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무.영 지 " 2화 <첫 만남 그 이후 >
북한강가 미담재에서 열린 첼시 플라워쇼 디자인 특강 2 번째를 마치고
강화도에서부터 함께 했던 정원지기들이 돌아갔다.
한낮 37-8도를 오르내리는 뜨거운 태양일지라도, 눈이 부시게 아름다운
영국 첼시 플라워쇼, 거기 출품한 최고 작가들의 정원디자인과 플랜팅 사례를 보는 재미는
포기 할수 없었던 것 같다, 모두들 너무도 잼나고 맛있게 함께 했다.
지난 5월 25일 우리회사 대표를 세차례 설득하여 다녀온 영국 첼시 플라워쇼에
출품한 뛰어난 작품들의 정원 디자인과, 플랜팅 특징을 함께 공유했다.
출장 기간 4일 동안 당나귀 처럼 카메라를 등에 메고 렌즈를 갈아끼우며
아침 8시부터 저녁 8시까지 샅샅이 보고 촬영한 내용들이다.
그것을 내나름의 디자인 분석과 한국식 응용을 더하여 공유했다
첼시의 정원, 플랜팅 사진들을 영화를 보듯이 듣고 나누는 이 강의가,
'더 없이 우아하고 행복했다' 하며 모두들 돌아갔다.
나는 내 강의를 듣고 행복해 하는 사람들 덕분에 더 행복하고 고마운 시간이었다.
모임 후에 함께 나눈 가마봉 집 물냉면과, 에딧의 커피스토리 커피 향을
입에 담은채 다시 미담재로 돌아왔다
어둑해지는 산그늘이 내려앉은 이곳에서 문안에 들어가지 못하고 현관에 앉아
강건너 산 등성이에 잠시 마음을 두었다. 그와 함께 바라 보았던 이 북한강의 산 노을. .
느릿하게 산봉우리를 휘감는 긴 구름자락 끝으로 나의 무진, 그와 두물머리 강가에
앉아 바라보던 그 해 그 노을이 따라 올라왔다
서른 세살 6월 그 여름
그렇게 처음 만난 세련된 중년 남자의 차를 타고,
그 사람 바로 옆에 앉아 뒷좌석 동료도 잊은채 서로에 빠져 나눈 그 대화 이후,
나는 그에게로 향하는 두려운 내 마음에 아주 두터운 담장을 처 나가기 시작했다 .
명함은 찾지도 못할 깊은 서랍 상자속 으로 감추고,,
헤어지며 나중에 감사 인사를 드리겠다던 약속도 머리에서 지우고
함께 차를 탔던 후배에게도 절대 그 일을 말하지 말라고 당부를 했다.
하지만 긴시간을 참아내는 하루 하루가 무척 힘들었다.
신분이 노출된 그와 나는 전화번호부만 뒤져도 ,
114에 물어만 봐도 금방 전화를 찾을수가 있어 몇번이나
전화기를 들어 114에 물으려 11,,,,을 누르다 수화기를 내려놓고..
다시 들었다 놓았다를 더하다, 포기하고 애써 온갖 분주함을 만들어 시간을 때웠다
그리고 또다시 하루,
또 하루 그렇게
반복하면서도 나는 끊임 없이 그를 다시 만날 구실을 찾고 있었다.
그렇게 6월에 만난 우리는 간신히 7월을 넘기는데 7월 초 어느날 그에게 편지가 왔다.
그 역시 내게 달려오는 마음을 붙들고 감추려 애쓰며 소심히 안부를 묻는
무척이나 외교적인 짧은 편지를 보내왔다...
나는 열심히 머리를 굴렸던, ' 그를 다시 만날 구실 중'에 가장 소심한
억지로 업무를 엮어내는 한가지 프로젝트가 생각났다,
편지를 받고 다시 편지를 쓰느라 걸리는 시간을 못 기다리고
그에게 전화를 했다. 전화할 구실을 그가 만들어 주었으니...
나는 전화를 먼저 눌렀다.
편지에 대한 외교적인 답례 인사와 업무를 핑계삼아 그에게 업무로 연락한 척 전화를 했다.
그에게도 만나야 할 이유를 주고자 했다
분명 독일 공학박인 그에게 절대 필요 할 일이 없을 듯 한데
나는 제안을 했고. 그는 그 연구원 랩 구성원들과 함께 할 좋은 일이라며
만나자는 응답을 했다.
그도 알았게지, 내가 만날 핑계를 만드느라 무척 애썼다는 것을 .
만남을 제안하는 나의 마음이 쿵쾅거렸다.
만나면 금방 불처럼 타올라 사라져 버릴까봐 두려웠다,
그의 존재가 무엇인지, 우리가 얼마나 서로에게 이미 깊이 몰두하는지 다 아는 데
결과는 비디오 처럼 환히 보였다 .
서로의 성정을 속깊이 자기처럼 아는, 같은 사람들인지라
뜨거움도
냉정함도
야멸차고 단호한 선긋기도
예리한 칼처럼 서로를 베게 할 수 도
활활 타오르다 그 불길에 완벽에 소멸 될 수도 있음을
너무 잘 알았다.
하지만, 그래도 우리는 만남을 기약했다.
최대한 억제하여 자제하여 열기를 삭힌 4주 뒤 어느날
태능앞 " 니벨룽겐의 반지" 라는 서사적인
바그너의 악극에서 이름을 딴 레스토랑에서 그를 만나기로 했다
"니벨룽겐의 반지" 라니, < 사랑을 부정하는 자만이 라인의
황금으로 신비의 반지를 만들어 영원한 힘을 얻 을 수 있다 >는 그 이야기에서
이름을 가져온 식당이라니 ?
이 뭔 허세 인가 ?
'우리는 서로 사랑에 빠져 들 것이라는 걸 뻔히 알면서
결국 그를 부정하여 안정된 자신의 삶을 지키려는 속셈을 슬쩍 마음깊이 두었던가?'
난, 그 만남이 그 장소가 내 인생을 평생 관통하는 한 상징이 될 것이라는 것을 알지 못했다.
그리고 8월이 다가는 초 가을날 우리는 그 '니벨룽겐의 반지"에서 만나기로 했다.
나는 아주 그럴듯 한 업무 제안을 하려는 듯 속 마음을 감추고
그를 만나는 이유를 포장하기 시작했다.
하루라도 빠르게 달려가 다시 음악 이야기와 시를
깨끗하게 닦은 희고 긴 그의 두 손이 내손을 감싸쥔채
그의 눈을 깊이 들여다보며 살짝 살짝 미소짓는 그의 얼굴을
가까이에서 바라보며
그와 이야기를 나누고 싶었다
8월을 기다리는 그 뜨거운 여름이 무척 더디게 질질 늘어지며
지나가고 있었다.
하루 자고 일어나서 날자를 하나씩 지워가며 그를 만나는 날을
기다렸다.
그 사이 그에게 다시 편지가 왔다.
수줍은듯 안부를 묻는 간단한 전화도 왔었다.
그리고 그 전화 마다에서 그는 우리가 만나는
날자를 확인하고 그리고 ' 아직도 많이 남았네요"
라는 아쉬운 목소리를 끝으로 전화를 끊곤 했다.
" 나는 미련 곰탱이" 라고 하며 내 머리를 쥐어밖았다,
"뭘 그렇게 멀리 잡고선"
그리고 8월 더위가 가신 초가을 오후 5시
우리는 태릉 드디어 "니벨룽겐의 반지에서"
처음 업무를 가장한 첫 만남을 갖게 되었다"
소설 무.영.지 2 화 .
Moo & R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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