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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웅글 May 23. 2020

사랑하면 닮는다는 불편함



가게로 한 커플이 들어왔다. 여자는 밝은 톤의 옷을 입고 있고 남자는 어두운 톤을 입고 있었다. 여자는 봄 같았고 남자는 가을 같았다. 어울림은 이 두 사람을 보고 말하는 것 같았다. 여자는 남자에게 팔짱을 낀 채 주문을 한다


아메리카노 두 잔, 주문을 하는 두 사람의 얼굴을 보니 닮았다. 사랑하면 닮는다는 말이 떠올랐다. 그 커플이 가게를 나가는 순간까지 두 계절은 산뜻하고 포근했다. 그러다 곰곰이 생각해보니 '사랑하면 닮는다'라는 말이 불편했다


보통 사랑하면 닮는다는 기준은 두 사람의 외모를 가지고 평을 한다. 여기서 내 무의식속 밑져에 깔린 의미들이 떠올랐다. 닮는다는 게 '행동과 생각, 과하게는 가치까지' 닮아야 하는, 마치 그래야만 하는 강제적인 것으로 생각됐다


두 사람 중 한 명은 자기 자신을 포기하며 닮아야 되는 일처럼 말이다. 물론 사랑하는 사이라면 서로 싫어하는 행동과 태도를 줄이고 바꾸려는 노력은 필요하다. 맞춰간다는 말이 맞겠다. 그렇지만 사랑한다고 해서 자기 자신을 잃으면서까지 닮으려 노력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결국 연애란 누구도 자신을 잃지 않는 선에서 깊이 있는 대화를 가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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