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들은 의아해한다. 남편이 건축산데 네가 하게?
그러게
내가 뛰어들면서
예정된 일이었다.
까짓 거 기분으로 잘 지르는 샤네르...
실측 상담에 15만 원,
집주인 집 뵈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사례금 10만 원
계획단계에서부터 사뭇 벌벌벌이다...
실측일정을 급 변경하신 현 주인양반들
인테리어 실장님들 변경된 일정을 조정하느라 이리저리 분주한 샤네르..
상담받는 자리에서
혹여 호구로 보이는 거 아닐까
초긴장에
전문지식이 원체부족하다 보니
요구전달도 잘 되지 않는다.
두 시간 상담시간은 쏜살같이 흘러가고
얼굴 시뻘게져가면서까지 열 올려 질의했건만
돌아오는 답변은 죄다 미적지근..
그래서, 전문가님 보시기에 집컨디션이 어떠신지요? 우문현답이 돌아왔다.
올철거하시지요.
그거 나도 안다..
마이너스 몰딩, 무몰딩, 칼각, 평탄화,
몰탈, 미장, 배관, 전기작업...
내 빚으로
여러 명 월급줄 수 있겠군하..
곰곰이 현장사진을 들여다본다.
이제는 은퇴하고 지방으로 거처를 옮기시는
주인할아버지 창밖 보시는 작은 뒷모습이 쓸쓸하다.
저 시기가 나에게도 오겠지.
Fancy fancy 하게 꾸며놓고
한 십 년 살고 나면
아이는 독립할 테고
우리 부부의 수입은 끊길 테고
정들었던 스위트홈은
휑뎅그런 구닥다리 집이 되어버릴까..
괜스레 센티해진다.
큰맘 먹고 욕실 철거 포기해 본다.
현관중문도 살다고치지 뭐..
주방 가구도 그렇게 헐지는 않았던데..
도배, 장판하고
칠 벗겨진 데만 좀 보수하고
조명 무난한 거로 바꾸면 어때..
대출이자 나갈 돈으로
연금이라도 하나 들어둘까..
욕심 내려놓기 수련 중..
Brunch Book
월, 화, 수, 목, 금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