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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백야 Sep 14. 2020

6화. 밴드 동아리 사골곡 모음 part 1

밴드 동아리에서 꾸준히 사랑받는 곡들에 대한 감상평&인터뷰

밴드동아리를 오래 하다보면 멤버들이 반복적으로 선정하는 곡이 있다. 그런 곡을 소위 ‘사골곡'이라고 부른다. 어느 동아리 공연을 가도 듣게 되다보니, 너무 우러나 사골국물이 나올것만 같은 그런 노래들이다. 물론 이는 그만큼 사골곡들이 대학생들에게 사랑받는다는 것을 의미한다. 주로 어떤 곡이 사골곡이 될까? 몇년동안 사골곡들을 보면서, 사골곡만이 갖는 몇가지 특징이 있다는 것을 알게되었다. 


우선 난이도가 너무 높지 않아야 한다. 동아리마다 다르겠지만 대부분의 밴드 동아리는 초보자와 실력자가 반반정도 있다. 너무 어려운 곡은 밴드동아리에서 극소수만 연주할 수 있기 때문에, 밴드 동아리에 들어와서 악기를 처음 다루는 사람들은 조금만 익히고도 자기가 원하는 감성을 표출할 수 있는, 적당한 난이도의 명곡들을 선호하게 된다. 또 사골곡의 경우 특정 세션이 자기를 뽐낼 수 있는 곡인 경우도 많다. 기타 리프가 화려한 곡이어서 기타가 적극적으로 밀거나, 베이스 라인이 돋보여서 베이스가 적극적으로 추천하는 곡인 경우가 많다. 보컬의 경우 자신이 돋보일 수 있는 포인트가 있는 곡이나, 노래방가서 불러보면서 익숙한 노래면서 분위기를 느낄수 있는 곡을 추천하기도 한다. 무엇보다도 밴드동아리 멤버들에게 사랑받는 곡들은, 밴드동아리를 하는 사람들 특유의 음울한 감정을 잘 표출할 수 있는 곡인 경우가 많다. 대개 밴드동아리를 하는 사람들은 예술가적 기질이 내재되어있아서, 약간의 우울감을 가지고 있다 (적어도 내가 본 대부분의 경우는 그랬다). 관심받고 싶고, 무대에서 돋보이고 싶은 마음들을 가지고 있다. 또 동아리 멤버이자 동시에 많은 고민을 하고 살아가는 대학생으로서, 그들의 내면적 고민과 우울함을 음악으로 풀어내고 싶어하는 열망이 있다. 그러다보니 그들이 고르는 곡은 대학생으로서의 감정선을 잘 대변하는 곡인 경우가 많다. 


오늘 글에서는 오랜 시간 우리 동아리 및 다른 동아리들과 공연을 하면서 들었던,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받은 사골곡을 소개하고자 한다. 어떤 기준으로 사골곡을 정할 수 있을까 고민을 했었는데, 마침 밴드동아리의 성지 중 하나인 홍대 001 클럽이 모든 공연영상을 유튜브에 업로드힌다는 사실이 떠올랐다. 이 공연장의 유튜브 영상이 모든 대학교 밴드 동아리의 절대적 척도는 될 수 없겠지만, 꽤 많은 밴드동아리 공연 영상을 보유하고 있는 만큼 대학생들의 선호를 파악하기에는 충분한 데이터라고 판단했다. 그래서 동아리 친구들이 알려준 곡들과, 001 공연 영상이 20개를 넘는 노래들 중, 교집합이 있는 곡을 선정해 두세 편의 글로 나눠서 소개하려고 한다 (다만 이 시리즈는 연달아서 연재하지 않고, 중간중간 가볍게 볼 수 있는 짤막한 글로 써볼 예정이다) 


사골지수는 001 유튜브에 등록된 해당 곡의 영상 갯수이며, 곡의 난이도는 세션별로 상이할 수 있다.

한줄평의 일부는 해당 곡의 유튜브의 댓글에서 인용해왔다.


