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AI에게 같은 질문을 반복해도 나의 사고는 발전이 없는가
이상한 경험이 하나 있다
AI를 꽤 오래 썼는데
어느 날 문득 이런 생각이 든다.
“나 이거 전에 물어본 것 같은데…”
분명 예전에 물어봤다.
비슷한 답도 들은 것 같다.
그런데 또 처음부터 묻고 있다.
또 설명을 듣는다.
또 “아 그렇구나” 하고 끝난다.
그리고 며칠 뒤
또 같은 질문을 한다.
이상하다.
많이 썼는데
왜 제자리걸음일까?
우리는 ‘공부’를 한 게 아니라 ‘검색’을 반복했을 뿐이다
AI를 쓰는 대부분의 장면은 이렇다.
궁금해진다.
→ 묻는다.
→ 답을 받는다.
→ 고개 끄덕인다.
→ 창 닫는다.
끝.
다음 날 또 비슷한 궁금증이 생긴다.
→ 다시 묻는다.
이 구조를 자세히 보면
딱 하나 빠진 단계가 있다.
‘내 것으로 만드는 과정’
답은 받았지만
내 생각은 한 적이 없다.
그래서 남는 게 없다.
마치 유튜브 쇼츠를 2시간 봤는데
기억나는 게 하나도 없는 느낌과 비슷하다.
본 건 많은데
쌓인 건 없다.
AI는 항상 ‘새 출발’을 만들어준다
이게 더 위험하다.
AI는 매번 친절하다.
“처음부터 설명해드릴게요.”
어제도, 오늘도, 내일도
항상 새 사람처럼 대해준다.
과거를 요구하지 않는다.
이전 이해도를 묻지 않는다.
그냥 또 정리해준다.
그래서 착각이 생긴다.
“계속 배우고 있는 것 같은데?”
사실은 아니다.
항상 같은 자리에서 다시 시작 중이다.
러닝머신 같다.
열심히 걷고 있는데
위치는 그대로다.
‘질문’은 많은데 ‘결정’이 없다
곰곰이 보면
우리는 질문은 엄청 많이 한다.
“이 사업 어때?”
“시장 분석해줘.”
“리스크는?”
“전략은?”
“다른 방법은?”
그런데 이런 말은 거의 안 한다.
“우리는 이 방향으로 가기로 결정했다.”
“이 가설은 유지한다.”
“이 조건은 제외한다.”
즉,
질문은 계속하는데
결정이 없다.
결정이 없으면
기준이 없다.
기준이 없으면
다음 질문도 다시 ‘처음 질문’이 된다.
그래서 발전이 없다.
답을 ‘읽기’만 하고 ‘재구성’하지 않는다
진짜 차이는 여기서 갈린다.
많이 쓰는 사람은
답을 그냥 읽는다.
잘 쓰는 사람은
답을 다시 쓴다.
읽으면
“아 그렇구나” 하고 끝난다.
하지만 다시 써보면
이상한 일이 벌어진다.
설명이 안 된다.
정리가 안 된다.
내 말이 안 된다.
그때 비로소 안다.
“아… 내가 이해한 게 아니었구나.”
재구성은
이해의 테스트다.
그런데 대부분
이 단계를 건너뛴다.
그래서 다음 날 또 묻는다.
그래서 생기는 착각
많은 사람이 이렇게 말한다.
“AI 많이 쓰는데 왜 실력이 안 늘지?”
당연하다.
정보는 소비했지만
사고는 한 번도 축적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매일 책 1장을 읽는데
어제 내용을 매번 잊어버리는 사람과 같다.
100일을 읽어도
항상 ‘1장 수준’이다.
AI도 똑같다.
100번 물어봐도
매번 초보자 질문이면
사고 수준도 초보다.
발전이 생기는 사람들의 작은 습관
재밌는 건
잘 쓰는 사람은 아주 사소한 행동을 한다는 점이다.
질문하기 전에 이렇게 말한다.
“지금까지 정리한 건 이거야.”
혹은
“우리는 이 가설을 유지하고 다음 단계로 가자.”
이 한 문장 때문에
모든 답변이 달라진다.
AI도 달라지지만
더 크게 달라지는 건 사용자다.
매번
같은 땅 위에 벽돌을 쌓는다.
그래서 건물이 올라간다.
반복이 아니라
누적이 된다.
핵심은 질문 수가 아니다
1층 사용자는
질문이 정말 많다.
하지만 질문이 많다고
사고가 깊은 건 아니다.
성장은
얼마나 많이 물었느냐가 아니라
얼마나 쌓였느냐에서 나온다.
같은 질문을 반복하는 건
능력이 부족해서가 아니다.
그냥 구조를 몰라서다.
‘쌓는 방식’을 모르는 것뿐이다.
그걸 아는 순간
대화는 소비가 아니라
축적이 된다.
그리고 그때
처음으로 발전이 시작된다.
그렇다.
1층에 서 있으면
8층은 보이지 않는다.
멀고, 높고, 막막하다.
그래서 사람들은
처음부터 포기한다.
하지만 인지의 성장은
엘리베이터가 아니다.
계단이다.
한 칸,
또 한 칸.
아무 일도 아닌 듯한 반복.
그게 쌓이면
어느 순간 우리는
이미 위에 서 있다.
높이는 결심이 아니라
걸음 수가 만든다.
오늘 한 걸음이
여러분의 다음 층이다.
다음 회차 예고
“AI와 대화는 이어지는데, 사고는 이어지지 않는다”는 현상을 다루겠다. 기억과 상태의 차이를 더 구체적으로 분석해보자.