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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숨 Dec 03. 2022

엄마, 마음이 좋아졌어요.

아이와 진정으로 소통하는 방법 

4세인 아이를 하원 시킨 후, 유난히 이것저것 할 일이 많아서 아이의 요구를 들어주기가 어려웠던 날이었다. 원하는 것이 이루어지지 않으니 아이는 마음이 상했을 테고 그만큼 짜증은 증폭되었다. 그 속에서 칭얼거리고 화내는 아이의 말을 듣는 나도 힘이 들었다. 서로 힘들었던 하루가 마무리되어 가는 시간이었다. 평소처럼 동화책을 보고 잠을 자면 오늘이 끝이 난다. 그런데 그때에 아이가 갑자기 블록놀이를 하겠단다. 처음엔 왜 또 이러나 싶으면서 안된다고 하려 했으나, 문득 10분 놀이가 생각났다. 10분 늦게 잔다고 큰일이 일어나진 않으니까. 나는 아이에게 10분만 놀 수 있다고 말해주었고 놀이가 시작되었다. 


그리고 아이를 따라가며 있는 그대로 수용하고 공감하는 반응을 했다. 놀이치료사가 사용하는 기술들을 사용한 것이다. 문득 그러고 싶었다. 그렇게 놀이가 이어지는 동안 고양되어 있던 내 마음은 편안해지고 차분해지는 느낌이 들었다. 그 순간 아이가 나에게 "엄마, 마음이 좋아졌어요."라고 이야기했다. 자신의 행동을 따라와 주며 공감과 인정받는 시간 동안 아이는 오늘 하루 서운하고 속상했던 마음이 가라앉고 편안하고 좋은 마음이 생겼던 것 같다. 

Photo by Tobias Tullius on Unsplash


수용되고 공감받을 때, 우리는 연결감과 충만감을 느낄 수 있다. 이것은 어른이든 어린 아이이 든 마찬가지인 것이다. 그리고 공감받는 사람뿐만 아니라 공감하는 사람 또한 같은 감정을 느낄 수 있다. 


대학원 시절, 인본주의의 대가 칼 로저스의 이론을 기반으로 한 아동 중심 놀이치료에 대해 처음 배웠을 때 인간 누구나 경험하면 좋을 것 같다고 생각했던 기억이 떠오른다. 그 기술 중 몇 가지를 부모님이 배울 수 있도록 구체적으로 코칭하는 것이 PCIT(부모-아동 상호작용 치료)이다. 


아래 PCIT에서 부모님께 코칭하는 5가지 중요한 기술에 대해 간략히 정리해 보았다. 

(이날 내가 아이게 게 사용했던 기술입니다 ^^) 


- 아이의 행동을 있는 그대로 읽어주기(행동 묘사하고 기술하기 = 나레이션하기)

- 아이의 말을 있는 그대로 반영하기("엄마 이건 사과예요." "그건 사과구나")

- 아이의 행동을 모방하기 (아이의 놀이행동을 따라 해 보기)

- 긍정적인 표현하기 ("엄마한테 사과를 보여줘고 고마워" "그걸 사과로 말하다니 멋지다")

 - 함께 즐거움을 공유하기(놀이 파트너로서 동등한 관계에서 부모님도 놀이시간 즐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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