엄마를 세상에서 가장 강인한 존재라고 분류하는 것도 싫었다. 왜 부모 자식 관계에서 특히 엄마만 유독 아이와 긴밀하게 연결 짓는 걸까. 부모에는 모 母 뿐만 아니라 부 父도 있는데.


우리 부부는 첫 임신을 시작으로 부모가 되는 준비부터 출산, 육아의 모든 여정을 최대한 같이 하려 했다.

아이가 태어난 후에는 늘 남편이 내 곁을 지켰다. 밤중 수유 시간에도 가능한 한 늘 함께였다. 다음 날 듣게 될 아내의 폭풍 잔소리가 싫어서 억지로 깨 옆에 앉아 졸지라도 말이다. 우리는 밤인지 낮인지도 모를 시간을 세 아이와 보내며 진한 육아 전우애를 나눴다. 육아가 엄마만의 기억 속에 존재하는 ‘그때’가 아니라, 우리 부부가 같이 보낸 ‘그 시절’이 된 것이다.


남편과 육아를 하면 할수록 서로를 위한 배려가 무엇인지 끊임없이 생각하게 되었다. 해를 거듭할수록 진하게 남는 육아의 여운은 우리가 함께 시간을 보내는 그 자체가 귀하고 소중하다는 느낌을 주었다. 그리고 우리가 보낸 날들을 통해 아이를 위한, 가족을 위한, 부부만을 위한, 또 나 자신만을 위한 시간도 필요하다는 것을 다시 한 번 확인할 수 있었다.




*본 글은 <엄마이지만 나로 살기로 했습니다(21세기북스)>에서 발췌되었습니다.

2020년 12월 중순 이후 서점에서 만나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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