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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웅글 Sep 22. 2019

[낯선 경험하기] 울프 클래식 바이크를 탄 지 한 달

두 번째 _ 도로주행 편


울프 클래식 바이크를 구입한 지 한 달이 됐다. 비록 한 달 내내 타고 다니진 못했지만 날씨가 좋을 때마다 하루 22km씩 출/퇴근용으로 타고 다녔다. 대부분 직진 코스라 주행은 어렵지 않았지만 신호가 많아 가다 서는 일이 잦았다. 달릴 때는 몰랐지만 신호에 걸려 서게 되면 크고 작은 자동차들이 나를 감싸며 달릴 때 흥분한 숨을 내게 내셨다


그 숨을 온몸으로 받아내니 등과 이마에 땀이 맺혔다. 그렇지만 이 정도는 참을만하다. 더 참을 수 없는 건 그늘 한 점 없는 햇빛을 받아내는 일이다. 신호에 멈춰 서면 햇빛을 피하기 위해 팔을 뒤로 젖혔지만 며칠이 지나고 팔은 미디엄으로 노릇노릇 구워져 있었다. 태닝의 끝판왕이랄까 


다행히 팔이 익어가는 만큼 기어 변속과 도로 흐름을 함께 익힐 수 있었다. 도로의 흐름이란 게 애매모호하지만 무작정 달리는 게 능사가 아니다. 교통체증에 따라 저속과 규정속도로 달려야 하는 건 모두가 원하는 목적지에 안전하게 도착할 가능성을 높이는 방법 중 하나였고, 차선 변경은 앞뒤 차의 간격과 속도가 일정할 때 안전하게 변경이 가능하다는 걸 알았다





그래서 도로주행은 적절한 긴장감으로 톱니바퀴처럼 움직이는 맛이 있달까. 다만 이 맛을 방해하는 악당 무리들이 필히 존재했다. 방향 표시 등도 켜지 않은 채 차선 변경을 한다거나 신호를 무시한 채 달리거나 아주 느린 속도로 주행하며 도로를 아비규환은 물론 안전을 위협한다. 그나마 비상등으로 자신의 잘못을 고해성사하듯 깜박거려 주기라도 한다면 다행이다. 하지만 대부분은 이게 바로 야생의 도로라는 듯이 홀연히 떠나가 버린다 


이렇게 한 달을 타고 보니 도로에는 교통법규가 분명 존재하지만 대략 멈추고 서기 위한 신호를 제외하고는 사람의 재량에 따라 융통성 있게 주행해야 한다는 걸 느꼈다. 그러다 보니 사람의 실수가 도로 위 어떤 영향을 줄지 알 수 없고 피해를 보는 대상이 나인지 누구일지 알 수가 없다 


그래서 사실 클래식 바이크를 탈 때 두려움을 느낀다. 집채만 한 버스와 덤프트럭이 등 뒤로 헐떡이는 숨을 내쉴 때마다 다른 곳으로 빨리 피하고 싶거나, 신호에 멈춰 뒤에 차가 한 대도 없을 땐 전방 주시를 못한 자동차가 나를 치진 않을까 하는 걱정이 밀려오곤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클래식 바이크를 되도록 타려는 이유는 교통비가 평균 6~7만 원에서 최소 절반인 2~3만 원이나 절감된다. 또 원하는 동네를 가기 위해 불필요한 정거장과 환승으로 시간을 허비할 일도 없다. 즉 적은 비용으로 원하는 곳을 빠르게 이동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이 장점을 잘 활용해 아직도 가보지 못한 동네를 다녀볼 생각이다. 사람 사는 곳은 다 같다지만 그 동네가 가진 고유한 풍경과 정취를 카메라로 기록하고 싶다. 정해진 건 없다. 그저 꾸준히 달리고 기록할 것이다. 늘 그래 왔던 것처럼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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