자우림 - 스물다섯 스물하나

https://www.youtube.com/watch?v=Ts20_7v14ZA


사골지수 = 71        (001 유튜브 등록 영상 중 1위)

난이도 = 1.5 / 5.0

합주 포인트 = 마지막 클라이막스에서 진성으로 쭉 뽑아주고 고음을 자유로이 내지르는 보컬파트. 드럼의 있는듯 없는듯 살포시 놓는 엇박 리듬. 가벼운 듯 묵직하게 눌러야하는 키보드

한줄평 = '21살 - 내가 드디어 이 노래를!  25살 - 내가 아직도 이 노래를..'  

'21살에 부를 때와 25살에 부를 때 느낌이 다른 노래'

자우림의 다른 사골곡 = '있지' '팬이야' '미안해 널 미워해' '샤이닝' 등등


스물다섯 스물하나는 많은 여보컬에게 사랑받는 곡이자, 밴드를 입문하는 거의 모든 세션이 도전하기 좋은 난이도를 갖춘 곡이기도 하다. 001 유투브에 등록된 최다 공연곡이며, 무려 71번이나 동아리의 손을 거친 곡이다. (앞으로 소개할 곡의 등록 영상 수를 보면 이게 얼마나 대단한 수치인지 알 수 있다) 개인적으로 체감하기에도 이 곡만큼 대학생들에게 사랑받는 곡을 찾기 어렵다고 생각한다. 자우림의 보컬인 김윤아가 대학시절의 청춘을 회상하며 만든 이 곡은, 다양한 고민을 앓으며 살아가고 있는 대학생들의 다양한 감정선을 자극한다


몇 없는 여 보컬 간지곡에, 대중성 있고 세션도 그리 어렵지 않아 입문용으로 딱이에요. 노래는 사실 슬픈 느낌보다는 슬프지도 기쁘지도 않게 지나간 20대를 회고하는 곡이라고 생각하거든요. 곡을 부르다보면 아 내 청춘도 이렇게 지나가는구나~나도 다 지나고 나서야 아름다운 줄 알게 될까? 이런 생각을 들게해요. 돌이켜보니 21살때 불렀을 때는 '아 내가 이제 사회의 막내가 아니구나' 이런 마음이었던거 같아요. 맨날 우리끼리도 사골국이라고 불렀고, 워낙 자주 하다보니까 나중에 급하게 공연하게 될 때 쉽게쉽게 연주할 수 있다는 실용적인 장점이 있었어요. 그러다보니 더 자주하게되고...그야말로 21살이 25살 될 때까지 부르는 노래라고 생각해요

-이 노래만 4번, 그것도 보컬 베이스 키보드 기타로 모두 공연해본 D대학 밴드동아리 E의 올세션 J양-


노래가 부르기 쉬운데 있어보이잖아. 이걸로 설명 다될듯 

-Y대학 밴드동아리 U의 보컬 L양-


초보자 밴드에서는 곡을 정할때 한계가 많은데, 쉽고 대중성있으면서 멋있는 조건을 다 만족시키려면 남는게 별로 없더라. 그런데 스물다섯 스물하나는 이 조건을 전부 충족하거든. 그야말로 최고의 가성비곡이지.

-동아리 회장 경험이 있는 D대학 밴드동아리 S의 드럼,키보드 H양-


이 노래를 하기 전의 공연 멘트를 들어보면, 대개 노래 부르는 사람이 스물 다섯이거나 스물 하나인 경우가 많았다. 또 보컬은 이 노래를 연습하면서 자기 대학시절을 돌이켜본다고 한다는 식의 청춘 회상 멘트를 하는 경우도 많았다. 그만큼 많은 대학생들이 노래를 부르고 들으며 20대의 서투른 자기자신을 달래주는 곡이다. 21살도 25살도 훌쩍 넘길때쯤이면 이곡을 공연했던 사람들도, 들었던 사람들도, 먼 훗날 자신의 20대를 되돌아 볼때 '그 땐 참 즐거웠었지' 하고 웃으며 보내줄 수 있을까?



혁오 - Tomboy

https://www.youtube.com/watch?v=pC6tPEaAiYU


사골지수 = 45

난이도 = 3.5 / 5.0

합주 포인트 = '워어어어어~' 할 때 첫 음을 잘 잡아야하고, 절벽으로 떨어지는듯한 느낌을 주면 안된다. 2절 클라이막스가 끝나고 조용해지는 부분을 간드러지게 진행해야한다.

