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이 늦은 상반기 단상
꾸준함은 늘 풀기 어려운 숙제다. 다른 사람과 비교했을 때 가장 부족하다고 느끼는 부분이다. 특히 글쓰기를 꾸준히 하는 사람들을 보면 더욱 뼛속깊이 느낀다.
매주 하나의 글을 쓰겠다는 다짐은 처참히 무너졌다. 회사 일이 바빠서, 시간이 안 나서 라는 핑계는 대고 싶지 않다. 바쁘고 시간이 없는 와중에도 넷플릭스나 유튜브를 보면서 침대에 누워있던 시간은 꽤 많았으니까.
좋아서 하는 일은 사람들이 하지 말라고 해도 계속하게 된다. 원동력을 찾으면 쉽게 달려 나갈 수 있는데 좋아하는 마음을 찾기가 쉽지 않다.
하지만 글을 써서 생각을 남겨두고 싶다는 마음은 여전히 마음 한 편에 남아있다. 글을 쓰면 막연하게 생각했던 것들을 구체적으로 형태로 만들며 한 가지 주제에 대해 입장을 또렷하게 정리할 수 있다. 주관이 있는 사람이 되고 싶다. 그러려면 글을 꾸준히 쓰는 습관이 필요하다. 쉽지 않더라도!
글을 쓰지 않는 동안 유통업 대형 시즌을 전부 경험하고 입사 1년이 지났다. 여러 유통업 중에서도 오프라인 공간을 기반으로 운영되는 유통업에서 일을 하다 보니 온라인VS오프라인 구도에 대해 종종 생각한다. 오프라인이 온라인에 밀려 힘을 못 쓰는 것 같아도 끊임없이 새로운 팝업 스토어가 생기고 사람들이 많이 가는 걸 보면 쉽게 답을 내릴 수 없다. 각각 갖고 있는 장단점이 뚜렷하기 때문에 경쟁 구조가 아니라 상호 보완 체제가 될 거라는 얘기를 많이 봤다. 하지만 여기서 말하는 오프라인은 ‘팝업 스토어’로 한정된 느낌. 일하고 있는 곳에서는 매일 총과 칼이 없는 전쟁이 일어나고 사기가 꺾인 분위기가 맴돈다. 팝업 스토어, 오프라인 공간에 대한 책을 읽어도 생각이 정리되지 않는다.
디자이너는 마케터와 많은 협업을 하고 시간을 같이 보낸다. 지금 다니고 있는 회사는 마케터뿐만 아니라 다양한 직무의 사람과 업무를 하는 경우가 많다. 미팅이나 메일을 보낼 때 내가 사용하는 단어들이 적절하지 않다고 생각될 때가 있다. 회사를 다니는 성인이라면 같은 의미를 가진 단어 중에서도 아무 말이나 내뱉지 말고 예의와 격식을 갖춘 단어를 사용할 줄 알아야 한다.
다른 직무로 일을 하기 때문에 사고의 흐름이 동일하지 않은 경우가 많다. 내가 당연하게 생각하는 걸 상대방은 모르기도 하고, 상대방이 당연하게 원하는 걸 내가 모를 때도 있다. 디자인 시안에 대해서 다른 의견을 얘기하거나 연출 범위, 방향이 명확해지지 않아 어려웠던 적이 있다. 특히 디자인은 정답이 없는 영역이라 이런 일이 자주 발생한다.
서로 다른 의견을 하나의 방향으로 정리하는 것, 사회적 자아에 맞는 단어를 사용하는 것. 요즘 나의 고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