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벅스
비 오는 주말 아침, 스타벅스에 왔다. 주변이 모두 주거지인 이곳에 있는 스타벅스에는 아침부터 아이들이 많다. 내가 아는 스타벅스는 늘 공부하거나 작업을 하는 사람들이 찾고, 점심시간에는 근처 직장인들이 모여드는 곳이다. 그런데 위치 때문인지 여긴 아침부터 가족 단위로 찾는 사람들이 많다. 그것도 어린 아기들이 꽤 많다.
보통 구석자리를 좋아하는데 자리가 없어서 중앙의 테이블에 앉았다. 바로 앞 쪽 둥근 테이블에는 돌도 안된 아기와 부부가 앉아 있다. 아빠가 아기를 안고 있다. 아기는 울지도 짜증 내지도 않고 조용히 주변을 두리번거린다. 왼쪽 뒤로는 3-4살 되어 보이는 쌍둥이와 부부가 앉아 있다가 화장실을 누가 먼저 가네 마네 하더니 방금 떠났다. 내 옆에는 초등학생으로 보이는 아이와 부부가 앉아서 웃으며 이야기를 나눈다. 앞자리의 아기와 부부는 자리가 불편했는지 일어섰다. 아무래도 걷지도 못하는 아기를 앉고 2인석에 앉아 있기는 어렵다. 일어서서 커피를 주문하러 간다. 오늘은 비가 와서인지 평소 보단 어린이가 별로 없다. 아, 방금 핑크색 패딩을 입은 어린이와 엄마, 그리고 할머니가 등장했다.
대각선 앞 오른쪽으로는 한 부자가 열심히 공부를 하고 있다. 초등학교 3학년쯤 되었을까. 아들은 열심히 문제를 풀고 아빠는 지켜보다가 한 번씩 도와준다. 아마 수학 문제를 풀고 있는 것 아닐까. 이 시간에 이 스타벅스에 앉아 있는 것도 거의 3개월이 되어가는데 공부를 하는 부모와 아이들도 꽤 많이 만났다. 스타벅스는 아이들에게도 공부하기 좋은 카페가 되나 보다. 왼쪽에 앉은 부녀는 아무 말 없이 마주 앉아 각자 휴대폰을 보고 있다. 언제 왔는지 모르겠지만 오른쪽 뒤에는 모자가 앉아서 아침을 먹고 있다. 무언가를 먹고 있는 아이를 사랑스러운 눈으로 가까이 들여다보고 있는 엄마의 표정이 밝다.
보통 혼자 가는 스타벅스는 커피는 비싸지만 편히 오래 앉아 있을 수 있는 작업 공간이거나, 시간을 죽일 수 있는 공간이다. 지금 여기도 혼자 앉아 이런저런 작업을 하는 사람들이 많이 있다. 그렇지만 가족과 함께 오면 왠지 스타벅스도 좀 다른 공간이 된다. 특히 주말 아침이라면 느긋하게 일어나 커피 한 잔과 가벼운 아침을 하러 아이들과 카페에 오는 것이 꽤나 즐거운 일이 되는 것 같다. 잠깐의 여유, 혹은 일탈일지도 모르겠다.
귀여운 아기가 소리를 지르면서 아빠에게 안겨 나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