한줄평 = '청춘의 열병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노래'

혁오의 다른 사골곡 = '위잉위잉' '와리가리' 'Ohio' 'Hooka' 등등


스물다섯 스물하나의 남자버전. 스물다섯 스물하나가 여자 대학생을 대변해주는 청춘곡이라면, 톰보이는 많은 대학생 남자들을 대변해주는 청춘곡일 것이다. 우리 동아리에서는 이 곡을 할때 관객들이 ‘또보이'라고 외칠 만큼, 공연 때 선보이는 사람이 많다. 스물다섯 스물하나가 자신이 살아온 20대를 되돌아보는 느낌이었다면, 톰보이는 지금 20대의 관점에서 방황하고 길을 찾지 못하는 상실감을 느끼게 해주는 노래다. 개인적인 감상으론 이곡은 내게, 이제 막 성인으로써 발을 디딛는 대학생이 상처받고 힘겨운 일을 겪으며 혼란스러울 때 어머니의 품을 찾는듯한 느낌을 주는 곡이었다.


치기 어려운 노래는 아니지만, 생각보다 분위기 살리기가 제일 어려운 곡인 것 같아. 뭔가 불안해하고 걱정 많은 대학생의 감성을 살리는 건, 그 곡을 테크닉적으로 안틀리고 하는것과는 별개의 차원인 것 같거든. 합주해보면 뭔가 사운드가 비는 느낌이 제일 많이 나서, 보컬이 맛깔나게 살려주는 게 중요한 것 같아.

-H대학 밴드동아리 H의 일렉기타 N군-


밴드동아리를 하던 시절에, 대개 신입으로 들어온 남보컬이 이 곡을 고르는 경우가 많았다. 그럴때면 다른 멤버가 ‘아그거 이미 했어요'라고 하면서 신입 보컬을 머쓱하게 했던 기억이 있다. 개인적으로 가장 맘에 드는 가사는 '난 지금 행복해 그래서 불안해. 폭풍 전 바다는 늘 고요하니까'인데, 그동안의 즐거웠던 대학생활을 정리하면서 마지막 학년을 보내는 대학생의 마음에 울림을 주는 가사가 아닐까 싶다. 그리고 졸업한 지금은 폭풍 한가운데..



쏜애플 - 우리의 밤은 당신의 낮보다 아름답다

https://www.youtube.com/watch?v=mKOOH3_xXj0


사골지수 = 51

난이도 = 4.5 / 5.0

합주 포인트 = 기타파트가 톤좀 잘 살려줬으면. '해~줘~' 이후 기타가 열심히 울어야한다. 아주 서럽게

한줄평 = 밑에 사진으로 대체한다

쏜애플의 다른 사골곡 = ‘아지랑이’ ‘시퍼런 봄’ ‘어려운밤' ‘낯선열대' 등등


쏜애플은 밴드동아리 사람들에게 정말 많은 사랑을 받는다. 우울하고 몽환적인 사운드와 정교함을 요구하는 테크닉, 그러면서도 간결한 세션 구성 (드럼 일렉 베이스 보컬+일렉) 때문에 밴드에서 인기가 많다. 때문에 어느 정도 실력있는 멤버들이 자신의 실력을 뽐낼 수 있는 곡으로 쏜애플을 고르며, 거의 모든 밴드 동아리에는 쏜애플을 좋아하다 못해 광적으로 사랑하는 일렉기타가 한 명 이상 꼭 있다. 공연날 일렉기타 세션이 썸남썸녀, 남친여친을 불러놓고 실력을 선보일 수 있게 해주는 밴드며, 밴드 동아리에서의 쏜애플의 위상은 BTS가 부럽지 않은 수준이다. 그중에 가장 사랑받는 곡은 '우밤당낮'이다. (밴드동아리 세계에서는 이렇게 줄여서 말해도 찰떡같이 알아듣는다. 무슨 업계용어 마냥) 이 곡을 빼고 밴드동아리 사골곡을 논할 수가 없다.


