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Jenny Mar 03. 2019

내가 또 다른 아이의 엄마가 되다니

계획에 없었던 둘째 임신

유학을 가보겠다고 준비중이었다.

내가 비자를 받아 나가지 않더라도 혹시라도 남편이 나가게 되면 지난날처럼 동반비자의 전업주부로 머물기는 싫었다. 일을 하진 못하더라도 나도 학교에 다니고 내 공부를 해보고 싶었다.

종로에 토플학원 등록을 하고 초록색 보카를 매일매일 체크하고 꾸역꾸역 외웠다. 오가는 버스에서 이어폰을 끼고 안들리는 문제를 계속 돌려가며 안들리는 부분은 대본을 보고 베껴 써 보기도 하며..

그러던 어느날, 한 시간 수업인데 30분가량을 조는 사태가 발생했다. 스스로의 정신력을 비난하며 카페인이 가장 많다고 하는 홍차를 마시고 견과류를 씹어가며 몇 주를 보냈다.

체력이 부족해서 그런 것 같다며 요가를 하며 평소보다 조금 더 힘을 주어보기도 하고 더 열심히 복근 운동과 구르기를 했다. 숨이 왜 이렇게 차는지, 이 놈의 몸은 아무리 노력을 해도 체력이 안되는구나. 이러면서 무슨 유학을 가고 밤을 새며 발표준비 하겠나, 스스로 또 자책하며..

결과적으로 , “아기야, 둔한 엄마가 미안했다.”

  결혼한 가임여성으로서 (완전한 피임이 되지 않은 상태에서) 나의 독립적인 삶을 내가 원하는 삶을 찾는다는 것이 얼마나 우스운 일이었는지, 얼마나 무모한 다짐이었는지.

멘토로 생각하며 의지하고 지냈던 기간제 교사 시절 부장님께 생각지도 못한 임신 때문에 혼란스럽다고 했더니 이렇게 말씀하셨다.

“인간의 의지로 살지말고 새 생명을 기쁘게 맞이해요.”


둘째를 맞이하고 키우며 삶에 대한 시각과 폭이 달라지게 될 것 같다.




작가의 이전글 탐색만 하는 삶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