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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브루스 Jan 09. 2024

질투는 나의 힘?!

'쟤가 했는데 나는 왜 못해?'

직장인에게 연말-연초는 평가 시즌이다. 한 해동안 본인이 이룬 성과를 회사 내부 평가 기준에 맞춰서 평가하고 연봉 인상과 성과급 지급에 반영한다. 직장인으로 본인을 지칭할 수 있는 사람이라면 '평가 시즌'을 피할 수 없다. 나 역시 지난 연말 평가서를 제출했고, 평가 결과 발표를 기다리고 있는 중이다. 


회사의 평가는 공개적으로 이뤄진다. 특히 우수자의 경우 특별 승진과 같은 포상으로 '공개 칭찬'의 대상이 된다. 모두가 보는 앞에서 승진 축하도 이뤄지고, 종무식을 겸한 자체 시상식을 마련해 상을 주는 곳도 많다. 요즘 MZ세대들은 회사에서 특별히 잘하고 싶지 않은 마음이 많다고 하나, '칭찬은 고래를 춤추게 한다'라는 말처럼 대부분의 직장인들은 좋은 평가를 통해 높은 연봉 인상과 많은 성과급을 가져가고 싶어 한다. 


평가 시즌에는 직장인을 두 부류로 나눌 수 있다. 첫 번째는 칭찬을 받는 부류다. 좋은 실적의 부서, 특별한 재능과 노력을 보여준 직원은 '타의 모범이 된다'는 칭찬과 함께 보상도 챙겨간다. 다른 부류는 시기와 질투를 하는 사람들이다. 이익집단인 회사를 냉정하게 표현하면 남의 성공은 곧 나의 실패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칭찬받는 주체를 오롯이 인정하고 칭찬하기보다는 '사내정치', '좋은 상사를 만나서'등의 말로 폄하하는 경우가 많다. 


현재까지의 직장 생활을 돌이켜보면, 나 역시 두 번째 부류에 속했던 적이 많았다. 친한 동료가 승진이나 포상을 받아도 진심으로 축하하지 못했다. 결과를 인정하기 싫은 질투의 마음이 불쑥 솟아오른다. 그들이 나보다 훨씬 고생하고 노력했다는 것을 다 알지 못하면서도 '운이 좋았다' '내부에서 밀어줬다'라는 식으로 평가 절하해 나의 보상받지 못함을 합리화했다.


이렇게 질투는 솔직하게 말하기 어려운 부끄럽고 불편한 감정 중 하나다. 하지만 나의 지금까지의 삶을 돌이켜보면 부러움과 질투는 나의 힘이자 동력이었다. 나보다 못하다고 여겼던 동료의 성공은 '쟤도 하는 데 나는 못해?'라는 분노의 감정으로 일으켜 업무 효율을 높이는 등 의외의 결과를 만들기도 했다. 


특히 사회 초년생 때, 인터넷에서 잘 나가는 사람들을 보면 그 사람의 평균만큼이라도 내가 할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당시에는 '저 사람들이 속한 회사와 비슷한 규모의 회사로 입사한다면 저 사람의 평균에 도달할 수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으로 회사 생활했던 것 같다. 현재의 나는 그때 그 사람들의 평균에 가까운 회사에서 일하고 있다. 질투라는 감정이 만든 의외의 결과물이다. 


성공한 사람들의 인터뷰를 보면 '열등감과 질투를 동력을 삼았다'라는 말을 심심찮게 들을 수 있다. 글을 쓰는 지금도 질투나 열등감을 동력 삼는 것이 건강한 동기부여 인지는 모르겠지만, 인간의 감정들 중 강력한 에너지원 중 하나인 것은 분명한 것 같다. 


2024년에는 '쟤가 했는데 나는 왜 못해?'라는 마음 가짐으로 기존에 하지 못한 분야에 도전한다. 얼마나 많은 성과를 만들 수 있을진 모르겠다. 하지만 동경하는 대상들의 평균만큼만 할 수 있다면 작년보다 나은 한 해를 만들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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