우밤당낮 영상에 달린 댓글이 이 곡의 인기를 실감하게 해준다


밴드음악을 하는 사람들에게 '대중성'은 오히려 마이너스 요인이라고 생각해요 대중적인 음악은 메이저에 깔리고 깔렸으니까. 그러다보니 밴드하는 사람들은 우리의 은밀한 취향과 맞는.. 음지 곳곳에 숨어있는 음악을 찾게되는거죠. 그 과정에서 그들만의 유대감이 생기는것 같아요. 쏜애플은 그런 밴드음악인이 가진 욕구의 정점에 있는 아티스트에요. 우리가 일반적으로 끌릴 수 밖에 없는 메이저 적인 요소들 (좋은 멜로디,완벽한 구성,탄탄한 보컬),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중성과 선 긋는 마이너 요소들 (서정적이고 현학적인 가사,어지럽고 더러운 구성,사이키델릭한 톤)을 가지고 있어서 그런거 아닐까 싶어요. 우밤당낮은 쏜애플의 이러한 두가지 스펙트럼의 끝판왕을 보여주는 곡이고요. 

-쏜애플을 광적으로 좋아하는 S대학 재학중인 연합동아리 K의 일렉기타 L군-


세션별로 모두 끌릴만한 포인트가 있어서 좋아요. 그만큼 동아리 밴드 실력 검증용 곡 같기도 하고? 당장 듣기엔 퍼스트 기타만 어려워 보이지만 무대에 선다면 다른 세션들도 표정, 감정표현과 퍼포먼스에 많은 공을 들여야 봐줄만한 무대가 나오는 거 같아요. 다들 멤버들은 선비마냥 치는데 퍼스트 기타하는 친구만 날뛰면 많이 어색하더라구요. 특히 보컬이 배킹기타를 하지 않고 보컬만 할 경우에 바보처럼 보이는 경우가 많은 거 같아요. 또 한국 살면서 대입 준비하면 정신병 한두개쯤은 필수로 챙겨야 하는 세상이라 생각하는데, 그런 우울한 감정을 곡 분위기나 가사가 잘 건드리는 것 같기도 하구요

-밴드동아리를 하다가 진지하게 음악의 길을 생각중인 C대학 밴드동아리 J의 일렉기타 H군-


이 곡은 정식 음원이 없다. 아니 일단 ‘곡'이 아니다. 쏜애플이 엠넷 ‘밴드의시대'라는 프로그램에 출연해 경연곡으로 연주한 곡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타밴드의 정식곡 만큼이나 인기가 많다. 심지어 이 곡을 듣기 위해 유투브 프리미엄을 결제한 사람도 있을 정도. 후반부의 기타 속주는 우는 소리처럼 들리는데, 듣는 사람의 마음 깊은 곳도 같이 울리는 느낌을 준다. 쏜애플은 이 곡을 편곡할 당시 축제가 끝난 뒤의 허무함을 표현했다고 했는데, 그러한 감정선이 이 곡을 좋아하는 대학생들이 느끼는 20대의 허무함과 공명했을거란 생각이 든다



브로큰 발렌타인 - 알루미늄

https://www.youtube.com/watch?v=qe2aquBoXgE


사골지수 = 65

난이도 = 3.5 / 5.0

합주 포인트 = 기타 솔로의 절정인 마지막 안 틀리기. 보컬 마지막 "빛↗나던~그 시간 속에~" 삑사리 안내기

한줄평 = '들을 땐 좋은데 할 때는 고통스럽다'

브로큰 발렌타인의 다른 사골곡 = ’화석의 노래’ ‘Poker Face’ 'Answer Me'등등


지금은 활동하지 않지만 2010년 초중반 인디씬에서 많은 사랑을 받았던 밴드 브로큰 발렌타인. 보컬의 중후하고 거친 목소리와 메탈 느낌을 주는 묵직한 밴드사운드 덕분에 밴드동아리에서는 공연의 클라이막스쯤에 나올만한 곡이 많은 아티스트다. 그런데 정작 밴드동아리에서 가장 인기가 많은 곡은 그들의 곡중에서는 잔잔한 편에 속하는 알루미늄이다. 


