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Jenny May 17. 2019

임신부의 양심

최근 나의 경력과 관심사와 딱 맞고, 게다가 내가 가진 두 개의 자격증과 외국어 의사소통 능력을 우대해 준다고 하는 구인 공고를 발견했다.

이건 바로 내가 하고 싶었던 일, 내가 일하고 싶었던 직장!! 워낙 사람을 안 뽑는 직장이라서 ‘아 이런 일도 있구나’ 하고 가슴이 콩콩 뛰었다.

그런데 나는 지금 배가 불룩한 5개월 임신부. 면접에 혹시 가게 된다면 6개월 임신부. 혹시 채용된다면 7개월 임신부. 3개월의 수습이 있다고 하는데 그전에 출산.

인터넷으로 임신부 채용, 임신부 면접 등을 검색해보았는데, 안 그래도 각종 커뮤니티에 나와 비슷한 고민을 한 사람들이 올린 글이 검색 결과로 나왔다. 댓글을 읽어보니 대부분이 부정적인 의견이었다. ‘속이고 면접에 통과한다고 해도 어느 누가 좋아하겠는가’, ‘양심 좀 가지세요’, ‘신입 뽑았는데 일도 못 시키고 몇 달 있다가 새 사람 또 뽑아야겠네요’ 등등..

사회생활 애로를 넘어 사회 진입조차 불가능한 내 상황. 내가 원서를 내면 정말 양심이 없는 애 엄마가 되는 걸까?


- 몇 달 전 썼다가 나 같은 사람들이 한둘이겠어, 할 수 없지 하는 생각에 발행 취소했는데,  누군가에겐 임신으로 인한 사회적 제약을 생각해보는 계기가 될 수도 있을 것 같아 다시 올린다.


작가의 이전글 내가 또 다른 아이의 엄마가 되다니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