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정 거리를 유지한다는 것

by 김화영

결혼식을 하고 신혼여행에서 돌아오자마자 처음 살기 시작한 신혼집은 익숙해지기까지 시간이 필요했다. 남편은 결혼 전 살림살이가 하나, 둘 들어서기 시작하면서 한 달 먼저 이 곳에 살았다. 그리고 나는 주말에야 와서 주중에 새로 들어온 짐을 정리하면서 새 집과의 어색함을 줄여나갔지만 아직은 낯선 느낌이 더 많았다.


신혼 초, 친정엄마를 만나고 지하철 역에서 헤어지는데 서로 ‘잘 가’라며 인사를 나눴지만 각자 집으로 돌아가는 풍경이 어색해 돌아선 등 뒤로 엄마도, 나도 눈시울을 닦으며 걸어가는 것을 보지 않아도 알 수 있었다. 30년이 넘게 많은 것을 함께 공유하고 기억하며 나눈 가족이라서 친정과 멀어진 물리적인 거리가 마음으로 이어질까 봐 두려워서였는지도 모르겠다.




안정적인 관계는 한 사람을 흡수 통합해 하나가 되는 것이 아니다.

차이와 다름을 인정하고 물이 흐르듯 유연한 물결 속에 소통을 지속하는 것이다.

그리고 상대방이 원하는 거리와 내가 원하는 거리 사이의 적절한 타협점을 찾아서 ‘적정거리’를 산출해 내는 것, 그것이 성숙한 사랑의 요체다. 비록 그 거리가 내가 평소 경험하던 것보다 너무 가까워서 불편하고 답답하더라도,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멀어서 조금 아쉽고 섭섭하더라도 조금씩 양보하고 타협하는 것이다.

- <관계의 재구성> 중에서




축구 게임 중인 모브로스

어쩌면 우리는 평생을 관계 속에 놓인 거리의 완급을 답습하며 살아가는지 모른다. 그렇다고 얼마큼이 적정 거리인 것인지도 모른 채 고민을 거듭할 것이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가족은 삶의 희로애락을 함께 하며 이 모든 감정이 의미 있는 일이었음을 증명해 주는 이유가 될 것이다. 더불어 인간의 유한함은 살아 숨 쉬는 것에 대한 소중함을 일깨우고 우리가 살면서 서로 어떻게 보듬고 살아가야 하는지를 깨닫게 해 줄 것이다.


결국, 가족 간의 물리적인 거리는 마음의 거리에서 기인한 것으로 가깝고 멀 고의 차이는 크게 중요하지 않다는 것을 확인하게 될 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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