세번정도 했었는데 한번도 제가 추천한적은 없었어요. 사실 베이스는 재미 없는편이어서...보통 기타 솔로를 위한 곡인것같아요 매력 포인트는 기타솔로 특히 태핑하는 부분인것같고, 인기가 많은 이유는 기타가 메인이긴 하지만 보컬과 다른 악기들도 구성이 잘 갖춰져 있는 노래라는 느낌이 들어서인것 같아요. 혼자 베이스를 치면 재미는 없지만 다같이 합주해보면 어느샌가 즐기고 있었던것같아요

-K대 밴드동아리 A의 베이스 J군-


알루미늄의 솔로는 기타리스트의 버킷리스트같은 존재인데, 그래서 기타세션이 많이들 하자고 하지. 하도 많이해서 사골곡이긴 하지만 자칫하면 보컬 발성, 기타의 테크닉 측면에서 조지기도 쉬운 노래같아. (조졌다 = 밴드동아리에서 곡을 망쳤을 때 쓰는 용어)

-H대학 밴드동아리 H의 일렉기타 N군-


이 곡은 특별히 감성적으로 대학생에게 어필한다기보단, 보컬의 고음부와 기타 리프 때문에 인기가 많은 것이라고 생각한다. 제대로 된 음악실력을 연마하고자 하는 밴드동아리에게 귀감이 되는 아티스트이지만, 비운의 사고로 인해 보컬이 안타까운 일을 맞게 되었다. 위에 언급한 사골곡들이 대개 발매한지 10년 남짓한 노래들임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많은 대학생들이 사랑하고 있다는 점을 생각하면,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



넬 - 기억을 걷는 시간

https://www.youtube.com/watch?v=gUGMXMPMCs8


사골지수 = 32

난이도 = 2.5 / 5.0

합주 포인트 = 보컬이 얼마나 담담하게 잘 살려내느냐가 곡을 살리는 핵심 포인트. 건반의 먹먹한 느낌을 어떻게 구현해 낼 것인가. '그리움의 문을열고 너의 기억이 날찾아와'이후 부분을 어떻게 채울것인가

한줄평 = '아..이건 넬이 아니면..'

넬의 다른 사골곡 = ’stay’ ‘기생충' ‘믿어선 안될 말' 등등


넬은 특유의 우울한 감정선과 멜로디, 마음을 절절하게 하는 미성의 보컬로 많은 사랑을 받는다. 그중에서도 기억을 걷는 시간은 마음을 채워주는 잔잔한 사운드와 피아노, 기타, 드럼 등 모든 세션이 균형있게 참여할 수 있는 밸런스 (의외로 이런 밸런스를 맞추는 곡이 많지 않다. 특히 건반), 그리고 초보자가 참여하기 좋은 적당한 난이도를 모두 갖춘 곡이다. 단 보컬의 난이도는 절대 쉽지 않다. 부르기 어렵다기보단 느낌을 살리는게 어렵다


가사가 좋고, 노래 자체가 들으면 편해진다는 느낌을 주는거같아요. 공연을 태연 버전으로 해서 더 그렇게 느낀거 같아요. 그 마지막에 페이드 아웃이여서 어떻게 끝낼지랑, 합주할때 키보드랑 박자 안맞아서 엄청 고생했던 기억이 있네요

-D대학 밴드동아리 E의 드럼,일렉기타 L양-


이 곡은 의외로 여자들이 코드를 바꿔서 많이 부르는 곡이다. 이는 넬의 보컬 자체가 미성이 강해서 그런 게 크다. 남자가 부르기에는 다소 벅찬 노래. 대개 여자들이 부르게 되면 태연 버전을 택한다. (실제로 001 유튜브에도 태연 버전이 더 많다. 그래서 영상도 태연 버전을 올림) 곡을 정말 무대에 올릴 수 있는 최소 수준만큼만 하는 것을 기준으로 한다면 쉬운 노래지만, 곡이 가진 감성을 제대로 살리겠다고 마음먹으면 이 노래만큼 어려운 곡이 없다고 생각한다.



