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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olar Mar 10. 2024

야생의 디자이너에서 일 인분의 구성원으로

새해가 되고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와 진짜 예전에 비하면 나 정말 사람 됐다. 사회에 발걸음을 처음 내딛던 그때는 살짝 과장하면 야생의 들짐승 같은 아이였습니다. 이해되지 않는 일은 선뜻 실행하지 않았고 나와 다른 사람의 생각 차이에 대해 피 튀기며 목소리 높여 말하는 편이었습니다. 그래도 다행인 건 일말의 눈치는 있어서 넘어야 할 선과 넘지 말아야 할 선 사이를 아슬아슬하게 줄타기 했었죠. 시간이 흐를수록 사람의 기질은 변하지 않아도 강도는 변한다고 합니다. 날이 서 있던 횟수가 줄어들고 으르렁의 강도도 조금 약해졌습니다. 모난 부분이 갈려 나가고 조금씩 사회 구성원의 일부로 길들여지는 과정에 있는 것 같습니다. 


변하게 된 기점에는 항상 ‘일’이 있었습니다. 어떤 환경에서 무슨 일을 누구랑 같이 하느냐에 따라 변화하기 마련이고, 제 경우 이런 변화의 기점이 남들보다 자주 생겼습니다. 자연스레 일과 ‘나’에 대한 고민이 많아졌죠. 
다른 사람들 보다 멀리 나가고 싶었고 그러기 위해 생기는 고통은 어쩔 수 없는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성장통은 크게 두 가지가 있다고 합니다. 일의 역량을 기르기 위해 안 해 본 일을 하며 겪게 되는 힘듦과 그 외적인 환경 예를 들면 구조적 시스템, 함께 일하는 동료 같은 여러 가지 상황 때문에 힘든 상황. 진짜 성장을 하려면 전자의 경우는 견디고 후자의 경우는 빨리 문제 상황에서 벗어나야 합니다. 저는 벗어나지 못하고 가짜 성장통에 속아 성장하고 있다고 스스로를 속이며 생활했습니다. 너덜너덜 상처와 흠집이 생겼지만 일에 대한 가치관이 변하고 사람들을 바라보는 폭이 한층 넓어진 것 같습니다.  


하지만 세상에는 정말 다양한 사람이 있고 내가 겪어보지 못한 상황이 항상 튀어나옵니다. 많이 단련됐다고 생각해도 새로운 상황을 맞닥뜨리면 뒷골이 서늘하고 순간적인 스트레스를 크게 받습니다. 이 기록은 그런 상황들이 무엇이었는지, 어떻게 해결했는지에 대한 모음집입니다. 더불어 어떤 일을 하는지에 대한 기록도 함께 남기려고 합니다. 매주 회사에서 업무일지를 적듯 일부러 시간을 내어 나를 위한 업무일지를 작성해 보려고요. 다소 일기같이 주관적인 생각에 치우칠 것 같지만 디자이너를 꿈꾸거나, 디자이너로 일하고 있거나, 회사 생활에 고민을 갖고 있는 분들에게 작은 도움이 된다면 좋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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