로맨틱펀치 - 몽유병

https://www.youtube.com/watch?v=cg6NNvxdpW4


사골지수 = 42

난이도 = 4.0 / 5.0

합주 포인트 = 얼마나 잘 부르냐보다, 얼마나 관객과 잘 노느냐가 중요한 곡. 보컬이 브릿지 끝나고 전조한 뒤에도 내지를만한 성대를 아껴놓고(?) 있어야 한다. 마지막 파트는 드럼도 달리고 보컬도 달리고 키보드도 관객도 엔지니어도(!) 달리는 파트

한줄평 = '학교 축제 전용곡'

로맨틱펀치의 다른 사골곡 = '토요일 밤이 좋아' 등등


로맨틱펀치는 보컬의 내지르는 사운드와 비교적 단순한 구성 때문에 밴드동아리에서 많이 선택된다. 단순하다고 했지 쉽다고 한 적은 없다. 그 중에서도 몽유병은 관객들과 뛰놀기 가장 좋은 곡이다.간혹 키보드 세션의 비중을 늘리고 싶을싶을 경우, '밴드의 시대' 버전으로 연주하기도 한다


곡 자체는 좀 오래되긴 했지만, 밴드하는 사람들에게 인기도 많고 신나고 분위기 띄우기 좋은 노래야. 방방 뛰면서 칠수 있는 노래고, 관객들이랑 호응하기도 좋은 노래인 것 같아. 준비하는 입장에서도 이 노래를 할 때 뛰어 놀 것을 감안하고 연습하지 

-H대학 밴드동아리 H의 일렉기타 N군-


학교 대동제에서 이 곡을 헀는데, 무려 20팀 정도가 이 곡을 했던 것으로 기억난다. 주점 지나가는 관객들을 사로잡아야하니 신나는 곡이 인기가 많을 수 밖에. 그야말로 학교축제에 적합한 곡이 아닐 수 없다. 심지어 복수의 무대에서 동시에 몽유병을 하기도 했다. 이쪽 무대에서 '날 안아 주세요~' 하면 반대쪽에서 '날 만져 주세요~'가 들리는 상황이 펼쳐졌었다. 정말 몽유병같은 경험이었다.....



델리스파이스 - 고백

https://www.youtube.com/watch?v=BYyVDi8BpZw


사골지수 = 32

난이도 = 3.0 / 5.0

합주 포인트 = 2절 끝나고 조용해지는 부분에서 각 세션이 들어가는 타이밍을 잘 맞춰야 한다. 특히 그 때 드럼이 박자를 절면 안된다

한줄평 = 밑의 사진보다 좋은게 생각이 안나서 저걸로 대체한다.. 

델리스파이스의 다른 사골곡 = '차우차우'


꽤 오래된 노래지만 의외로 많이 공연하는 노래다. 대개 이 노래를 좋아하는 이유는 가사의 전체적인 주제보다는 부분적인 가사 한두줄에 꽂혀서인 경우가 많다. 아마 사골곡 중 연애와 관련된 감정을 가장 많이 자극하는 곡이 아닐까 싶다. 당연히 지금 사랑하는 사람보단, 한 때 사랑했지만 이어지지 못한 인연을 생각나게 하는 곡이다. 그러고보니 이 매거진 6화가 다되어가도록 연애를 주제로 한 글을 쓴적이 없다 정작 가사내용은 실화가 아니라 만화를 기반으로 한 것이라고..게다가 이 노래는 남가수인 델리스파이스가 여자의 입장을 헤아려 쓴 곡이라고 한다. 


사실 너무 많이 공연해서 보내주고 싶은 곡이긴 하지만, 항상 공연할때마다 좋아하는 사람이 생각나기도 하고 아무튼 뭔가 추억을 불러일으키는 노래야. 전반적으로 난이도는 무난하긴 한데 그렇다고 또 너무 초보자가 하기에는 조금 부담스러운 곡이지. 특히 드럼이 은근히 어려워

-K대 밴드동아리 K의 보컬 Y군-


델리스파이스 고백 유튜브 영상에 달린 댓글. 노래는 이처럼 같은 곡이어도 다른 추억을 이끌어낸다



이외에도 다양한 사골곡이 있는데, 이는 매거진의 전체적인 분위기가 무거워질때쯤 분위기 전환용으로 틈틈이 연재해보려고 한다. 이후에 다룰 사골곡은 이 1편에서 소개한 만큼의 전국구급 곡은 아니지만, 그에 못지않게 많은 인기를 받는 곡들을 소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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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속가능한 문화예술을 지향하는 크라우드펀딩 플랫폼 삼천원에서 아티스트이자 에디터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월 삼천원의 커피 한잔 값을 후원해 주시면 양질의 컨텐츠로 보답해드리겠습니다~ 많은 후원 부탁드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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